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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대통령 선거라는 최종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경쟁의 1라운드, 바로 '추석 민심' 잡기다. 이를 위해 박근혜-문재인-안철수 후보는 닮은 듯 다른 3인 3색의 행보를 이어갔다.

'인혁당 사건' 발언 이후 반등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경우, 양로원과 경창철·소방서를 방문하는 등 민생 챙기기에 주력했다.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공개 일정을 최소화한 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다운 계약서'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모란공원을 찾아 고 전태일 열사, 고 김근태 전 의장의 묘소를 참배했다.

이처럼 후보들은 각기 다른 일정을 소화했지만, 이면에서는 선대위 인선에 박차를 가하는 등 추석 이후의 '한 방'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박근혜] 민생 챙기기 주력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가 26일 밤 서울 중구 신당동 뉴존에서 모자와 스카프를 살펴보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가 26일 밤 서울 중구 신당동 뉴존에서 모자와 스카프를 살펴보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후보는 추석 연휴 동안 민생 챙기기에 주력했다.

박 후보는 1일 서울경찰청을 찾았다. 그는 추석 근무 경찰들에게 "추석에도 전화받느라 명절이 더 바쁘겠다"며 "국가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건데 막중한 책무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 폭력신고를 접수하는 117센터와 귀성·귀경길 교통관리를 담당하는 종합교통센터, 강남소방서 영동 119 안전센터를 방문해 휴일 근무자들을 격려했다.

이에 앞선 9월 29일, 박 후보는 서울 시립 고덕양로원을 찾아 "어르신들이 노후에 편안하고 건강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더 프로그램을 짜 일하는 어르신들이 좀 더 생활이 안정되고 소득이 개선될 수 있도록 앞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행보 물밑에서는 '국민대통합 선대위' 구성에 주력했다.

'인혁당에 두 가지 판결이 있다'고 발언한 후 박 후보 지지율은 10%P 가량 하락한 바 있다. 이 같은 하락세를 끌어올리기 위해 중앙선대위원장과 국민대통합위원장에 영향력 있는 외부인사를 영입하기 위해 열을 올린 것이다.

중앙선대위원장으로는 중도개혁 성향인 서울대 송호근 사회학과 교수가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송 교수의 결심이 아직 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대통합위원장으로는 <오적>을 썼던 김지하씨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지난 28일 대구를 방문한 박 후보는 "국민대통합위원회 등에 외부인사를 모시려고 연락을 많이 드리고 있고, 추석 때에도 그런 구상을 많이 할 것"이라며 "지난번에 (외부 인사가) 다 발표가 안 됐기 때문에 추가 인선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공식 일정 최소화... 숨고르기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8일 오전 전남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28일 오전 전남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 남소연

문 후보는 추석 일정 동안 공식일정을 최소화한 채 숨고르기에 돌입했다.

지난 1일 오전 영화 <피에타>를 관람한 문 후보는 시민들과 만나 "민주통합당 혁신을 통해 새로운 정치를 이루고, 안철수 후보와 힘을 합해 기필코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추석 당일인 지난 9월 30일 오후 문 후보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에 방문해 참배를 했다. "성묘를 하는 마음으로 참배드리고 싶다"는 문 후보의 뜻에 따라 참배는 비공식 일정으로 이뤄졌다.

이 같은 조용한 행보 속에 문 후보도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선대위 인선 준비에 몰두했다. 현재 '시민 캠프'와 '민주 캠프'의 인선은 대략 마무리된 상태다. 이제 남은 것은 '미래 캠프'다.

정책 비전과 공약을 주관하게 되는 미래 캠프는 문 후보가 5개의 문으로 제시한 '일자리·보편적 복지·경제민주화·새로운 정치·평화 공존'의 구체적인 방향을 그려가게 된다. 이 가운데 '평화와 공존' 분야의 남북정책연합회에 정동영 위원장을 선임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4개 위원회 위원장 인선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4개 위원회는 당 외부 인사들로 채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가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새로운 정치위원장' 인선이다. 문 후보는 지난달 25일 의원 워크숍에서 "새로운 정치위원회가 정당 정치의 쇄신안을 마련하고 제시하겠다"며 "위원장이 누가 되느냐도 상당히 중요하다, 적절한 인물의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문 후보는 2일 오전 마석 모란 공원을 참배하며 공식 선거운동을 재개한다. 참배에는 고 김근태 전 의장의 부인인 인재근 의원, 고 전태일 열사의 누나인 전순옥 의원, 고 장준하 선생의 유족인 장호권씨를 비롯해 인혁당 사건 유족들이 함께할 예정이다.

[안철수] 야권 지지층 잡기 주력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29일 모란공원을 찾아 고 김근태 전 의장의 묘를 참배하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29일 모란공원을 찾아 고 김근태 전 의장의 묘를 참배하고 있다. ⓒ 안철수 후보 캠프

안 후보는 야권 지지층 잡기에 몰두했다.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 9월 29일, 안 후보는 비공개로 모란 공원을 찾아 고 전태일 열사와 이소선 여사, 김근태 전 의장, 조영래 변호사의 묘소를 참배했다. 민주화 운동과 노동운동의 상징성을 띈 이들을 참배함으로써 민주화 세력에 대해 '함께 가자'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안 후보는 서울 노원소방서와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지구대를 찾아 추석 근무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더불어 1일 그는 국군 수도통합병원을 방문해 입원 장병들을 위로했다.

안 후보의 추석 이후 일정은 '전국 투어'에 방점이 찍혔다. 대표적으로 10월 첫째 주에 호남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문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핵심 거점'인 호남에서 불고 있는 '안풍'을 묶어두기 위함이다.

지난 27일 문 후보는 1박 2일로 호남을 방문해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분당, 대북 송금 특검 수용' 등에 대해 "참여정부의 큰 과오였다"고 머리 숙인 바 있다.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한 문 후보의 이같은 행보에 안 후보가 직접 호남을 방문함으로써 맞불을 놓는 셈이다.

안 후보 캠프 역시 '인재 영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영입해 정책 분야의 '콘트롤 타워'로 세우는 등 캠프의 틀은 만들어져 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영입 작업에 박차를 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 이에 사회 명망가와 정치인, 유력 인사들의 영입을 이끌어 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문재인#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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