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기사 보강 : 22일 오후 8시 31분]

 20일 오전 MBC 카메라 기자들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MBC 본사 로비에서 피켓을 들고 이번 조직개편에 항의하고 있다.
 20일 오전 MBC 카메라 기자들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MBC 본사 로비에서 피켓을 들고 이번 조직개편에 항의하고 있다.
ⓒ MBC 노동조합

관련사진보기


MBC가 지난 17일 보도 영상 부문 해체를 뼈대로 한 조직개편을 단행해 논란을 빚고 있다. 사측은 '업무 효율성'을 위한 개편이라고 이유를 밝혔지만 카메라 기자들은 '파업 참여에 대한 보복'이라고 맞서고 있다.

MBC는 영상취재 1부·2부, 시사영상부가 속한 보도 영상 부문을 없애고 소속 카메라 기자들을 정치부, 경제부, 사회부, 문화부 등 10여 개의 부서로 발령했다.

이에 대해 MBC 사측 관계자는 20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영상 취재 업무를 현장 취재 부서로 전진 배치한 것"이라며 "이번 개편을 통해 취재기자와 카메라기자간의 협업 시스템을 갖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갑작스러운 인사 조처가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내부에서 꾸준히 논의됐었다"며 "카메라 기자들이 취재부서의 지원부서로 비친다는 볼멘소리를 반영한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카메라 기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MBC 영상기자회는 지난 17일 성명서에서 "겉으로는 영상취재업무의 효율성 운운하고 있지만, 이는 파업에 가장 열성적으로 참여했던 카메라 기자 조직을 송두리째 궤멸시키겠다는 치졸한 분풀이"라며 "동시에 '찍히면 죽는다'는 김재철 사장의 인사 철학을 명백하게 보여주는 회사 사유화의 결정판"이라고 주장했다.

"뉴스 화면의 불공정성 높아져"

이창순 MBC 카메라 기자는 과정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창순 기자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노조와 사측 간의 단체 협상에 보면, 조직개편 등의 인사 조처에 대해 일주일 전에 조합과 협의를 한 후 조직개편을 시행해야 한다"며 "이번 인사 조처는 협의 없이 진행됐기 때문에 카메라 기자들은 조직 개편을 인정할 수 없다"며 원상 복귀를 주장했다.

MBC 관계자는 이 기자의 주장에 대해 "개편 전 소통의 범위가 카메라 기자 전원에까지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카메라 기자 간부들 사이에서는 협의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기사가 나간 뒤 이 'MBC 관계자'는 "'카메라 기자 간부들 사이에서는 협의된 사항'이라는 부분은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 실언"이라고 밝혀왔고, '카메라 기자 간부'도 "보도영상부문 해체에 대해 카메라 기자 간부들이 사전에 회사 측과 협의한 적이 전혀 없다"고 알려왔다.

카메라 기자들은 또 이번 개편으로 뉴스 영상이 불공정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영상 전문가가 아닌 해당 취재부서장이 영상을 감독할 경우, 보도 영상의 공정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더욱이 시청률을 위해 뉴스에서도 자극적인 영상이 나올 것이라는 게 카메라 기자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언론노동조합 MBC지부는 이날 특보를 통해 "기사 이상으로 뉴스 영상도 공정성이 중요하다"며 "(이번 개편은) 김재철 사장이 구미에 맞는 뉴스화면을 농단하겠다는 지극히 불순한 의도"라고 꼬집었다.

"보복인사 성에 안차 조직마저 공중분해"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김재철 사장이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한 뒤 이진숙 홍보국장과 함께 사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김재철 사장이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한 뒤 이진숙 홍보국장과 함께 사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이미 MBC 카메라 기자 70여 명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삭발 투쟁 등 조직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날 오전 MBC 로비에서 카메라 기자들은 '보복인사 성에 안 차 조직마저 공중분해'라는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사측에 항의했다. 이들 중 20여 명은 이미 삭발 투쟁에 동참해 결의를 다졌다.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도 성명서를 내 MBC의 개편을 비난했다.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는 "MBC 경영진이 본격적인 뉴스 장악을 시도하기 위해 그간 파업에 적극 참여한 카메라 기자들을 향해 이성을 상실한 보복의 칼날을 휘두른 것에 다름 아니다"며 "아울러 이 모든 과정이 인사 발령의 당사자인 MBC 카메라 기자들과 사전 협의는커녕 당사자들도 당일에 통보받을 정도로 밀실에서 자행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MBC는 모든 카메라 기자들에 대한 도발을 즉각 중지하고 영상취재 부문 해체 인사발령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카메라기자협회는 8월 22일 오전 협회 회원사 소속 방송사 카메라기자들과 함께 MB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을 규탄할 예정이다.


#MBC#카메라기자#김재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