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대통령선거 난타전이 시작되었습니다. 대선 후보와 참모들이 하루에도 수십 건의 공약과 주장을 쏟아냅니다. 이에 오마이뉴스 사실검증팀은 유권자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 날마다 후보와 핵심 참모들의 발언을 모니터해 신뢰할 만한 각종 데이터를 통해 검증할 것입니다. 사안에 따라 누리꾼이 직접 참여하는 '함께 검증하는 뉴스'도 운영할 것입니다. 대선후보 사실검증 '오마이팩트'에 누리꾼 여러분의 적극적 참여(이메일 olitic@ohmynews.com, 트위터 @ohmy_fact)를 기대합니다. [편집자말] |
[취재 : 사실검증팀] 구영식 김도균 홍현진 박소희 기자 / 그래픽 고정미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안철수씨 딸이 필라델피아에 거주하면서 사용하고 있는 고급 콘도(아파트)다. 그 콘도는 월 렌트비용이 5000달러다."(18일 진중권 VS 황장수 '사망유희' 토론) "제가 확인한 바로는 안철수씨 딸은 1998년부터 2002년에 타이 미들스쿨을 다녔다. 초등학교 5학년과 중학교 3학년을 타이 미들스쿨에서 다녔다.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교를 미국에서 다닌 거다." (18일 진중권 VS 황장수 '사망유희' 토론) [검증1] 안 후보 딸이 살았던 아파트 렌트비가 월 5000달러? '안철수 저격수'를 자임해온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은 지난 18일
'사망유희' 토론에 출연해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딸 안설희(23)씨와 관련해 각종 의혹을 제기했다.
황 소장은 이날 진중권 동양대 교수와 한 토론회에서 "안 후보의 딸이 필라델피아에 거주하면서 사용하고 있는 콘도"라면서 아파트 홍보 영상을 공개했다. 황 소장은 "그 콘도는 월 렌트비용이 5000달러"라고 주장했다.
황 소장은 다음 날인 19일 자신의
블로그에 "안철수씨 자녀가 거주한 필라델피아 체스넛 스트릿 거주지는 콘도이자 럭셔리 아파트"라며 "방 2개짜리의 렌트비는 평균 3500~4500달러이며, 고층일수록 비싸며, 관리비 등 추가비용이 500달러인 것으로 보아 안철수의 딸은 월 5000달러 이상의 렌트비를 지불하였을 것"이라고 썼다.
이와 같은 주장에 안철수 후보는 20일자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미국 필라델피아의 교외는 하우스렌트(단독주택 전체를 세 얻는 것)도 1000달러가 안 되는 데도 많다"며 "맨해튼이나 실리콘 밸리도 아닌데 필라델피아에서 무슨?"이라고 답했다. 또한 "딸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 캠프 박상혁 부대변인은 20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설희씨가 대학 시절 필라델피아에 있는 아파트에서 살았던 것은 맞다"면서 "현재는 기숙사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 딸은 2007년 필라델피아에 있는 펜실베이니아 대학에 입학해 학부·석사 과정을 마쳤고, 현재 스탠포드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박 부대변인은 "확인 결과 설희씨는 침대가 1개 딸려 있는 집에서 살았고 렌트비는 월 2000달러 내외였다"면서 "5000달러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황 소장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있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박 부대변인은 "렌트비 이체내역은 현재 없고 (아파트 측에서) 이메일로 '렌트비 잘 받았다'고 답신한 것은 가지고 있다"면서 "그 금액이 2000달러 남짓"이라고 답변했다. <오마이뉴스>는 안 후보 측에 해당 메일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으나 박 부대변인은 '프라이버시 보호'를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실제로 해당 아파트
홈페이지를 보면, 침실이 1개 있는 방의 월세는 2000~2500달러 사이로 나온다. 한화(21일 기준 환율 1082원)로는 220만~270만 원 정도다. 여기에 관리비 등이 추가되면 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펜실베이니아대 한인학생회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해당 아파트 렌트비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아내가 펜실베이니아대에 다닌다고 밝힌 한 트위터 사용자는 "안 후보 딸이 머무른 아파트가 새로 지어진 좋은 아파트인 건 맞지만 월세가 전부 5000달러인 것은 아니다"라면서 "원베드(침실 1개)의 경우 2300달러 정도, 투베드(침실 2개)가 3000달러 정도"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는 안 후보가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언급한 1000달러, 황장수 소장이 주장한 5000달러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액수다.
[검증2] '이중국적' 아닌 안 후보 딸, 미국 공립학교 어떻게 갔나 황장수 소장은 안 후보 딸의 '호화유학' 의혹과 함께 '이중국적' 의혹도 제기했다. 황 소장은 19일 '안철수 딸, 이중국적 없이 어떻게 공립학교 입학했나'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황 소장은 "안 후보의 딸은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시애틀 벨뷰에 소재한 타이 미들스쿨을 다닌 것으로 되어있다"면서 "이 학교는 공립학교로 입학조건이 매우 엄격한데,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 주재원의 자녀, 외교관의 자녀, 입양 등의 경우에만 입학이 허가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의 딸은 모친이 2002년에 유학 가기 전부터 이 학교에 다닌 것으로 되어 있는데 어떻게 다닐 수 있었는지 반드시 해명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황 소장은 16일 자신의 블로그에 이러한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국국적'이라는 것과 '이중국적' 여부는 다른 문제이다. 이중국적은 한국국적과 외국국적 두 가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기왕 확인을 해주려면 '미국국적도 취득한 적이 없다'고 분명히 말해야 한다. 나아가 서울에서 났다면 간단히 해당 산부인과 출산 증명서를 제시하면 될 것 아닌가? 왜 일을 이 따위로 처리하면서 네거티브, 흑색선전 '극악스러운 자' 운운하는가?" 안철수 후보 캠프는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황 소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황 소장이 안 후보 딸이 미국에서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교 3년을 보냈다고 주장한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안 후보 딸은 한국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녔다는 것. 안 후보 측은 이를 증명하는 자료로 안설희씨 초등학교 졸업장(2002년도 2월)을 첨부했다.
안 후보 측에 따르면, 설희씨는 1996년 7월~1997년 12월 모친인 김미경 교수의 해외연수 기간 동안 미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다. 1998년 한국으로 돌아와 2002년 2월 서울 가원초등학교를 졸업한 안씨는 중학교 1학년 1학기를 한국에서 다녔다. 이후 안씨는 2002년 9월부터 김미경 교수의 유학에 동행해 미국에서 공부하게 된다. 박상혁 대변인은 "이 때 다녔던 학교가 황 소장이 언급한 타이 미들스쿨"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안 후보 딸은 언론 보도와 <안철수의 생각> 등을 통해 중학교 1학년인 2002년 유학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안철수 후보 측은 '이중국적' 의혹도 반박했다. 안 후보 측은 "설희씨는 1989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대한민국 국적만을 가지고 있다"면서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신청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아닌 안 후보의 딸이 어떻게 미국 공립학교를 다닐 수 있었을까?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 주재원의 자녀, 외교관의 자녀, 입양 등의 경우에만 입학이 허가된다"는 황 소장의 주장과 달리, 부모 중 한 사람이 유학생비자(F1 비자)를 받아 동반 유학할 경우 그 자녀가 F2 비자를 받아 합법적으로 공립학교에 입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유학 프로그램 중 하나다.
안 후보 캠프 법률지원단은 황장수 소장의 주장과 관련해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다. <오마이뉴스> 사실검증팀은 안 후보 딸이 거주했던 아파트 방 개수, 렌트비와 관련해 안 후보 측으로부터 충분한 증거자료를 얻지 못한 점을 고려해, 황장수 소장의 주장을 '대체로 거짓'으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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