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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산지역 4개대학 청소노동자들이 10일 오후 대구대 본관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산지역 4개대학 청소노동자들이 10일 오후 대구대 본관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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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보장과 식대 지급, 명절과 여름휴가 상여금 지급 등을 요구하며 공동파업을 벌이고 있는 경산지역 5개 대학 청소노동자들이 10일 오후부터 대구대학교 본관을 점거하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대구지역일반노조 소속 경일대, 대구가톨릭대, 대구대, 대구한의대 소속 청소노동자 250여 명은 고용 및 정년(만 67세) 보장, 1일 8시간 기본급 지급 및 연장근무 수당 보장, 월 10만원 점심식대 지급, 명절과 여름휴가때 상여금 지급, 노조활동 보장 등을 요구하며 각 대학과 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되자 지난달 21일부터 파업을 벌여왔다. 영남대 청소노동자들은 오전 근무 후 오후에 결합하는 형태로 파업에 참가했다.

대구지역일반노조가 5개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근무조건을 조사한 결과,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1일 9시간 학교에 머물도록 하면서도 7시간의 임금만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심시간과 휴게시간은 무급으로 하고 점심도 지급하지 않았다.

이들은 1년을 근무하나 10년을 근무하나 최저임금밖에 받지 못한다며 울분을 터트렸고 대학에서 하도급을 받은 용역업체는 용역단가가 오르지 않으면 요구조건을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대학은 직접 고용이 아니라는 이유로 용역업체로 책임을 떠넘겼다.

청소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하자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대구경북지부(민교협), 교수노조대구경북지부, 한국비정규직교수노조 대구대분회, 영남대회분회 등 대구경북 대학 교수들이 나서 지지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민주노동당 김재연 국회의원 등이 찾아 이들을 위로했다.

이득재 대구가톨릭대 교수회 부의장은 "대학이 간접고용이라는 미명하에 청소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내몰고 임금을 착취해왔다"며 "정당한 임금과 정당한 휴식공간, 정당한 대가를 쟁취할 수 있도록 교수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파업 13일째인 지난 4일 경일대학교에서 제일 먼저 합의안이 도출됐다. 경일대학교는 올해 7월부터 청소노동자들에 대해 주5일 근무를 실시하고 식대 7만 원, 상여금 연 3회 각 20만 원씩 지급하기로 했다. 용역업체가 변경되더라도 고용을 67세까지 보장하고 노조사무실도 제공하기로 했다.

곧 이어 대구가톨릭대와 대구한의대가 경일대와 비슷한 수준의 합의안을 내놓았다. 이들 대학은 2014년부터 주5일 근무제 도입과 상여금 연 3회 각 20만 원씩 지급, 식대 7만 원(대구한의대 5만 원) 지급을 약속했다. 영남대는 다른 대학이 타결될 경우 비슷한 수준의 근로조건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경산지역 5개대학 환경미화원 노동자들이 1일 8시간 근무와 점심값 제공 등을 요구하며 21일부터 앞업에 돌입한다.
 경산지역 5개대학 환경미화원 노동자들이 1일 8시간 근무와 점심값 제공 등을 요구하며 21일부터 앞업에 돌입한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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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구대는 요구안 수용을 놓고 대학과 기숙사 쪽이 각각 다른 반응을 보여 타결이 되지 않고 있다. 대학 측은 다른 대학과 비슷한 내용의 조건으로 합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기숙사 쪽에서는 확답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대구대는 대학에 근무하는 청소노동자들에 비해 기숙사에서 근무하는 청소노동자들이 13만 원 정도의 임금을 더 받아왔다. 때문에 대학 청소노동자들이 기숙사 쪽 청소노동자들에 대해 상대적으로 적은 임금을 인상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기숙사에 근무하는 청소노동자들은 노동강도가 더 높기 때문에 기존의 임금폭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승민 대구일반노조 조직부장은 "기숙사에 근무하는 청소노동자들이 상대적으로 조금 많은 금액을 받아왔다고는 하지만 최저임금에서 별로 벗어나지 않았다"며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조건"이라고 밝혔다.

결국 4개 대학(영남대 제외) 청소노동자들은 대구대와의 최종 합의안이 도출될 때까지 대구대 본관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기로 했다.

한편 경산지역에는 4년제와 전문대를 포함해 12개의 대학이 있으며 이들 대학은 모두 용역업체를 통해 간접고용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4년제 5개 대학 환경미화원들의 평균 임금은 상여금과 연차수당 등을 포함해 106만 원 정도 받아왔다. 나머지 7개 대학의 임금은 더욱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소노동자#대구대학교#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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