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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18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18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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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원장은 우리 사회의 낡은 레짐 체인지(체제변혁)를 원할 것이다. 기업가의 눈으로 정치를 보면, 정치가 굉장히 낡은 옷을 입고 있다고 생각될 것이다. 안 원장은 지금 '내가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나' 고민하지 않겠나. 역동적이고 생산성이 높은 정치, 그걸 고민하고 있을 게다. 그런 안 원장을 조급하게 압박하는 건 옳지 않다."

지난 1년여 중국에 머물며 신간 <중국에게 묻다-21세기 초강대국의 DNA>를 펴낸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18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 앞서 A4 용지 몇장에 '1. 안철수'라는 제목에 줄줄이 딸림으로 걸린 의견목록들을 검정 볼펜을 이용해 자필로 써왔다.

최근 펴낸 자신의 저서와 관련된 이야기, 한국 정치 전반, 대선 전략, 야권의 준비 정도, 친노의 움직임 등등에 대해 얘기를 나눌 때 그의 시선은 기자에게 고정돼 있었다. 그러나 '안철수'를 말할 때, 그의 눈동자는 메모로 향했다. 그리곤 아주 조심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장도 떠나는 길에 혹여라도 피해 갈까 조심하는 눈치였다.

이 전 지사는 "안 원장이 사회변화에 대한 책임 있는 발언을 많이 했기 때문에 의미 있는 행동을 할 것으로 예측한다"며 "문제는 안 원장이 야권과 어떻게 만나게 될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전 지사는 "결국 이번 대선에서 한국의 보수 40%, 진보 30%, 그중 말하지 않는 30%의 중도가 과연 안 원장에게 호소력을 갖고 있는가 말해줄 것"이라며 "이번 대선도 역대 선거와 다르지 않게 중도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 지사는 또 "안 원장의 개인적이고 멋진 인생을 생각한다면 출마하지 않고 누구를 도와주는 것이 좋다"면서도 "그러나 시대의 변화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또 그 에너지가 본인을 필요로 한다면 자신의 운명을 역사 앞에 맡겨보는 것도 도전해볼 일"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정치는 순전히 (안 원장 개인의) 선택의 문제라서 예측불허"지만, "안 원장이 민주당에 입당해 경선하면 대선 향방을 좌우할 정도로 엄청나게 판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전 지사는 또 "안 원장의 지지자는 민주당 지지자도 있지만 그밖의 지지자도 있기 때문에 차라리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는 게 도움 될 것"이라며 "결국 중도의 싸움인데 이 중도층이 어떻게 이동할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예비경선이 결선투표까지 갈 경우 9월 24일인데 너무 늦지 않은 시점에 자신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곧 책이 나온다니 그때쯤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겠냐"고 예측했다.

이번 대선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경제민주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한때 중소기업을 늘리는 게 좋으냐 재벌이 좋으냐 등등 논란이 있었지만 나는 장하준 교수 입장에 동의한다"며 "재벌을 해체한다고 경쟁력이 높아지지 않고 오히려 외국기업에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소유지배구조 개선 등 재벌개혁의 실질적 대안에 대해서는 "국회 안에서 논의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지만, 참여정부와 재벌개혁, 경제민주화 문제 등에 대해서는 "그나마 참여정부는 정치를 돈에서부터 자유롭게 만들었다"며 "기업이 분식회계 안 해도, 정치권에 갖다 줄 돈다발 안 만들어도 되는 투명한 시대를 열었다"고 자평했다.

최근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와 관련해서는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재판에 영향 줄 수 있는 그 어떤 발언도 삼가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유 회장과 평소 알던 사이는 아니었다"며 "500만 원은 술자리가 끝난 뒤 내가 도지사 직도 잃고 했으니 유학 가서 쓰라며 준 돈"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지 않은 액수라면서 유 회장이 계속 건넸고 그러다 받았다"며 "그러나 유 회장이 5천만 원을 줬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고, 언젠가 속 시원히 밝힐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이번 대선은 정책소비자운동으로 전개될 가능성 높아"

<중국에게 묻다> - 21세기 초강대국의 DNA
 <중국에게 묻다> - 21세기 초강대국의 DNA
ⓒ 학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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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중국에게 묻다-21세기 초강대국의 DNA>라는 책을 냈다. 이 책은 왜 내게 됐나. 중국의 국가전략이 궁금해서인가, 중국내 파워엘리트에 대한 궁금증 때문인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좌우명은 '학습하고 진화하는 인간과 조직이 되자'였다. (중국에) 가니까 그런 모습이 보였다. 또 하나는 그냥 유학생활을 하는 것보다 이렇게 하나의 목표를 설정하니까 공부해야 하는 양과 만나야 할 대상이 분명해졌다. 그런데 중국내 고위급 인사를 만나기는 정말 어려웠다. 나중에 이 인맥이 한중간 인맥의 중요한 자산이 될 것 같다."

- 이 책을 통해 가장 놀란 것은 당 간부 집체학습의 결과가 크든 작든 후진타오의 국정운영에 반영된다는 점이었다. 한국의 공무원들과 비교하면 많이 다른데.
"참여정부 시절 관계 장관회의를 많이 해봤다. '신성장 동력산업' 회의를 한 적이 있었는데 '콘텐츠는 어디서 관장하나요? 문광부예요? 정보통신부예요?' 말이 오갔다. 장관들이 국가운영의 안목을 갖고 나라를 이끌어야 하는데 일 터지면 '그쪽 부서 일이지?' 한다. 일체감이 없다."

- 이 책에서도 '인터넷과 새로운 정치의 만남'이 중요하게 대두됐다. 올 대선 뉴미디어의 화두도 인터넷과 새로운 정치의 만남이다. 어떻게 가능할까.
"신은 인간에게 바벨탑을 쌓는 형벌을 내렸다. 서로 언어가 다르고 사는 지역도 다르게 만들었다. 그런데 인터넷이 바벨탑의 시대를 종결했다. 사람들은 장벽 없이 인터넷을 통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세계 시민의식을 키우는데도 인터넷이 큰 도움이 된다. 정치적으로는 직접민주주의에 도움이 된다. 우리 국민들은 최소한 열흘에 한 번씩 정당을 만들었다 해산한다. 정당이 별것인가. 뜻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모여 그 일이 되도록 하면 정당이지. 용산참사 같은 과정을 통해 시민은 하나의 정당을 만들고 활동했다고 평가한다."

- 기존 정당의 개념이 사라진다는 말인가?
"정당은 생겨났다 사라진다. 기존 정당은 국민을 이끌고 가지 못하고 있다. 과거의 스펙트럼에 묶여 있다. 이제는 유동적이다. 그래서 이번 대선은 정책소비자운동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정책 소비자 운동'이라니?
"예를 들어 보육문제가 심각하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정책전문가보다 현장에서 문제를 느끼는 사람들이 훨씬 더 현실적인 정책에 밝다. 그러면 아주 구체적인 정책을 내걸고 그 정책을 실행하겠다는 사람에게 몰표를 주는 거다. 그런 식의 정책 소비자운동이 일어나야 정치도 바뀐다. 돈의 물꼬를 바꾸는 운동을 하자, 그것이 내 생각이다. 그러면 일대 변화가 일어난다. 올 대선에선 반드시 정책 소비자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내놓는 정책을 보면 어느 후보의 정책이 가장 좋던가.
"진보 보수를 떠나 나는 대선후보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히 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복지 좋다. 그런데 어디서 돈을 만들 것인가. 정책은 구체성이 있어야 하는데, 과연 증세 없이 복지 확대할 수 있나. 솔직하게 털어놓고 얘기해야 한다. 또한 우리는 가계부의 혁명을 가져올 지도자가 필요하다. 한국 사람들, 젊을 때는 집 사려고 일하고 중년 되면 자녀 공부시키다가 어느덧 인생이 훅 간다. 이제 안 그렇게 해도 잘 살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야 한다."

- 여야는 모두 대선 최대의 화두로 경제민주화 정책을 내놓았다. 어떻게 평가하나.
"재벌은 큰돈을 벌지만 중소기업과 서민은 어렵다. 따라서 재벌개혁이 필요하고, 그것 때문에 재벌을 규제하는 법안을 내고 있는데 이것은 앞으로 국회에서 논의를 모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낮은 차원에서 실질적으로 한국의 경제구조를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한다. 대기업의 하청구조가 60%나 된다. 이 하청업체들이 협력회사가 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경쟁시스템이 있었으면 좋겠다."

- 하청 구조 개선한다고 재벌개혁 되겠나.
"대기업은 문어발식 확장을 하고 있다. 게다가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단가 후려치기를 하니까 (중소기업은) 더 힘들다. 규칙을 만들어야한다. 서로 이윤을 남기는 구조가 '동반성장'이다. 여력이 있는 한전, 포스코, KT 등에서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거나 그에 준하는 임금수준으로 전환해야 한다. 단적인 사례는 포드다. 포드는 임금을 두 배 인상했다. 이것이 마이카 시대를 열었다."

"문재인의 결선투표제 수용으로 민주당 경선은 예측불허의 재미"

- 박근혜 캠프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은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문재인 의원을 향해 "참여정부 때 한 게 없지 않느냐"고 따졌지만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 정치권에서 (경제민주화라는) 독특한 개념이 나오고 있는데, 나는 대체로 장하준 교수의 입장에 동조하는 편이다. 한때 중소기업을 늘리는 게 좋으냐, 재벌이 좋으냐 등등 논란이 있었다. 그런데 나는 재벌을 해체한다고, 재벌을 쪼갠다고 해서 경쟁력이 높아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대체로 재벌을 쪼개면 외국기업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삼성그룹도 이병철 회장이 세웠지만 자손들이 기업을 물려받으면서 나누어졌다. 재벌이 해체되면 외국기업으로 우리 기업이 넘어갈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그 부분을 생각해서 규제법안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경제민주화'는 재벌해체가 아니라 소유지배구조 개선해서 재벌의 구조개혁을 이루자는 건대.
"얼마 전 SK에서 비자금 사건이 벌어졌다. SK에 외국계 회사 지분이 많으니까 방어할 돈이 없는 것이다. 이처럼 (지배구조 잘못 바꾸면) 외국계 회사로 넘어간다. 미국의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록펠러나 카네기도 루스벨트시대를 지나면서 독점규제가 강화되지 않았나. 우리도 그런 시대가 온다고 본다."

- 재벌 3세들이 빵집까지 운영하며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등 폐해가 많은데도 재벌의 구조개혁 문제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대-중소기업간 고유 업종을 구분해야 한다. 이 점은 재벌 스스로도 노력해야 한다. 공동체 자본주의 개념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 공동체가 무너지면 재벌이 무슨 의미가 있나. 적정이윤을 나눠주고 재생산이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종업원 임금을 많이 줘야 그들이 자기 기업의 소비자가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분배하면 내 물건 팔 소비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포드가 이미 '마이카 시대'로 보여줬다. 한쪽에서는 재벌을 혼내주자, 다른 한쪽에서는 돈 나올 데가 거기(재벌)밖에 없다고 한다. 나는 그 답의 중간에 있다."

- 노무현 정부 때도 경제민주화 정책을 추진했다 안 됐다. 왜 안 됐나.
"두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첫째는 북핵 위기였고, 다른 하나는 카드채 위기였다. 음… 그나마 참여정부는 정치를 돈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들었다. 정치자금 수사 이후 기업이 분식회계 안 해도, 정치권에 갖다 줄 돈다발 안 만들어도 되는 투명한 시대를 열었다. 이런 재벌개혁은 경제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 다만, 참여정부가 정규직 전환 의무제도를 추진했는데 기업들이 비정규직에서 정규직 되기 전에 해고해버렸다. 선의로 시작했지만 실패했다."

- 대선이 5개월 남았다. 올 대선을 어떻게 전망하나.
"우선 야권을 보자면, 문재인 의원이 결선투표제를 수용함으로써 민주통합당 경선은 예측불허의 재미를 낳게 됐다. 경선이 끝나는 그날까지 누가 최후의 1인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 된 것이다. 국민이 보기엔 너무 버라이어티한 상황이 된 게다. 따라서 민주당 경선은 흥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 안철수 원장이 밖에 서 있는 데도?
"안철수 원장은 우리 사회의 낡은 레짐 체인지(체제변혁)를 원할 것이다. 기업가의 눈으로 정치를 보면, 정치가 굉장히 낡은 옷을 입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안 원장은 자신이 어떤 자리로 가느냐가 중요하다 보다 내가 정치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 중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과연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지 않겠나. 역동성이 제대로 움직일 수 있는 생산성이 높은 정치. 그걸 원하는 것일 게다."

- 안 원장은 7월 말이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 출마선언도 안 했는데.
"안 원장이 사회변화에 대한 책임 있는 발언을 많이 했기 때문에 의미 있는 행동을 할 것으로 예측한다. 문제는 안 원장이 야권과 어떻게 만나게 될 것인가에 있다. 그것이 이번 대선의 가장 큰 분수령이 될 것이다. 결국 한국의 보수 40%, 진보 30%, 그중 말하지 않는 30%의 중도. 안 원장이 중도에 호소력을 갖고 있는가 말해줄 것으로 본다."

- 안 원장은 오는 7월 출판계획을 갖고 있다. 그가 정치한다고 보나.
"안철수 원장의 개인적이고 멋진 인생을 생각한다면 출마하지 않고 누구를 도와주는 것이 좋다. 그런데 시대의 변화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또 그 에너지가 본인을 필요로 한다면 자신의 운명을 역사 앞에 맡겨보는 것도 도전해볼 일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정치는 순전히 (안 원장 개인의) 선택의 문제 같다. 예측할 수 없다. 조급하게 (안 원장을) 압박하는 것은 옳지 않다. 자기 완결성을 가지려는 것은 좋은 품성이라고 생각한다."

"친노는 정치세력화 안 해... 이제 정말 쉬게 해 드려야"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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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원장의 민주당 입당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인가.
"안 원장이 민주당에 입당하면 경선이 엄청 커진다. 대통령 선거의 향방을 좌우할 정도로. 그런데 현재의 민주당은 국민 전체를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 안 원장의 지지자가 민주당 밖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어서 (안 원장은) 신중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안 원장의 결단을 기다려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안 원장도 이쪽의 시기가 늦어지지 않도록 뭔가 해야 한다. 또한 안 원장은 자신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이쪽(민주당)에서 실수하지 않도록 본인도 잘 처신해야 한다."

- 차라리 안 원장이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는 게 도움된다고 보는 건가.
"그렇다. (고개를 끄덕끄덕) 결국 중도층의 싸움 아닌가. 중도층이 어떻게 이동할지 알 수 없다. 경선참여 여부는 나중 문제다. 대선에 대해서는 본인이 이야기할 가능성이 있지 않나. 다만, 늦지 않은 시점에 해줘야 한다. 민주당 예비경선은 결선투표까지 갈 경우 9월 23일에 끝난다. 곧 책이 나온다고 하는데 그때 얘기를 할 것으로 본다."

- 지난 4월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안 원장과 민주당이 단일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도 같은 생각인가.
"그렇다. 노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에 '연정'을 제안하면서 참모들 앞에서 '내가 권력을 놓고 반 발짝 역사가 진전하는 게 낫다'고 했다. 이번에는 정말 그런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 살기 팍팍한 서민들에게 청량제가 될 것이다."

- 일각에선 '시민정부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른바 공동정부론이다. 동의하나.
"야권이 집권하면 공동정부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하지만 장관 자리 나눠먹기 식의 공동정부에는 반대한다. 어디까지나 대통령이 최고 결정권을 행사해야 한다. 소통을 극대화해서 끌고 가는 것이다. (공동정부가) 언제 깨질지 모르는 불안한 상태가 되는 건 반대다. 당선자의 가치와 정신을 중심으로 가는 게 좋겠다."

- 친노는 한 집안사람인데 두 명의 후보를 냈다.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나.
"친노는 정치세력화 안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절대 고독 속에서 혼자 떠나셨다. 이제 정말 쉬게 해 드려야 한다. 노무현의 정치적 정신이나 실현하지 못한 이상을 추구하려고 노력하려는 사람이 있는 건 좋다. 그러나 그런 인연 때문에 뭉쳐 다니고 세력화하는 건 옳지 않다."

- 지난 6월 7일 진행된 첫 번째 재판에서 유동천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은 500만 원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재경태백시민회장인 박영헌과 함께 유동천 회장을 만나 천만 원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어떻게 생각하나.
"어제(17일) 재판이 있었다. 다행히 목격자가 있었다. 그들이 증언을 해줬다. 9월 초 이 재판이 끝나는데 그때 이 사건의 전말에 대해 말하겠다."

-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도지사 직을 잃은 후에 유동천 회장에게 500만 원을 또 받은 이유는 뭔가. 왜 받았나.
"유 회장과 평소 알던 사이는 아니었다. 500만 원은 술자리가 끝난 뒤 내가 도지사직도 잃고 했으니 유학 가서 쓰라며 준 돈이다. 많지 않은 액수라면서 계속 건넸고 그러다 받았다. 그러나 유 회장이 5천만 원을 줬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언젠가 속 시원히 밝힐 기회가 올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도지사직을 잃고 잠을 잘 못 잤다. 매일 혼자 등산했다. 그러다 보니 발톱이 다 빠졌다. 그런 시간을 보낸 후 중국에 갔다. 중국 지도자들을 만나면서 남북문제의 큰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한국의 미래가 없겠다는 확신을 가졌다. 남한 내부로는 분열하지 않고 공존하는 리더십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고민이다. 9월에는 러시아에 갈 생각이다. 푸틴 정부를 움직이는 사람들을 만날 생각이다. 그것도 책으로 묶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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