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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시작됐다. 한국과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다. 양국 협상단은 14일 오전 중국 베이징의 상무부에서 FTA 공식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 2일 양국 통상장관이 한중FTA 협상 개시를 선언한 후, 12일만이다.

 

한중FTA는 이미 발효 중인 한-유럽연합, 한미FTA와 또 다르다. 중국은 우리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다. 지리적으로도 1~2시간으로 매우 가깝다. 웬만한 농축수산물의 조달이 국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중국의 제조업 기술은 우리 턱밑까지 쫓아오고 있다.

 

이 때문에 한중FTA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막대하다. 국내 농축수산업과 중소 제조업의 붕괴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 농축산 관련 단체를 비롯해 야당인 정치권에서도 한중FTA 추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에선 무리하게 협상을 추진하기보다는 차기 정권에 다시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석영 대표, "한중FTA는 모순된 협상... 우리 농업은 반드시 막아낼 것"

 

정부는 일단 신중한 반응이다. 이번 협상 수석대표를 맡은 최석영 외교통상부 교섭대표는 협상 전날인 13일 저녁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진행될 협상은 상당히 어려운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대표는 "중국은 매우 변화무쌍하며, 미래에 대해 예측 가능성이 쉽지 않다"고도 했다.

 

그는 특히 한중FTA의 성격에 대해서도 "어찌보면 매우 모순된 협상"이라고 말했다. "국내 취약산업은 철저히 보호하면서도, 중국시장에 대한 우리의 접근은 최대한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최 대표는 설명했다.

 

국내 농축수산업 붕괴 우려에 대해서도, 그는 "우리 농업은 (중국으로부터)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난 2월에 열린 공청회 자리가 파행으로 진행된 것은 정말 유감"이라며 "농축산업 여러 분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을 자세가 돼 있으며, 계속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양국 민감성 품목을 어느 정도 할 것인지 두고 치열한 신경전 벌일 듯

 

한중FTA는 기존 EU나 미국과의 FTA 협상과 다르게 진행된다. 양국 간의 민감한 품목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우리쪽에선 각종 농축수산 품목과 일부 제조업 분야이며, 중국쪽에선 자동차와 석유화학 등이다.

 

이들 민감 품목을 어느 정도로,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를 두고 1단계 협상을 벌인다. 2단계에선 상품 관세 양허를 비롯해 서비스, 지적재산권, 투자 등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된다. 1단계 민감성 부문에서 양국이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2단계로 넘어가지 못한다.

 

최 대표는 "양쪽에서 자신들의 민감성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며 "그만큼 1차 협상부터 상당히 어려운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베이징 1차 협상에는 수석대표인 최 대표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농림부 등에서 40여 명의 협상단이 참석했다. 중국 쪽에선 위지앤화 상무부 부장조리(차관보급)를 수석대표로, 중국 쪽 관계부처들이 참여했다. 1차 협상 결과는 14일 오후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발표된다.


#한중FTA#최석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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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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