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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와 저항의 세계사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진보와 저항이 만든 민주주의의 발걸음
진보와 저항의 세계사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진보와 저항이 만든 민주주의의 발걸음 ⓒ 철수와 영희

자유로운 인민은 복종은 하지만 예종하지 않으며, 지도자는 두지만 주인은 두지 않는다. 자유로운 인민은 오직 법에만 복종하며, 타인에게 예종하도록 강제될 수 없는데, 이것은 법의 힘 때문이다 - 장 자크 루소-

 

진보의 가치와 기대가 무너지고, 법의 정신을 상실했다. 이에 저항이 무력해진 대한민국에서 진보나 저항, 법의 정신을 이야기 한다는 사실에 대해 냉소를 보낼 지도 모른다.

 

1215년 5월 5일 영국 귀족이 국왕 존의 퇴진운동을 벌이자, 귀족이 합세하여 6월 5일  왕의 권한을 제한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왕에게 강요하여 받은 법률 마그나카르타(귀족들의 조항)다.

 

귀족의 조항이라고 하지만 자유민의 법적 권리나 사유재산 보호 등은 후대 법률 발전의 근거로 작용하는 조항이 들어있다.

 

김삼웅의 <진보와 저항의 세계사>는 1. 태초에 저항이 있었다. 2. 종교의 시대: 우상과 싸우다 3. 혁명의 시대: 천부인권의 탄생 4. 민주주의의 시대: 꺼지지 않는 진보의 불꽃의 4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4개의 제목을 보는 순간. 우리는 4개의 장 모두를 걸고, 싸우고 있음을 알게 된다. 대한문 앞에는 22명의 죽음을 추모하는 분향소가 차려진 지 35일이 된다. 시민이 상주로 나서서 사회적 공동책임자로 아픔을 함께 나누고 대안을 찾기 위해 마음을 모으고 있지만, 정작 가해자인 사측이나 정부는 대답 대신 폭력으로 답을 하고 있다. 절대 왕권이 퇴진운동에 무릎을 꿇은 것과 대조적인 상황에 씁쓸해진다.

 

형사 사건에 대하여 합법적인 재판의 보장과 국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 감금, 처벌, 권리침해를 받지 않는 자유를 보장한다는 800년 전에 이미 성문화된 법률조차 지켜지지 않는다. 대한민국에서는 걸핏하면 거리에서 도로 교통법 방해나 집시법 위반을 핑계로 사람들을 잡아간다. 이쯤되면 천부인권이나 법의 정신이 무색해진다. 민주주의라는 말은 입 밖에 내기도 부끄럽다.

 

그러나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기에 우리는 잃어버린 국민의 권리와 법의 정신과 진보의 뿌리를 다시 내리기 위해 저항의 움직임을 멈출 수 없다.

 

처음 저항의 시작은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더냐"는 노예와 농민의 자각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로마의 압제에 대항에 일어난 이도 검투사며, 노예인 스파루타쿠스였다. 모든 인간은 지위의 높고, 낮음이나 재산의 많고, 적음을 떠나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지닌다. 그 권리는 단 한 가지도 거저 얻어진 것이 없다. 끈질긴 저항으로 인해 한 가지씩 민중의 것이 되었던 것이다.

 

모든 생명체는 그 움직임이 멈추는 순간, 모든 생명의 퇴화는 시작된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은 더더욱 나은 내일을 향한 발걸음을 멈출 수는 없다. 비록 내일이 불투명한 안개와 베일에 싸여 있을지라도 말이다.

 

고대 그리스 시인 솔론은 "피해를 입지 않은 자가 피해를 입은 자와 똑같이 분노할 때 정의가 실현된다"고 말했다. 22명의 죽음을 불러온 쌍용자동차 대량해고. 1600일을 거리에서 싸우고 있는 재능해고자. 그리고 8년을 싸우는 코오롱 동지들을 위해, 해고자와 비해고자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똑같이 분노하며 일어설 때 정의의 실현이 앞당겨질 것이다. 비록 진보의 가치가 땅에 떨어졌지만, 짓밟힌 진보의 가치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한걸음 한걸음 다시 디딜 때 뿌리를 튼튼히 내려, 열매를 눈 앞에 보게 될 것이다.

 

동학농민 혁명으로 시작된 저항의 뿌리가 2012년 다시 촛불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 우리가 다시 저항의 촛불을 켜들고 진보의 발걸음을 떼어야 할 순간이다.

덧붙이는 글 | 진보와 저항의 세계사/ 김삼웅 지음/ 철수와 영희 출판사/ 13,800원


진보와 저항의 세계사 -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김삼웅 지음, 철수와영희(2012)


#진보와 저항의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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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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