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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주군이 초전면 용성리에 있는 뒷미지 연못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벌이자 주민들이 '군수공원'이라며 비아냥을 하고 있다.
성주군이 초전면 용성리에 있는 뒷미지 연못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벌이자 주민들이 '군수공원'이라며 비아냥을 하고 있다. ⓒ 조정훈

경북 성주군이 군수의 집 가까이에 있는 방치된 저수지에 생태공원 조성을 추진해 물의를 빚고 있다.

성주군은 지난해 1월부터 김항곤 군수의 집에서 불과 500여 미터 떨어진 초전면 용성리 뒷미지 저수지 2만5932㎡(7844평)의 면적에 산책로를 조성하고 정자와 구름다리를 세운 뒤  백련과 홍련, 수련 등 연꽃을 심어 연꽃단지(생태공원)를 조성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생태공원은 2월 말 준공 예정이며 현재 90% 이상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뒷미지는 지난 1970~1980년대까지는 연꽃 자생지였으나 지금은 농업용 저수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했을 뿐 아니라 연꽃도 거의 없는 상태로 방치된 저수지이다. 더군다나 저수지 바로 옆에는 축사가 있어 여름에는 냄새가 진동하고 폐수가 흘러나오기도 한다. 뒷미지 주변에 인가도 거의 없고 찾는 주민들도 거의 없다.

하지만 성주군은 "뒷미지가 20~30년 전까지 연이 재배되고 있었던 곳으로 습지가 많이 분포되어 연 재배의 최적지이고, 따라서 생태공원으로 만들 경우 지역 주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학생들의 생태학습 체험장으로 이용하기 적합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성주군은 2008년에 군비를 투입해 이곳을 생태공원으로 만들기로 하고 예산을 수립했으나 군의회에서 예산을 전액 삭감당한 바 있다. 당시 군의회는 군에서 요구한 예산 8억 원을 전액 삭감하면서 '인근 주민들이 많지 않아 효용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현 김항곤 군수가 취임한 후인 2011년 9월 초 초전면이 '뒷미지 연단지 조성사업' 계획을 제출하자 성주군은 건설안전과를 통해 불과 한 달 만에 조성계획안을 확정하고, 국비 2억8000만 원, 도비 3600만 원, 군비 3억8400만 원 등 7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초전면에서 요청한 예산 2억5000만 원보다 무려 4억5000만 원이나 더 늘어난 것이다.

이어 그해 12월 27일 시공사를 선정해 공사에 들어갔다. 불과 3개월 만에 계획안을 확정하고 예산까지 투입하는 등 일사천리로 공사를 진행한 것이다.

2008년 군의회에서 반려된 사업... 새 군수 취임 후 '일사천리' 

 성주군이 초전면 용성리 뒷미지 여못에 생태공원을 만든다며 연못 중앙으로 목재를 이용해 다리를 만들었다. 군민들은 이 연못을 '군수연못'이라고 불렀다.
성주군이 초전면 용성리 뒷미지 여못에 생태공원을 만든다며 연못 중앙으로 목재를 이용해 다리를 만들었다. 군민들은 이 연못을 '군수연못'이라고 불렀다. ⓒ 조정훈

당초 연꽃단지 계획안을 제출한 초전면 관계자는 "예전에 뒷미지 연못에 연꽃이 많아 아름다웠으나 태풍이 온 후 못에 토사가 쌓이고 연꽃이 말라죽었다"며 "마을 이장과 주민들이 안타까워하고 연꽃이 다시 피는 연못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주군은 초전면에서 올린 연꽃단지 조성사업 계획에 예산 4억5000만 원을 추가해, 구름다리를 놓고 산책로를 만들고 분수대를 설치하는 등 생태공원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초전면의 한 관계자는 "생태공원을 만들어도 찾아오는 손님들이 거의 없고 농민들의 수익성도 전혀 기대할 수 없다"며 "(생태공원까지 조성하는 것은) 예산이 낭비된 사업"이라고 말했다.

성주군 주민들도 뒷미지 연꽃단지 조성 공원사업에 대해 '군수공원'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성주읍의 한 주민은 "군수가 매일 출퇴근하면서 보기 좋으라고 만든 군수공원"이라며 "우리 농민들에게는 피 같은 세금이 아무렇게나 쓰인다는 게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태풍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아우성을 치고 있는데 군수공원을 만든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성주군은 재정자립도가 16%에 불과한데 군수를 위한 공원을 만드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김항곤 성주군수는 "지난 2008년 당시 군수가 순수 군비로 하려다 보니 예산이 없어 포기했지만 이번에는 국비와 도비를 따왔다"며 "경상북도가 심사를 해서 국비와 도비를 지원한 사업으로 빨리 진행되면 좋은 것 아니냐"며 전혀 문제가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군수는 '군수공원'이라는 주민들의 비난에 대해서도 "작년 태풍피해 대책위가 군에 보상을 요구하면서 붙인 이름(연꽃단지)이지 치적사업을 위해 실시한 사업은 아니다"라며 "다른 지자체에 다 있는 연꽃단지가 성주군에만 없어 연꽃단지로 조성하려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성주군#군수공원#뒷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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