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 가천대학교에서 총여학생회 주최로 열린 초청 특강에서 학생들의 환호를 받으며 행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 가천대학교에서 총여학생회 주최로 열린 초청 특강에서 학생들의 환호를 받으며 행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 가천대학교에서 총여학생회 주최로 열린 초청 특강에 참석한 뒤 학생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 가천대학교에서 총여학생회 주최로 열린 초청 특강에 참석한 뒤 학생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역사인식 논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최근 거센 반발에 부딪혔던 인혁당(인민혁명당) 문제는 물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름조차 거론하지 않았다. 박 후보는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 가천대(옛 경원대) 예음홀에서 열린 특강에서 자신의 인생역정을 소상히 회고했지만 5·16 쿠데타나 유신체제에 대해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결국, 지난 12일 당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역사인식 논란' 관련 입장을 최종 입장으로 정리한 셈이다. 이상일 대변인은 당시 서면 브리핑을 통해 "후보의 생각은 과거 수사기관 등 국가공권력에 의해 인권이 침해된 사례가 있었고 이는 우리나라 현대사의 아픔이라 생각한다, 피해자의 아픔을 깊이 이해하고 진심으로 위로한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안에 대한 언급도 거의 없었다. 특강 이후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고발된 홍사덕 전 의원이 탈당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내용은 잘 모르는데 나름대로 판단하신 것 같다, 조속하게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답한 게 전부였다. 1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대신, 박 후보는 자신의 취약 지지층으로 꼽히는 20대 대학생들과 '교감'하는데 철저히 초점을 맞춰졌다. 오히려 자신의 인생역정을 반추하며 자신을 설명하는 동시에 반값등록금·청년실업대책·여성 정책 등을 강조했다.

박근혜 "어머니 대신 일할 때 의료보험제도 도입한 게 최대 보람"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 가천대학교에서 총여학생회 주최로 열린 초청 특강에 참석해 '한국 사회에서 여성 지도자로 산다는 것'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 가천대학교에서 총여학생회 주최로 열린 초청 특강에 참석해 '한국 사회에서 여성 지도자로 산다는 것'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무엇보다 박 후보는 어머니를 대신해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대리했던 당시를 반추하며 "쓰러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면 미래의 힘을 길러줄 것"이라며 당시의 경험이 자신을 담금질했음을 강조했다.

그는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외국에서 들었는데 가슴에 구멍이 뚫어진 것 같아 바람이 술술 앞뒤로 다니는 것 같고 밥을 먹는데도 모래알 씹는 것 같이 느껴졌다"면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대리하면서)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꼈고 일을 해나가면서 더 잘할 수 있는 능력도 생겼다"고 말했다. 또 "경험을 위해 어려움을 겪겠다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게 기회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보험제도 도입'을 퍼스트레이디 대리 당시 최대 보람으로 꼽기도 했다. 그는 "당시 의료보험이 없었는데 야간 무료병원(새마음 병원)을 운영하면서 아버지도 여러번 모시고 와서 보여드리고 식사할 때도 말을 많이 드렸다"며 "당시 대다수 관료들이 의료복지제도 도입에 반대했지만 1977년 의료보험제도가 도입됐다, 당시를 회고할 때 가장 보람 있는 일로 이것을 꼽는다"고 말했다.

1997년 정계 입문 당시를 회고할 땐  "아버지·어머니 두 분을 다 그렇게 보내고 청와대 나와서는 '평범하게 살자'고 했다, 공적임무를 지고 사는 부모님의 모습이 부럽지 않았다"면서도 "IMF사태를 보면서 어떻게 만든 나라인데 무너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자신을 둘러싼 오해도 적극 해명했다. 그는 "가족이 없으면서 어떻게 가족을 아느냐고들 하는데 사실 젊은 시절 (가정을) 잃었기에 오히려 행복한 가정에 대한 열망이 더 강했다"며 "저는 아들, 딸은 없지만 마치 아들, 딸 같은 여러분이 자기 능력을 발휘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저의 꿈이자 행복"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에서 사셔서 일반 서민들의 삶을 이해하기 힘들지 않느냐"는 학생의 질문에는 "저에 대해 생각할 때 청와대에서 살았던 것만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런데 청와대를 떠나서 산 세월이 훨씬 길다"고 답했다. 이어, "청와대를 나와서 산 세월이 30년이다, 그 30년 동안 평범한 시민으로 산 것"이라며 "지역구 국회의원이 되면서 지역구민들의 온갖 애환을 다 듣고 뒹굴면서 생활하는 것이라 (서민과) 동떨어진 생활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값등록금 등 현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답했다. 박 후보는 반값등록금 관련 질문에 "반값등록금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프로그램을 확실히 세웠다"면서 "등록금과 소득을 연계해 학생들이 부담없이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학자금 대출 이자에 대해서도 "4.9% 이자율을 3.9%로 낮췄는데 앞으로 5년 내에 단계적으로 더 낮춰 실질 금리가 0이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출결확인서' 들고 특강 참석한 학생들, '강제 동원' 의혹으로 얼룩진 소통

 민주통합당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가천대학교 초청 특강에 대학생들을 강제동원했다고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 가천대학교에서 대학생들이 '강의 출석 확인 카드'라고 적힌 분홍색 출석 대체카드를 손에 들고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가천대학교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특강을 수업으로 대체하며 이를 듣지 않는 학생들에게 결석처리하겠다고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가천대학교 초청 특강에 대학생들을 강제동원했다고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 가천대학교에서 대학생들이 '강의 출석 확인 카드'라고 적힌 분홍색 출석 대체카드를 손에 들고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가천대학교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특강을 수업으로 대체하며 이를 듣지 않는 학생들에게 결석처리하겠다고 해 논란이 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민주통합당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가천대학교 초청 특강에 대학생들을 강제동원했다고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 가천대학교에서 대학생들이 '강의 출석 확인 카드'라고 적힌 분홍색 출석 대체카드를 손에 들고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가천대학교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특강을 수업으로 대체하며 이를 듣지 않는 학생들에게 결석처리하겠다고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가천대학교 초청 특강에 대학생들을 강제동원했다고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 가천대학교에서 대학생들이 '강의 출석 확인 카드'라고 적힌 분홍색 출석 대체카드를 손에 들고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가천대학교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특강을 수업으로 대체하며 이를 듣지 않는 학생들에게 결석처리하겠다고 해 논란이 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 가천대학교에서 총여학생회 주최로 열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초청 특강에서 학생들이 특강에 참석한 뒤 제출한 출석 확인 카드가 놓여져 있다.
 18일 오후 경기도 성남 가천대학교에서 총여학생회 주최로 열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초청 특강에서 학생들이 특강에 참석한 뒤 제출한 출석 확인 카드가 놓여져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1시간 동안 진행된 박근혜 후보의 특강은 성황리에 끝났다. 학생들은 이날 박 후보보다 1시간 전부터 먼저 와 자리를 가득 메웠다. 좌석이 없어 계단에 앉거나 서서 특강을 듣기도 했다. 일부 남학생들은 박 후보가 입장할 때 뛰어나가 악수를 청하며 반가움을 표하기도 했다. 앞줄에 앉은 학생들은 수첩을 꺼내 박 후보의 발언을 세세히 메모하기도 했다. 박 후보도 특강 이후 학생들과 함께 사진을 촬영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송서현(23)씨는 "박근혜 후보에 대한 호불호가 전혀 없었는데 이날 특강을 듣고 호감도가 조금 올라갔다"며 "대학생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엿보이고 (후보가 말한) 여성 취업 문제에 대해선 상당히 도움이 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예음홀에 모인 1천 명의 학생들 모두가 박근혜 후보의 특강을 반긴 것은 아니었다. 이날 특강에 참석한 대다수 학생들의 손에는 학교 교무처장 명의의 '출석확인카드'가 들려 있었다. 박 후보의 특강을 같은 시간 예정된 수업으로 대체한 것이었다. 일부 과 학생들은 학생 명부를 들고 와 출결을 자기들끼리 체크하기도 했다. 학생 개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출결을 볼모로 삼아 강제적으로 특강을 듣게 했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한 모습이었다. 앞서 인천 메디컬캠퍼스 간호학과 학생들을 버스를 대절해 강제동원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가천대 학생처 관계자는 "특강을 주관한 총여학생회 측에서 학생처에 요청했던 사안"이라며 "회의를 거쳐, 여학생이 많은 성남 글로벌캠퍼스 생활과학대와 인천 메디컬캠퍼스 간호학과에 한해 교수의 재량권을 허용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박 후보 특강만이 아니라 기업체 여성임원을 초청한 같은 행사에서도 동일하게 학생들을 안내한 바 있다"며 "수업 대신 특강을 듣고 확인서를 제출해 출석처리 되도록 한 건 교수의 재량에 따른 것이지 강제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버스대절 의혹에 대해서도 "가천대와 경원대가 통합한 이후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인천 캠퍼스 학생들의 참여를 위해 버스를 대절하곤 했다"며 "이번에도 요청에 따라 버스를 대절했는데 (선거법상)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해서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다수 학생들은 이날 '특강 참여 이유'를 묻는 질문에 "수업 대신 듣기 위해 왔다", "오늘 와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논란이 됐던 버스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해, 특강에 참여한 인천 메디컬캠퍼스 학생들도 보였다.

한 여학생은 "예전에도 이런 특강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비싼 등록금을 내고 수업을 받으러 학교에 오는 건데 강제적으로 이런 특강을 듣게 한 건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박 후보에게 딱히 듣고 싶은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자신을 취업준비생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1주에 한 번 있는 수업 때문에 학교에 왔는데 오늘 특강으로 대체돼 있었다"며 "출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온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유신#인혁당#강제동원#특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