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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디우스 잔상을 털어버리고 매끈한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난 코란도 투리스모.
 로디우스 잔상을 털어버리고 매끈한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난 코란도 투리스모.
ⓒ 정영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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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기대하지 않았다. '코란도 투리스모'를 직접 보기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그간 기자의 머릿속에 남은 로디우스에 대한 잔상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녀석을 생각할 때마다 못생기고 볼품없는 미니밴이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로디우스의 실패(?)는 외모(디자인)가 치명타였다. 깔끔한 정장차림에 운동화를 신은 모습을 연상하면 딱 맞다. 디자인 밸런스가 완전 꽝이었다. 

추남(?) 로디우스가 양약수술을 하고 새롭게 나왔다. 2004년 첫 출시한 이후 2008년 부분변경 모델을 거쳤다. 그리고 5년 만에 귀환이다. 잘생긴 외모는 이름도 바꿔 달게 했다. 쌍용차의 자부심이라 불리는 '코란도'란 차명도 따라 붙었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코란도 투리스모'다.

반응은 시장에서 즉각 나타났다. 출시 20일 만에 약 2100여대가 계약됐다.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얻고 있다는 것이 쌍용차 측의 분석이다. 월 평균 150대 정도 팔렸던 로디우스에 비하면 폭풍성장인 셈이다. 코란도 투리스모의 월평균 판매목표는 1000대, 연간 1만2000대다. 이는 쌍용차가 제시한 올해 판매목표(5만6000대)의 22%에 달한다.

정무영 쌍용차 상무(홍보)는 "솔직히 로디우스 보다는 여러모로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지만 (코란도 투리스모) 반응이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며 "그동안 잔업 특근이 없었던 조립2라인이 잔업에 주말 특근까지 강행할 정도"라고 말했다.

과연 코란도 투리스모가 카니발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답답한 쌍용차의 숨통을 열어줄 수 있을까. 소비자 입장에서 이 차를 꼼꼼히 시승해봤다.

로디우스 잔상 털어버린 외모... 절반의 성공?

 코란도 투리스모의 옆모습은 적절히 포인트를 준 캐릭터 라인 덕에 심플해 보인다. 하지만 D필러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부문과 뒤태는 아쉽다.
 코란도 투리스모의 옆모습은 적절히 포인트를 준 캐릭터 라인 덕에 심플해 보인다. 하지만 D필러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부문과 뒤태는 아쉽다.
ⓒ 정영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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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은 확실히 바뀌었다. 로디우스를 닮지 않았다. 앞면은 딱 SUV(스포츠유틸리티)다. 굴곡진 보닛과 지붕을 잇는 라인(선)등이 그렇다. 게다가 세련된 헤드램프나 깔끔한 라디에이터 그릴, 한층 멋을 낸 안개등은 SUV를 짐작케 한다. 로디우스를 기본으로 만들었지만 전혀 다른 모습이다. 근육질을 한껏 뽐내는 마초라기보다는 잘 생긴 댄디보이와 같은 인상이다.

개인적으로 옆면은 C필러까지가 딱 좋아보였다. 적절히 포인트를 준 캐릭터 라인은 심플함을 더한 느낌이다. D필러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부문과 뒤태는 아쉽다. 기자의 욕심일까. 11인승 다목적 레저용 차량 콘셉을 감안하더라도 디테일하고 세련된 맛이 좀 떨어진다.

디자인은 지극히 주관적이다.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다르다. 경쟁차인 그랜드 카니발과 비교해서 현격히 떨어지지 않는다는 게 기자 생각이다. 하지만 차체 크기를 비교해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길이는 같지만 폭은 70mm가 작다. 실내공간을 결정짓는 휠베이스 역시 20mm가 짧다. 어떤 차를 선택할 지는 소비자 몫이다.

외모에 비해 세련미 떨어지는 실내... 수납공간·시트활용도 굿

 실내는 단순하면서도 심플해 보이지만 섬세함이 부족한 것이 흠이다.
 실내는 단순하면서도 심플해 보이지만 섬세함이 부족한 것이 흠이다.
ⓒ 정영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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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고 실내를 살펴봤다. 대시보드 상단에 위치한 계기반이 눈에 띈다. 로디우스와 같은 구조다. 운전자에게는 약간은 불편하지만 동승자들이 보기에는 딱 좋게 만들었다. 대신에 운전석 핸들 앞에는 작은 모니터를 마련했다. 속도계와 거리, 기어 단수, 연비 등을 디지털 나타낸다. 시각적으로 큰 불편은 없다. 흠이라면 안정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 모니터 크기를 키우거나 운전석 중앙에 계기판을 옮기는 것도 좋은 방안인 듯싶다.

핸들은 로디우스 레이아웃과 차별화를 뒀다. 오디오 변속버튼과 스티어링 휠 열선, 버튼식 변속기 등을 달아 디테일을 추구한 것. 오디오 통합형 7인치 내비게이션의 선명도는 비교적 깨끗하다. 공조장치들의 다이얼과 버튼 조작 감도 역시 괜찮다. 전체적으로 로디우스 보다는 디테일을 강조했지만 투박하고 거친 느낌이 든다.

수납공간은 칭찬할 만하다. 운전석은 물론 2,3열에는 다양한 물건을 넣을 수 있도록 했다. 실용성을 강조한 아이디어 역시 돋보인다. 2단으로 구성된 센터콘솔을 열면 수납함 밑에는 소화기가 배치됐다. 스위치를 누르면 양옆으로 컵홀더가 튀어나오게 만든 것도 눈에 띈다.   
시트는 4열로 배치했다. 11명을 태우기 위한 구조로 만들었지만 다소 불편하다. 세금혜택을 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승차인원은 9명 정도가 적당하다. 2,3 열을 접어 테이블 혹은 간이 식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시트를 모두 접으면 적재 공간은 3240리터로 화물 적재공간으로 활용하기에는 제격이다.

부드러운 승차감·고속 직진 안전성... 승합차 맞아?

 코리도 투리스모는 2.0 디젤엔진에 5단자동변속기를 달아 최대 출력은 155마력, 최대토크는 36.7kg·m/1500~2800rpm를 나타낸다.
 코리도 투리스모는 2.0 디젤엔진에 5단자동변속기를 달아 최대 출력은 155마력, 최대토크는 36.7kg·m/1500~2800rpm를 나타낸다.
ⓒ 정영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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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란도 투리스모는 럭셔리 미니밴이 아니다. 11인승 승합차다. 때문에 승용 세단이나 프리미엄 SUV에 버금가는 달리기 성능을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버튼 시동키를 눌러 시동을 걸었다. 베이스 톤의 저음의 디젤 사운드가 들려온다. 소음과 진동이 생각보다 심하지 않은 편이다. 중저속 구간에서의 승차감과 주행안전성은 제법 만족스럽다. 

코리도 투리스모는 2.0 디젤엔진에 5단자동변속기를 달아 최대 출력은 155마력, 최대토크는 36.7kg·m/1500~2800rpm를 나타낸다. 렉스턴 W와 같은 엔진이다. 변속기는 수동 6단 변속기 또는 자동 5단 변속기 중에 선택 가능하다. 특별한 장점은 카니발과 스타렉스에도 달지 않는 사륜구동을 넣었다는 점이다.

국도를 빠져나와 경부고속도로에 올랐다. 시속 100km 구간에서 RPM(엔진회전수)이 2000을 조금 넘는다. 속도를 올리자 특유의 디젤 엔진음이 크게 들려온다. 속도계의 바늘이 120km를 가리키면서 부드럽게 치고 나간다. 굼뜨지 않는다. 가속감도 만족스럽다. 이 구간에서의 승차감과 직진 안전성은 딱 좋았다.

승차감은 부드럽다. 체어맨W와 같은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해 기대 이상이다. 시속 140㎞ 이상도 충분히 달릴 수 있지만 더 이상의 속도를 요구하면 파고드는 풍절음과 소음 때문에 기분 좋은 승차감을 방해한다. 높은 출력과 힘이 필요하면 수동변속기를 사용해도 좋다. 기어레버 왼쪽에 단 스위치나 핸들에 달아 놓은 버튼을 누르면 된다. 길게 뻗은 디자인과 무게에 비해 코너링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브레이크 역시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 차의 장점인 4륜구동도 쓸 만하다. 풀타임 4륜구동방식이 아니지만 도로 상황에 따라 운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파트타임 방식이다. 눈이 내린 도로나 빗길 등에서 제격이다. 아쉬운 점은 뒷문이 슬라이딩 도어(옆으로 문을 여닫는 방식)가 아닌 스윙도어(앞으로 미는 방식)를 채택한 점이다. 좁은 공간에서의 이동이나 주차를 할 때에는 다소 불편하다. 쌍용차는 아이들이나 노약자들이 쉽게 타고 내릴 때 이륜차와의 추돌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스윙도어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판매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두고 볼일이다.

경쟁모델 대비 4륜구동·연비효율성 앞서

 코란도 투리스모 내부 인테리어.
 코란도 투리스모 내부 인테리어.
ⓒ 정영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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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란도 투리스모는 2륜구동(2WD)과 4륜구동(4WD) 2가지 라인업에 3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연비는 자동변속기 기준 2륜구동이 리터당 12km, 4륜구동은 11.3km다. 판매가격은 2480만∼3564만 원이다. 가격은 경쟁모델인 그랜드 카니발 2.2모델(2281만∼3524만 원) 과 비교해 약간 높은 것이 흠이지만 연비는 리터당 10.9km를 보이는 그랜드 카니발 보다 우수하다.

또 다른 장점도 있다. 코란도 투리스모에는 4륜구동이 장착됐지만 그랜드 카니발에는 이 기능이 없다. 11인승 승합차의 혜택도 많다. 개별소비세와 교육세가 면제되고, 자동차세는 1년에 6만5000원만 내면 된다. 여기에 여섯 명 이상이 탔을 땐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도 달릴 수 있다.

쌍용차가 고심 끝에 새롭게 선보인 코란도 투리스모. 대내외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꺼내든 비장의 카드인 만큼 시장에서 바라보는 기대가 크다. 결과는 얼마만큼 진정성을 갖고 만들었는지는 현명한 소비자들이 판단할 몫이다.

확 바뀐 디자인에 비해 실내는 아쉬움이 많다. 플라스틱 재질의 마감처리가 섬세하고 매끄럽지 못하다. 원가절감도 좋지만 디테일이 부족한 것은 옥의 티다. 특히 2열 접이식 테이블은 힘을 주거나 무거운 짐을 올렸을 경우 쉽게 부러질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정영창 기자는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닝> 국장입니다. 이 기사는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닝>에도 실렸습니다.



#코란도 투리스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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