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신 : 7일 오후 6시 40분]경찰 "조사 아직 다 안 끝나... 이후 대질심문 할 예정"
밀양경찰서는 7일 오전 송전탑 공사 현장에서 벌어진 폭행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송전탑 반대 동화전마을 대책위' 김정회(41) 위원장은 7일 오전 밀양시 상남면 동화전마을 송전탑 96번 공사현장에서 경찰에 연행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공사장에 있던 포크레인 위에 올라가 있다가 한국전력공사 시공업체 작업자들과 마찰을 빚었다. 시공업체 측은 김 위원장이 공사장 경계측량을 위해 설치해 놓은 말뚝을 뽑고, 포크레인 엔진이 작동하지 않도록 설탕을 넣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현재 재물손괴와 업무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은 시공업체 작업자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시공업체 작업자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으며, 대질심문도 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현장에서 시공업체 작업자들에게 붙들렸다가 노끈으로 손과 몸이 묶여 있기도 했다. 밀양경찰서 수사과 담당자는 "조사가 다 끝나지 않았다, 대질심문도 할 예정"이라며 "민간인도 현행범일 경우 체포했다가 경찰에 인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설탕을 포크레인 엔진에 투입했다는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경찰은 "포크레인 위에 앉아 있었다고 한다, 그 이외 다른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을 면회하고 나온 하귀남 변호사는 "설탕을 넣어 포크레인 엔진을 멈추게 했다고 하는데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김 위원장은 현행범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손과 몸을 노끈으로 묶어 놓았던 행위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전탑 반대 동화전마을 대책위'는 포크레인에 설탕이 들어가 있었던 것은 시공업체의 자작극이라 주장을 펴고 있다.
민주통합당 경남도당은 이날 사건과 관련해 "한전의 밀양 주민 폭행·포박을 규탄하며 연행된 주민 석방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 위원장은 공사현장 관계자에 의해 폭행을 당하고 포승에 묶인 채 경찰에 연행됐다"며 "이는 심각한 인권 침해이자 유린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통합당 도당은 "현장에 있었던 주민들에 따르면 경찰은 폭행을 행사하고 포승으로 묶은 공사 관계자는 연행하지 않고 오히려 포승으로 묶인 김 위원장을 연행했다"며 "경찰은 영장 없이 인신을 구속하지 못한다는 기본적인 사실조차 망각했다"고 덧붙였다.
[2신 보강: 7일 오후 4시 5분]한전 현장 관계자 "허가를 받은 부지에 주민들이 침범한 것"7일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고 이치우 열사 분신대책위원회(아래 밀양송전탑대책위)'가 "밀양 765kV 송전탑 공사 현장에서 벌어지는 한국전력 시공사의 불법 폭력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밀양송전탑대책위는 이날 오전 7시 30분경 '765kV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4공구 건설현장인 밀양시 단장면 동화전마을 96번 송전철탑 공사 현장에서 한국전력공사 시공업체 소속 작업자들이 포클레인에 올라간 마을주민대책위 김정회(41·농민) 위원장을 두 손을 뒤로 결박하여 노끈으로 묶어 20여 분간 콘크리트 거푸집으로 쓰는 원통형에 묶어 감금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밀양송전탑대책위는 "시공업체 작업자들은 '주민들이 포클레인에 설탕을 부어 엔진을 가동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마을 주민들은 '주민들의 반대로 공사가 지체되자 주민들을 겁박하고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자작극이다, 조사를 통해 밝혀지면 큰 처벌을 받을 그런 일은 상상해 본 적도 없으며, 절대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밀양경찰서는 당초 김정회 위원장을 먼저 연행했다. 이에 주민들이 항의하자 경찰은 현장에 있었던 작업자들을 모두 참고인으로 출석시켰다.
한국전력공사 시공업체 현장사무소 관계자는 "주민을 노끈으로 묶어 놓았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이야기다"며 "주민을 폭행한 사실이 없다. 경찰 수사를 하면 폭행이 없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밀양시로부터 공사를 해도 된다는 허가를 받아서 하고 있다. 허가를 받은 부지에 주민들이 침범한 것"이라며 "일을 하라는 허가를 받았기에 공사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사태와 관련해 통합진보당 경남도당은 논평을 통해 "문정선 밀양시의원에 대한 폭행사건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들려오는 '폭행'소식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으며, 계속되는 한전의 강압적인 폭력행사를 다시 한 번 규탄한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도당은 "한전의 파렴치한 폭행으로 주민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데도 오히려 주민들이 경찰에 잡혀가는 기막힌 형국이다"며 "한전은 더 이상 폭력적인 공사강행을 중단하고, '폭력'으로 주민들을 짓밟고 생명을 위협하는 '살인행위'를 당장 중단하라. 고통 받는 주민들께 사과하고 지금이라도 주민들과 진정한 대화로 협의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송전탑 공사를 막던 주민이 경찰에 연행되자 장영달 민주통합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빠른 석방 등을 요구하며 밀양경찰서 앞에서 농성을 벌이기도 했으며, 통합진보당 석영철 경남도의원도 현장에 나와 살펴보기도 했다.
[1신: 7일 낮 12시 20분]"작업 인부 6명, 김정회 위원장을 밧줄로 묶고, 폭행을 행사"밀양 송전탑 건설로 주민과 한국전력공사 시공업체 측의 마찰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찰이 마을대책위원장을 현행범으로 연행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7일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고 이치우 열사 분신대책위원회'와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밀양시 단장면 동화전마을 김정회(41)씨가 밀양경찰서 단장파출소에 연행됐다.
송전탑 반대 '밀양 동화전마을대책위' 위원장인 김씨는 이날 오전 동화전마을에 있는 '송전탑 96번 공사장'에서 연행됐다.
한국전력공사 시공업체 측은 이곳에 굴착기 등 중장비를 갖다놓고 있었는데, 김씨가 굴착기 위에 올라섰던 것이다. 곧바로 김씨와 공사업체 인부 6명 사이에 충돌이 벌어졌다.
김정회씨는 몸에 밧줄 자국이 나 있었다. 대책위·환경연합 측은 "작업 인부 6명이 김 위원장을 밧줄로 묶고, 폭행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연행 소식이 알려진 뒤 주민들이 단장파출소로 몰려와 항의했다. 송전탑을 막다가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 중인 문정선 밀양시의원(민주통합당)도 달려왔다.
마창진환경연합 관계자는 "경찰이 김정회 위원장만 현행범이라고 해서 연행했고, 작업 인부들은 시간이 지나 현행범이 아니라서 연행하지 않았다고 했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단장파출소 관계자는 "지금 상황이 진행 중에 있다, 폭행 사실은 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전력공사는 신고리원자력발전소(5, 6호기)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수도권으로 가져가지 위해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건설공사'를 벌이고 있는데, 밀양 단장면·부북면 등 4개면 주민들은 공사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