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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폐업 발표한지 이틀째인 30일 오전 의료원 건물 안 접수대에 철문이 내려져 있다.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폐업 발표한지 이틀째인 30일 오전 의료원 건물 안 접수대에 철문이 내려져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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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폐업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폐업 발표 이틀째인 30일, 경남도는 입원해 있는 환자(3명)을 위해 대체인력을 투입하려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과 갈등을 빚었다.

경남도는 이날 의사(전문의) 1명과 간호사 3명을 환자 진료를 위해 투입하려고 했다. 그러나 의사만 의료원 안으로 들어가고 간호사들은 들어가지 못했다. 지금까지 진주의료원에는 공중보건의 2명이 진료를 해왔고, 간호사들이 환자 간호를 맡아왔다.

경남도는 의료법을 내세워 폐업 상태인 병원에서 해고된 간호사가 환자를 돌보는 것이 불법이라 주장했다. 경남도는 29일 폐업을 발표한 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직원들에게 '해고통보'를 했다.

이에 대해 보건의료노조는 "전문적인 진료를 위해 추가로 의사 투입을 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환자들은 의사가 자주 바뀌는 것에 대해 오히려 불안해 하고 있으므로 기존 의사들의 진료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중재단 "사회적 혼란과 비용에 걱정"

간호사 투입에 대해, 보건의료노조는 "현재까지 조합원들은 해고 통보서를 받은 바 없고, 언론에서 해고를 문자로 통보했다고 하나 이는 법적 효력이 없다"며 "해고 통지문이 도착하면 법적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므로 해고통보 자체를 인정할 수 없고, 진정으로 환자를 생각한다면 현재까지 환자들을 담당해온 간호사들이 담당하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홍준표 지사는 환자 1명이 남을 때까지 진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며 "그런데 경남도는 환자 보호자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퇴원명령하고, 하지 않을 경우 일체의 경비를 포함해 하루 50여만 원을 내라고 하고 민사상 소송을 하겠다고 압박하고 있어 경남도청 직원의 전화조차 받기를 꺼리는 상황"이라 밝혔다.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폐업 발표한지 이틀째인 30일 오전 의료원 건물 안 로비에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폐업 발표한지 이틀째인 30일 오전 의료원 건물 안 로비에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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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한 시민사회중재단'(대표 백종국·차윤재)은 30일 낸 자료를 통해 "진주의료원 문제로 인해 앞으로 일어날 사회적 혼란과 비용에 대하여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중재단은 "어느 쪽의 논리로도 바라보지 않고 오로지 경남도민의 공익 보호 차원에서 진주의료원을 정상화 시키려는 중재안을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하였다"며 "그러나 진주의료원 정상화 의지를 파악하는 도지사 면담이라는 기초적 활동조차 거부당했으며 경남도민의 선의와 간절한 기원은 군사독재시절에나 볼 수 있는 독선과 불통에 의해 차단되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조례 개정을 둘러싼 정당 간 갈등, 폐업 규탄을 위한 노조의 연대 활동, 폐업 찬반을 둘러싼 도민의 이념 갈등으로 인해 도민 화합과 사회 통합이라는 시대적 과제는 요원한 숙제로 남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이번 폐업 조치로 발생하는 모든 사회적 혼란의 책임은 당연히 홍준표 지사에게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밝히며 조례 개정까지 밀어붙이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거제경실련 "정부는 업무개시명령 시행해야"

거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거제경실련)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진주의료원 폐업강행을 즉각 중단하라"며 "박근혜정부는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위한 업무개시명령을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거제경실련은 "도민의 건강보호가 행정의 최우선 목표가 되어야 한다"며 "당장 갈 곳이 없는 환자들의 건강악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의료원 폐업을 철회하고 진주의료원의 운영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 매각으로 부채를 해결하는 것은 천민자본주의적 행정"이라며 "폐업 후 진주의료원 건물을 매각하여 부채를 갚겠다는 계획이지만 병원의 신축 이전 때문에 생긴 부채문제를 병원 폐쇄와 건물 매각으로 해결하겠다는 식의 발상은 공공의료에 대한 일천한 인식에서 비롯된 상식 이하의 단순한 해법"이라고 밝혔다.

거제경실련은 "경영자구책 마련과 공공의료의 획기적인 지원대책이 해법"이라며 "사회 각계 각층의 반대 여론과 정상화를 촉구하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노력도 없이 경남도가 폐업을 강행하는 것은 정책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정당한 수단이 아니며 사회적 설득력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우리나라 공공의료의 부족한 현실을 고려할 때 경상남도는 진주의료원 폐업을 즉각 중단해야 하며, 박근혜정부는 업무개시명령 등 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즉각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주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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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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