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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없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화났다. 안 후보는 11일 오후 충북 청주교대 강연에서 최근 민주통합당이 안 후보를 겨냥해 제기하고 있는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과 '정당후보론'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냉정하고 차분한 평소 모습과 달리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 대목에서 안 후보 캠프가 야권 단일화 논의 국면에서 무소속 대선후보라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민주통합당이 단일화 국면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고, 안 후보 쪽이 이를 적극 반박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을 처음 제기한 것은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다. 이 대표는 9일 라디오연설에서 "무소속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같은 날 세계지식포럼에서 기자들에게 관련 질문을 받고 "(무소속 대통령은 국정운영을) 할 수 있다"고 맞받았다.

지금껏 직접 '안 후보 때리기'를 자제해온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도 정당후보론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10일 오후 민주통합당 전북도당을 찾은 자리에서 "민주당으로의 단일화만이 승리를 보장할 수 있다" "정당 기반 없이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안 후보도 같은 날 대전에서 "여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밀어붙이기로 세월이 지나갈 것 같고, 야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여소야대로 임기 내내 시끄러울 것"이라고 응수했다.

양쪽의 신경전이 심화함과 동시에 감정의 골 역시 깊어지고 있다는 평이다. 안철수 후보 쪽은 단일화 논의를 차단하고 있다. 안 후보는 11일 세종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제안한 정치혁신위원회 구성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용을 못 들었다"며 언급을 피했다.

"민주당, 자기 집 문수리 하는데 옆집 와 방법 묻는 격"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지난 10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카이스트에서 학생동아리인 아이씨스츠(ISISTS) 주최로 열린 초청 강연회에 참석해 강연을 하기 위해 셔츠 소매를 걷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지난 10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카이스트에서 학생동아리인 아이씨스츠(ISISTS) 주최로 열린 초청 강연회에 참석해 강연을 하기 위해 셔츠 소매를 걷고 있다. ⓒ 유성호

안철수 후보는 청주교대 강연 당시 "'최근 무소속 대통령이 나라를 어떻게 끌고 가느냐'라고 하는데 본질적으로 그런 질문을 할 때가 아니다,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의아하다"며 "정치가 사회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본연의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런 질문을) 할 수 있지만 (현재 상황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그런(무소속 대통령 불가론) 논리라면 항상 다수당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 입법을 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지난 10년 간 국민들은 여대야소가 되도록 힘을 모아줬다, 하지만 압도적 다수당이 되니 무슨 일이 벌어졌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오히려 같은 정당 안에서 패가 갈리고, 서로 손가락질을 하고, 대통령에게 탈당하라고 요구하고, 정당 스스로 대통령을 무소속으로 만들지 않았느냐"며 "(상황을) 그렇게 만든 정당은 책임이 없느냐, 지금 와서 정당론을 꺼내는 게 참 어처구니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안 후보는 "물론 저도 무소속 대통령이 좋다고 생각 안 한다, 정당에 소속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질문을 하기 전에 우선 정당 스스로가 고통스러울 정도로 쇄신을 해서, 국민들이 '진짜 우리 정치 믿을만하구나' '참 많이 달라졌구나'라고 생각한다면 국민들은 제게 '정당에 들어가라' '단일화를 하라'고 말하지 않겠느냐, 제 말은 순서가 틀렸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민주통합당이) 어떻게 정당개혁을 해야 하느냐고 묻는다, 말만 하지 말고 정당개혁방안을 내놓으라고도 한다"며 "그런데 이는 자기 집 대문을 수리해야 하는데, 옆집 가서 물어보는 것과 같다, 사흘 정도 조용히 국민들을 찾아가서 물어보면 바로 대답을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 캠프 내에서도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에 대한 반발은 심하다. 감정적인 대응 역시 나온다. 김성식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공평동 안철수 캠프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 측에서 정당론을 들고 나오고 있다"며 "추석 이후 표의 확장성 측면에서도 한계에 부딪히고, 경쟁력 측면에서도 한계에 부딪히자 국민에게 식상한 정당론을 내세우는 모습이 딱하다"고 전했다.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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