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성로에 예술의 바람이 불어온다. 올해로 4년째를 맞이한 대구 동성로 로드아트는 시민들과 예술가가 가깝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예술가들이 작품활동을 하고 전시하기 힘든 구조에서 이렇게 시민들과 만날 수 있는 장이 마련된 것은 그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된 것이 아닐까?
동성로 로드아트는 매주 금요일 동성로 시민광장에서 찾아갈 예정이다. 15일 대구 중구청과 연극공방에서 주최한 오프닝 겸 첫 무대를 기념하기 위해 준비가 분주하게 진행되었다. 오후 4시부터 시작되는 행사에 지나가는 시민들의 발을 잡기 위해 석고상으로 분장한 한 남성 마이미스트이 작은 원형 스테이지로 올라오면서 본격적인 행사는 시작되었다.
새하얀 석고 분장을 한 마이미스트가 포즈를 잡자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그러나 쉽게 다가가지 못한 채 머뭇거리고 있었다. 마이미스트가 손가락을 움직여 브이 자를 그리자 많은 시민들이 함께 웃었고, 긴장이 풀린듯 하나둘 다가가 사진을 찍기도 하고 악수를 하기도 했다.
첫 무대는 '홍씨아저씨'로 분장한 남성의 댄스로 시작되었다. 그는 느끼한 몸짓과 과장된 댄스로 많은 여성들의 질타(?)를 받았다. 그러다 영화 만들기 퍼포먼스가 진행되었다. 즉석에서 관객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많은 시민들이 시선을 피했다. 그러나 한 시민이 적극적으로 손을 들고 무대 위로 올라왔고, 두 명의 시민이 더 무대 위로 올라왔다. 이상한 가면과 냄새가 날 듯한 옷을 주자 시민들은 마지못해 입고 연기를 시작했고, 지켜보던 시민들은 하나둘씩 '빵' 터지기 시작했다.
홍씨아저씨를 주축으로 어색하게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던 시민들이 처음에는 잘 못하자 장난스럽게 홍씨가 소리를 질렀고, 이 모습을 보던 시민들은 또 한번 웃기 시작했다.
좋은 호응은 다음 무대인 마술쇼로도 이어졌다. 마술사 한효익팀이 주축이 된 마술쇼는 테이블마술, 거울마술 등으로 시민들의 이목을 끌었다. 마술을 지켜보던 아이들은 마술사의 손짓에 눈을 떼지 못한 채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마술쇼를 끝으로 딱 2시간 진행된 로드아트는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한 대학생 시민은 "대구에서도 이런 문화행사가 펼쳐진다는 게 놀라웠고, 이것이 활성화가 되어 다른 문화 행사가 계속해서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