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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뷰(OhmyView)>는 소비자 입장에서, 소비자의 눈높이로 제품을 꼼꼼히 따져봅니다. 대상은 따로 없습니다. 자동차든, 휴대폰이든, 금융상품이든...가장 친소비자적인 시각을 전달하려고 합니다. 또 이 공간은 각 분야에 관심있는 전문블로거나 시민기자 등 누구에게도 열려있습니다. [편집자말]
신형 싼타페의 주행성능은 당초 예상을 뛰어넘었다. 특히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을 크게 개선한 점이 눈에 띄었다.
 신형 싼타페의 주행성능은 당초 예상을 뛰어넘었다. 특히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을 크게 개선한 점이 눈에 띄었다.
ⓒ 오토다이어리 오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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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계의 바늘이 계속 움직였다. 어느덧 기자의 오른발에도 힘이 들어갔다. 가속페달을 떼었다가  다시 지긋히 밟았다. 바늘은 어느덧 190이라는 숫자를 가리켰다. 시속 190킬로미터였다. 옆자리 동료 선배 기자에게 말했다. "지금 속도가 190인데요."라고...

그 역시 몸을 세워 속도계를 바라본다. 웬만한 고급 승용차도 이 정도 속도에선 엔진과 외부 바람소리가 상당하다. 하지만 신형 싼타페는 그렇지 않았다. 게다가 이 차는 스포츠카도, 세단도 아니다. 다목적스포츠자동차(SUV)다.

7년 만에 새로 선보인 싼타페는 말그대로 요즘 '핫카(Hot Car)'다. 출시 전부터 디자인과 성능 등을 둘러싸고 각종 소문이 이어졌다. 이후 지난달 현대차가 3세대 싼타페를 정식으로 선보이자,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정식 판매도 들어가기 전에 계약을 한 소비자만 1만8000명에 달할 정도다. 초기 마케팅은 성공한 셈이다.

지난 4월 26일 부산과 울산 등을 오가며 직접 차를 타 봤다. 내외부 디자인부터 성능과 각종 편의장치 등을 다시 따져봤다. 과연 SUV의 대표주자로서의 위치를 지켜나갈수 있을지를 생각하면서 말이다.

현대차의 신형 싼타페. 2005년이후 7년만에 새롭게 선보인 차다.
 현대차의 신형 싼타페. 2005년이후 7년만에 새롭게 선보인 차다.
ⓒ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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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좀더 커진 '투싼'? 강인한 모습 담았다고 하지만...

우선 외부 모습은 2세대보다 분명 달라졌다. 다소 부드러운 이미지에서 강인한 모습으로의 변화다. 여성에서 남성적인 면이 부각된 듯하다. 현대차의 설명은 '폭풍의 생성과 소멸 속에서 빚어지는 자연의 강인함'이다. 솔직히 말만 보면 잘 와닿지 않는다. 그나마 요즘 나오는 싼타페 TV 광고를 봐야 알 정도다. 하지만 이 역시 콘셉트 수준이다.

실제로 싼타페 앞에 서 보면, 전보다 강인한 인상을 주긴 한다. 앞부분의 육각형 그릴(헥사고날)부터 전체적으로 각을 세워 놓은 것 때문이다. 차의 얼굴인 앞부분은 많이 본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지난달 싼타페가 처음 공개되고, 주변 동료들에게 사진을 보여줬다. 첫 반응은 "투싼(현대차의 준중형급 SUV)이 좀 커진 것 같네"라는 것이었다. 일부 기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앞, 뒤쪽 램프 디자인 등의 변화는 있다. 개인적으론 옆 모습이 마음에 든다.

신형 싼타페의 연비는 2.0리터 기준으로 리터당 14.4킬로미터. 2.2리터 모델은 13.8킬로미터다. 사진은 지난 26일 기자단 시승행사를 위해 나열된 싼타페.
 신형 싼타페의 연비는 2.0리터 기준으로 리터당 14.4킬로미터. 2.2리터 모델은 13.8킬로미터다. 사진은 지난 26일 기자단 시승행사를 위해 나열된 싼타페.
ⓒ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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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모양새도 다르다. 2세대보다 차 길이는 길어졌다. 높이도 낮아지고, 폭은 좁아졌다. 특히 높이가 1680mm로 이전보다 35mm 낮아졌다. 얼마 안 되는 수치 같지만, 실제는 상당히 달라 보인다. 또 이같은 모양새가 실제 주행 성능과 연비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내부 모습은 기존 현대차 라인업들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운전석 시트와 운전대를 잡았을 때의 느낌은 별 불만은 없다는 정도. 그렇다고 감동을 느낄 만한 수준은 아니다. 4.2인치 내부 계기판의 시의성도 나름 괜찮다. 내비게이션(8인치)과 각종 오디오 장치가 있는 부분(센터페시아) 역시 전보다 나아졌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여전히 현란스럽다. 좀더 단순화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이 여전하다.

신형 싼타페 내부모습. 운전자 취향에 따라 3가지 형태의 다른 핸들감을 느낄수 있다. 운전대 옆 중앙계기판과 각종 음향 장치 등은 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기자 개인적으론 여전히 복잡하다. 좀더 단순화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형 싼타페 내부모습. 운전자 취향에 따라 3가지 형태의 다른 핸들감을 느낄수 있다. 운전대 옆 중앙계기판과 각종 음향 장치 등은 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기자 개인적으론 여전히 복잡하다. 좀더 단순화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오토다이어리 오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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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성능] 소음-진동과의 전쟁... 기존 SUV를 뛰어넘는 성능

차를 몰았다. 기자가 탄 차는 2.2리터급 네바퀴 굴림 모델이다. 차는 세단이든, SUV든 기본은 잘 달릴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잘 돌고, 잘 설 줄도 알아야 한다. 자동차의 기본이다. 하지만 이것이 그리 만만치 않다. 현대기아차도 과거보다 분명 나아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뭔가 2%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한다.

신형 싼타페 역시 전보다 기본에 더 충실해졌다. 류주하 현대차 상품개발팀장은 지난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번 차는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차체 뼈대를 만드는 구조물)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계 단계부터 소음과 진동을 잡는 데 노력했다"고 말했다.

신형 싼타페는 2.0리터와 2.2리터급 디젤엔진이 올라간다. 변속기는 6단 자동과 수동변속기가 함께 들어갔다.엔진룸 곳곳에 소음이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흡음재 등을 보강했다.
 신형 싼타페는 2.0리터와 2.2리터급 디젤엔진이 올라간다. 변속기는 6단 자동과 수동변속기가 함께 들어갔다.엔진룸 곳곳에 소음이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흡음재 등을 보강했다.
ⓒ 오토다이어리 오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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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그랬다. 시동을 켜고, 첫 출발 때의 엔진음 역시 생각보다 조용하다. 기존 디젤 SUV의 특유의 진동, 떨림 같은 것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부산-울산간 고속도로에선 변속기를 수동모드로 돌렸다. 변속감도 무리가 없다. 시속 100킬로미터를 금세 넘어선다. 시속 130~140킬로미터까지 별 저항 없이 올라간다. 바람소리가 간간히 들려올 뿐이다.

확실히 소음과 진동은 어느 정도 잡은 듯했다. 엔진룸을 비롯해 차 앞 전면유리 등 차량 곳곳에 소리가 들어오는 길을 막아 놓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SUV 특유의 엔진음을 기대했던 소비자라면 싼타페에선 포기하는 게 낫다.

곡선 구간을 돌아나갈 때의 움직임도 안정적이다. 일부 국도에서 곡선이 급한 곳을 지날 때 일부 쏠림 현상도 있었다. 하지만, 곧장 자세를 잡는다. 차체자세제어장치(VDC), 구동선회제어장치(ATCC) 등이 작동하는 탓이다. ATCC 장치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적용됐다고 한다.

[편의성과 경제성] 테스트 연비 리터당 10.0킬로미터...살 만한 모델은?

시승에 앞서 현대차 마케팅팀 간부는 기자들에게 네가지를 주문했다. 2.2리터급 엔진의 주행성능과 정숙성, 그리고 연비와 블루링크(Blue Link)라는 서비스였다. 주행성능과 정숙성은 오히려 SUV 차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반대로 오프로드와 같은 길을 주저없이 다닐수 있는 다목적스포츠자동차로서의 출신 성분에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기자가 탔던 싼타페는 2.2리터급 4륜구동 모델이다. 부산 시내와 고속도로 등 80킬로미터에 걸쳐 가속과 정지, 고속주행 등을 걸친 연비는 리터당 10킬로미터였다. 회사쪽 공식연비는 리터당 13.8킬로미터.
 기자가 탔던 싼타페는 2.2리터급 4륜구동 모델이다. 부산 시내와 고속도로 등 80킬로미터에 걸쳐 가속과 정지, 고속주행 등을 걸친 연비는 리터당 10킬로미터였다. 회사쪽 공식연비는 리터당 13.8킬로미터.
ⓒ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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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 역시 생각보다 나은 편이다. 기자가 탔던 2.2리터급 네바퀴굴림의 경우, 현대차 자료에는 1리터를 넣고 13.8킬로미터(신 연비 기준)를 간다고 돼 있다.
이날 부산과 울산 왕복 150킬로미터 구간의 실제 연비는 리터당 10.0킬로미터였다. 고속도로에서의 시속 150킬로미터 이상 고속주행과 급정거, 발진 등 테스트를 감안하면, 괜찮은 성적이다. 소비자들이 많이 탈 가능성이 큰 2.0리터급의 경우 회사쪽 공식연비는 리터당 14.4킬로미터다.

이밖에 각종 편의장치 등도 들어가 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이 블루링크다. 한마디로 자신이 갖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어디에 있든 자동차를 제어할수 있다는 것이다.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버튼 하나로 시동을 걸고, 문을 여닫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장치를 쓰려면 내비게이션 장착은 필수다. 따라서 그만큼의 추가 비용도 감수해야 한다. 또 블루링크의 일부 기능은 유료 서비스이기도 하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편리한 만큼 지불해야 한다.

자, 이제 차값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19일 발표회, 26일 시승행사까지 차 값을 내놓지 않았다. 시승을 마친 기자들이 회사 관계자들 붙잡고 물어도 고개만 흔들었다. "고민중"이라는 답과 함께, 기자들에게 오히려 "얼마가 적절한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최근 몇 년새 현대기아차가 내놓는 신차마다 벌어진 가격 논란에 대한 부담이다.

결국 지난 1일 싼타페 차값이 나왔다. 2.0리터급 모델은 2820만 원부터 3604만 원까지다. 2.2리터급 모델은 2996만 원부터 3776만 원(자동변속기 기준)이다. 기자가 탔던 차는 3776만 원짜리였다. 여기에 취·등록세를 합하면 4000만 원을 훌쩍 넘어선다. 이 차의 주 수요층이 40대라면, 결코 만만치 않다.

혹시 싼타페를 사겠다면, 2.0리터급 두바퀴굴림의 프리미엄 정도가 낫다. 값은 3008만 원이다. 웬만한 편의장치도 거의 들어가 있다. 여기에 내비게이션(170만 원) 추가하면 3178만 원이다. 이 정도면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계약서에 사인하기 전에 꼭 차를 타보고 운전해 보시라. 그 이후에 결정해도 늦지 않다. 

신형 싼타페의 뒷모습. 전보다 스포티한 디자인이다.
 신형 싼타페의 뒷모습. 전보다 스포티한 디자인이다.
ⓒ 오토다이어리 오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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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신형 싼타페의 전반적인 외관이미지는 강인한 편이다. 이전 2005년 모델보다 차 크기는 커졌다. 높이는 낮아졌고, 넓이는 약간 좁아졌다.
 현대차의 신형 싼타페의 전반적인 외관이미지는 강인한 편이다. 이전 2005년 모델보다 차 크기는 커졌다. 높이는 낮아졌고, 넓이는 약간 좁아졌다.
ⓒ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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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싼타페,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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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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