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대한민국 제1야당이 무소속을 지지하는 게 말이 됩니까. 이게 완전 코미디인데."

4·24 노원병 보궐선거에서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 맞붙는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가 이동섭 민주통합당 노원병 지역위원장을 강하게 성토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1일 불출마 선언과 함께 안철수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당초 당의 무공천 방침에 반발하며 탈당 뒤 무소속 출마 여지를 남겼던 이 위원장이 '안철수 지지'로 선회하면서 조직세가 약했던 안 후보에게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허 후보는 2일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영향은 상당할 거라 생각한다"면서도 '코미디'라고 혹평했다. 또 "이동섭 후보가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을 했기 때문에 주민들이 얼마나 허탈하실까 싶고, 이 후보를 지지했던 분들의 허탈함을 제가 달래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의 무공천 방침에 대해서도 "쇼킹했다, 대한민국 제1야당이 보궐선거 있는 곳이 불과 세 곳밖에 없는데 그 중에 한 곳을 공천하지 않는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본인이 내세우고 있는 '지역 일꾼론'을 통해 노원병의 민주당 지지층들이 안철수 후보 쪽으로 쏠리지 않게 미리 방어막을 치고 나선 셈이다.

"서울시장·대통령 하려다 안 했던 안철수, 국회의원도 하려다 안 해야"

안철수 후보가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에게 후보직을 양보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엄연히 당의 정책이 다른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기 위해 단일화한다는 것은 구태정치의 전형이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안철수 후보의 경우, 새 정치를 표방하겠다고 하는데 그게 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굳이 단일화를 하겠다면 제 생각엔 노회찬씨 부인인 김지선 후보로 단일화하는 게 맞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김 후보는 그동안 이 지역에 많은 관심을 가져오셨고, (노원병에서) 지역 일꾼을 선호하는 성향이 70% 정도로 보인다, 그럼 김 후보로 단일화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안철수 후보께서 서울시장을 하려다가 안 하고 대통령 하려다가 양보하고 하는 걸로 봐서 이번에는 국회의원을 하려고 하다가 안 하는 것이 그동안의 행동과 일관성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허 후보는 "(노원병 보궐선거는) 지역에 봉사하고 뼈를 묻으려고 하는 사람이 봉사자로서 나오는 것이 맞고, 지역을 발판으로 삼아서 다른 일을 도모하려는 사람에겐 맞지 않는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지역의 주민 성향으로 봐서는 저 같은 자수성가형이 주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저 같은 경우는 집 없는 설움도 겪어보고 단계단계 밟아온 일꾼"이라고도 말했다.

<조선일보>가 지난달 30일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노원병 지역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4%포인트)에서 안 후보(40.5%)의 지지율보다 자신의 지지율(24.3%)이 16.2%p나 격차가 벌어진 것에 대해서도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그는 "저희 쪽에서 조사를 해보면 제가 더 높게 나타나기도 한다"면서 "그런 여론조사가 전체는 아니더라도 민심이 반영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제가 좀 더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하나의 예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표율이 낮은 재보선 특성상 허준영 후보가 좀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 있다"는 질문에는 "선거공학적인 측면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살아온 그대로, 원칙대로 꿋꿋이 주민에게 다가가는 진정성으로 승부할 생각"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김지선 후보가 지난 1일 같은 방송 인터뷰에서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과 관련, 허 후보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는 "마치 중고차를 인수해서 1년 몇 달 타다가 교통사고 낸 다음 전 소유주 책임을 운운하는 것과 똑같은 논리"라며 "용산 부도 사태와 관련해 제가 언급되는 자체가 언어도단"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제가 코레일 사장을 맡는 동안도 (용산 국제업무지구 사업) 부도 위기는 계속 있었다"면서 "국가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단군 이래의 최대 사업이자 서부이촌동 2300만 세대 만여 명의 생존이 직결된 문제기에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해서 끌고 나갔던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