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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이하 보건의료노조)가 의료원 현관문을 개방하고 경남도청 파견 공무원들의 출입을 허용했지만, 공무원들이 출입하지 않아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5월 24일부터 현관문을 통제하면서 경남도청 파견 공무원들의 출입을 막아왔던 보건의료노조가 지난 26일부터 현관문을 정비하고 개방했다. 당초 노조 조합원 70여명이 이곳에서 농성을 했고, 공무원들은 진주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업무했다. 원래 보건의료노조 사무실은 진주의료원 2층에 자리하고 있다.

이날 현관문을 개방한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은 의료원 현관 농성장도 정리했다. 이렇듯 보건의료노조가 현관문을 개방한 이유는 국회 국정조사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다. 오는 4일엔 국회 국정조사 특위의 의료원 현장검증이 예정돼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경남도가 '공무원들의 출입이 허용되지 않아 관련 자료를 제출할 수 없다'고 나올 것으로 보고, 개방하기로 한 것.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진주의료원 현관 출입문을 개방했지만, 경남도는 27일 오후 노동조합에 공문을 보내 사무실 철수를 하지 않으면 파견공무원들은 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진주의료원 현관 출입문을 개방했지만, 경남도는 27일 오후 노동조합에 공문을 보내 사무실 철수를 하지 않으면 파견공무원들은 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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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현관문이 개방됐음에도, 경남도는 공무원 출입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남도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은 27일 오후 보건의료노조에 공문을 보내 "5월 24일부터 현재까지 본관을 불법적으로 점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남도는 "의료원 본관에서 보건의료노조 지부가 철수하기 전에는 파견 공무원들은 의료원 본관에 출입할 수 없다"며 "불법점거를 해제하고 노조원과 노조 사무실 등을 조속한 시일 내에 철수해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경남도는 보건의료노조를 상대로 '조합원 출입금지' 조치를 내렸고,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 '퇴거명령 이행강제금 가처분신청'을 해놓았다. 이 가처분신청 심리는 오는 7월 5일 열릴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지부 관계자는 "경남도가 일방적으로 폐업 발표를 했지만, 아직 법인 해산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조합원들은 고용노동부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해놓았고, 다툼이 있으면 조합원의 지위와 효력은 유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퇴거명령 이행강제가처분신청사건에 대해 아직 법원의 결정도 나오지 않았는데, 나가라 하고 노조 사무실을 철수시켜라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그런 이유를 핑계로 국정조사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28일 저녁 진주시청 앞 집회... 7월 1일 행사

한편 진주의료원 지키기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부산울산경남대학생연합은 28일 오후 7시 진주시청 앞에서 '진주의료원지키기 및 국정원 선거개입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부산경남농민학생한마당' 집회를 연다.

또 보건의료노조는 오는 7월 1일 오전 진주의료원 2층 대강당에서 "진주의료원 조합원들의 진솔한 이야기, 세상을 향해 호소하다"는 제목의 행사를 연다.

보건의료노조는 "조합원들은 1991년 노동조합 설립 이후 1999년 단 한 차례 파업을 경험했을 뿐이며, 이때도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원장이 간호사들을 구타한 사건과 연관되어 있었다"며 "2008년 진주의료원이 허허벌판 초전동으로 이전된 이후, 이전비용으로 인한 부채와 경영의 어려움 속에서 5년간의 임금동결, 8개월치의 임금체불을 감내하면서 근무해 왔다"고 설명했다.

보건의료노조는 "홍준표 지사의 도발적인 '묻지마 폐업' 발표 이후 처음으로 내가 노동조합의 조합원이라는 것을 자각하였고, 투쟁가와 구호, 집회라는 것도 어색하게 경험하며 나의 일터를 이렇게 허무하게 잃을 수 없다는 생각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부심으로 일할 수 있게 해 주었던 '공공의료'가 무너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120여일간 투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사실관계의 토론, 정당성의 논쟁과 홍준표 도지사와의 싸움뿐만 아니라 한 인간의 고뇌, 아내와 남편, 자식으로서의 고통, 엄마·아빠로서의 책임감과 미안함 등이 어쩌면 더 힘든 싸움이었을지도 모른다"며 "특히나 '신의직장', '혈세낭비의 주범', '비리의 온상', '강성·귀속노조' 등 감당하기 힘든 음해와 매도를 당하는 속에서 주부와 여성이 다수인 조합원의 속울음은 너무나도 깊었다"고 밝혔다.


#진주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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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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