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세계적인 명문'으로 불리는 미국 하버드대학의 이중성을 꼬집는 북 콘서트(book concert)가 열린다. 세계 최초로 하버드의 이면을 다룬 다큐이자 '2011 뉴욕국제독립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베리타스, 하버드 그들만의 진실>이 책으로 출간된 것을 기념하는 것이다.

 

<베리타스..>의 신은정 감독은 자신의 다큐멘터리에 모두 담아내지 못했던 미국 진보지식인들의 생생한 인터뷰를 비롯해 관련 저서와 논문, 신문기사 등을 보충해 <하버드, 그들만의 진실>이라는 책을 펴냈다.

 

모두 열 개의 장으로 엮인 <하버드 그들만의 진실>은 하버드의 사회정치적 권력구조, 하버드맨이 주축이 된 외교압력단체들, 하버드의 노동정책과 신자유주의적 운영방식 등을 과감하게 고발하고, 오늘날 하버드에 부는 변화의 조짐을 분석한다.

 

신 감독은 다큐에서와 마찬가지로 책에서도 하버드 실체를 알려면 먼저 하버드의 출발 지점을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1636년 신대륙으로 이주한 앵글로색슨계 신교도들이 목사 양성을 목적으로 세운 대학이 하버드다. 신 감독은 그 이후 오랫동안 하버드는 상류층과 백인, 남성을 위한 교육기관이었다고 고발한다. 이것이 "하버드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말해 주는, 세 개의 핵심 키워드"라는 것이다.

 

백인 우월성 입증에 주력... 신자유주의 앞장 서기도

 

이런 연유로 수많은 하버드의 학자가 인종 간의 차이와 백인의 우월성을 입증하는 우생학에 열정을 쏟았다는 것이 신 감독의 불편한 지적이다. 특히 하버드에서 더욱 탄탄해진 우생학은 나치 독일의 히틀러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쳐 "결국 미국의 인종주의가 유대인 학살의 이론적 근거를 마련해준 셈"이라고 신 감독은 꼬집는다.

 

신 감독은 또 하버드가 어느 대학보다 신자유주의 경영철학을 앞서 실천했다고 비판한다. 하버드는 아예 기금 운용을 전문으로 하는 매니지먼트사를 설립해 대학 운영비까지 탈탈 털어 과도하게 투기를 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하버드가 현금난을 겪었다는 믿기지 않은 사실도 신 감독은 이 책에서 폭로하고 있다.

 

하버드는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15억 달러 가치의 사모펀드를 2차 시장인 유통시장에 내다 팔려고 했고, 이런 하버드에 불안해진 다른 곳들도 이 대열에 합류하면서 주식시장이 붕괴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다큐멘터리와 책을 통해 하버드의 이면을 고발한 신 감독이 북 콘서트 무대에 선다. 세계 최초로 하버드 이면을 다룬 다큐멘터리 첫 상영회를 광주에서 했듯 북 콘서트의 첫 무대도 다시 광주다.

 

'하버드, 그들만의 진실 출판기념 북 콘서트'는 문화평론가 이정우 씨의 진행으로 오는 7월 6일 저녁 7시 30분부터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열린다. 더 많은 이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신 감독의 뜻에 따라 별도의 참가비는 받지 않는다.

 

신 감독은 "궁극적으로 나는 대학을 비롯한 고등교육기관의 진정한 역할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싶을 뿐"이라고 말한다. 명문대학 특히 외국 유명대학에 대한 과도한 선망이 완강한 위계질서로 굳어진 한국사회가 신 감독의 질문에 무엇이라고 답할지 궁금하다. 어쩌면 북 콘서트는 그 질문과 답이 '민낯'으로 만나는 첫 번째 마당이 될 것이다.


태그:#하버드, #명문대학, #미국, #북 콘서트, #광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