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보수 노동신문"을 표방한 한 매체가 금속노조 현대차지부(현대차노조)를 "인간 쓰레기"라고 비하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차노조는 법적 대응 한다는 방침이다.
<한국공업신문>은 <현대자동차, 망하는 길만 남았다... 이유는 단 하나, 노조 때문에>라는 5월 8일자 칼럼에서 "한때, 현대자동차에 근무한다면 딸을 주지 않을 만큼 천한 직장이 바로 현대자동차였다"며 "지금 현대자동차는 몰락의 길을 걸어가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이란 생겨서는 안 될 조직으로 인해 현대자동차는 쇠락의 늪에서 헤어나오지를 못한다"며 "지난주에만 잔업과 특근거부로 1조 원 가까운 생산 손실을 봤다. 참으로 오너인 정몽구 회장이 안쓰럽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녹을 받아먹고 있는 현대차 노조원들은 더욱 인간 쓰레기 같지만"이라고 적었다.
이 신문은 또한 정몽구 회장은 칭송하며 "오너는 밤과 낮도 모른 채 회사를 살리려고 불철주야 뛰고 있다"며 "반대로 현대차 조합원들은 고급 승용차에 휴일이면 가족들과 희희낙낙 여유를 즐기고 있으니 누가 주인이고 누가 일꾼인지 분간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현대차 근무하는 과장급 이상 직원이 노조를 결성한 데 대해 "현대차의 과장급 이상이 노조를 결성하고 그 세력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며 "집안이 잘되려면 자식들이 효도하는 법이다. 어린 자식(기술직)들이 속을 썩이더니 이제 큰 자식(사무직)마저 부모의 애간장을 녹이고 있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과거에도 노조를 '좀'에 비유... 현대차노조 "어처구니 없고 악랄한 보도"<한국공업신문>은 특히 "현대자동차의 포니 신화가 다시 살아나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국민들과는 다르게 현대차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포니 신화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이제 망하는 지름길인 벼랑 끝에 현대자동차는 서 있다. 이유는 단 하나, 민주노총과 그 꼭두각시인 현대차 노조가 있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이 칼럼은 9일 오후 2시 현재 해당매체 톱 기사로 게재되어 있다.
이 신문은 지난해 11월 <현대차노조는 지극히 "수구적이고 악질적"인 "귀족노조" 집단이다>라는 제목의 다른 칼럼에서도 "현대차 노조는 회사의 좀이며 없어져야 할 존재일 뿐이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같은 노조 비하에 현대차노조 측은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노조 권오일 대외협력실장은 9일 "현대차 조합원들이 왜 특근을 거부하고 있는지 그들은 제대로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다"며 "정말 어처구니 없는 악의적인 보도"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금속노조와 법적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며 "터무니 없고 악랄한 주장에 대해 사실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노조는 지난 2003년에 보도된 <조선일보> 기사에 대해 법적 소송을 벌여 2009년 대법원으로부터 승소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대법원은 '2003년 현대차노조의 임단협 결과' 관련 기사에 대한 소송에서 "<조선일보>는 현대차노조에 손해배상금 1000만 원과 이자 800여만 원 등 모두 18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현대차노조는 이 돈을 사회공헌기금으로 내놓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