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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열린인터뷰에서 야권단일화 중단 사태 등 정치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열린인터뷰에서 야권단일화 중단 사태 등 정치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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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색해서 말씀드리면 윤건영 보좌관이 배석하면 안 될 이유가 뭐죠? 친노였다는 이유로?"

16일 <오마이뉴스> 생방송 인터뷰 도중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언성이 높아졌다. 문 후보는 숨을 가다듬으려는 듯 잠시 말을 멈췄다가 작심한 듯 말을 이었다.

문 후보는 "물론 그게 (단일화 협상의)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되니, 그렇다면 빼면 된다"며 "하지만 윤 보좌관이 배석하면 안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 이유를 묻고 싶다"고 말했다.

"친노 막후 정치? 단일화 상대 안 된다는 말밖에 안돼"

윤 보좌관은 문재인 후보의 국회의원실 보좌진으로 지난 10월 21일 친노 핵심 참모 9명이 선대위에서 퇴진할 때 후보 일정기획팀장에서 물러나 함께 백의종군을 선언했었다. 윤 보좌관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내면서 문 후보와 호흡을 맞춰왔다.

선대위에서 물러난 뒤 윤 보좌관은 문재인 후보 측 단일화 룰 협상팀 실무배석자로 참여했다가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의 문제제기로 빠졌다. 하지만 '친노 2선 후퇴에 진정성이 있느냐'는 문제가 제기됐다.

문 후보는 '안 후보 측은 친노 측근 9인이 선대위에 물러났지만 여전히 막후정치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질문에 "그렇게 의심하면 단일화 상대가 안 된다는 말밖에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문 후보가 예상 밖의 강경한 입장을 밝힌 것은 안 후보 측의 친노를 겨냥한 인적쇄신 요구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4·11 총선 패배 책임론을 거론하면서 "국민이 요구하고 민주당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당 혁신 과제를 즉각 실천해달라"며 인적쇄신을 압박했다. 안 후보가 이날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미 제기되고 있는 당 혁신 과제'라는 표현을 쓴 것은 문 후보 선대위 산하 새정치위원회가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던 것을 염두해 둔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안 후보는 지난 2일 제주 강연에서도 총선 패배 책임론과 관련해 "민주당에서도 민주화 운동을 열심히 하셨고 희생적으로 정치에 뛰어들어서 열심히 하시는 수많은 분들의 잘못은 하나도 없다"며 "계파를 만들어서 계파 이익에 급급하다 총선을 그르친 분들의 책임"이라고 친노를 겨냥했다.

역공 편 문재인, 이해찬-박지원 퇴진 요구에 "아슬하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열린인터뷰에서 야권단일화 중단 사태 등 정치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열린인터뷰에서 야권단일화 중단 사태 등 정치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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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 후보는 오히려 안 후보 측에 역공을 폈다. 문 후보는 "(윤 보좌관 배석을 문제 삼으면서) (안 후보 측 협상팀인) 이태규 미래기획실장의 한나라당 경력을 페이스북에 하나 올린 것은 안 된다는 것 아닌가. 이런 모순이 어디 있나"라고 반문했다.

특히 이날 인터뷰에서 문 후보가 "친노였다는 이유로?", "이런 모순이 어디 있나"라면서 목소리를 높인 것은 평소에는 잘 볼 수 없었던 이례적인 어법이었다. 할 말은 다 하겠다는 속내가 묻어 났다. 2002년 당시 노무현 후보가 장인의 좌익 경력에 대해 "아내를 버리라는 말입니까"라고 했던 상황을 연상시킨다는 평도  나왔다.

문 후보는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의 퇴진 문제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안 후보가 이해찬-박지원 퇴진을 바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민주당에 대한 선의의 충고는 고마운 일이지만 아슬한 점이 있다"며 "어떤 부분은 우리에게 맞겨줘야 하고 민주당 혁신 속에서 풀어나가야할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지도부 퇴진 등은 외부에서 압박할 문제가 아니라 민주당과 문 후보에게 맡겨달라는 뜻을 밝힌 셈이다.

전날만 해도 거듭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 몸을 낮추던 문 후보의 태도 변화에 대해 안 후보 측은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문 후보의 정면돌파 시도에 안 후보 측이 어떤 카드로 대응할지 주목된다.


태그:#문재인,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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