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시내엔 강원도에 하나뿐인 독립영화 전용 상영관이 있다. 신촌 신영극장이 없어진 이후 독립영화만 상영하는 신영극장은 전국에서 강릉이 유일하다. 강릉에 살면 서울에 가지 않더라도 신영극장에서 독립영화를 즐길 수 있다.
강릉에서 제일 오래된 신영극장은 1960년대 개관해 강릉 대표극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09년 복합 상영관의 파고에 밀려 문을 닫았다가 이후 작년 5월 18일 강릉시네마테크의 노력으로 다시 독립영화예술전용관으로 재탄생했다.
강릉시네마테크는 96년 창립된 영화 관련 비영리 단체다. 당시 수입이 안 되거나 심의에 걸리는 영화가 많았는데, 이런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함께 영화를 보기 위한 목적으로 창립됐다. 이후 강릉시네마테크는 지역 주민과 함께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고 적합한 공간을 찾던 중 강릉 대표 극장이었다가 폐관된 신영극장을 다시 살리기로 했다.
신영극장의 존재는 강원지역의 유일한 독립예술영화 상영관이라는 사실 외에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대도시조차 엄두도 못 낼 독립영화 상영관을 상업자본이 아닌 민간의 노력을 통해 일궈냈기 때문이다.
신영극장의 주인은 관객... 한 명이 와도 상영시네마테크의 주도로 신영극장이 재탄생했지만, 영화진흥산업 선정, 임대보증금 마련을 위한 '극장주인 되기 캠페인'이 극장 개관에 결정적 도움이 됐다. '극장주인 되기 캠페인'은 극장 좌석에 이름을 새기는 프로젝트로, 1석당 30만 원을 기부하면 참여자는 후원자로 등록돼 극장 좌석에 이름이 새겨지고, 개봉작 시사회, 각종 기획전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게 했다. 신영극장은 지역 관객과 함께 예술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함께 만든 곳이다.
신영극장은 단 한 명의 관객이 와도 상영하고, 그 관객이 늦게 와도 다음 상영에 방해되지 않는다면 상영을 한다. 극장 관계자는 "상영작에 따라 사람들이 많이 오기도 하고, 적게는 한 명이 오기도 한다"며 "대학생들이 많이 오는 편은 아닌데 강릉원주대 학생들에게도 알려져서, 많이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극장은 매월 첫째 주 월요일 휴관한다. 청소년이나 지역대학생은 6000원, 노인과 장애인은 4000이다. 연간 회원이나 시네마테크 회원이 되면 1000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어느 극장에나 있는 조조할인도 있다.
CGV는 없는 '신영'의 작은 울림신영극장은 200석 규모의 작은 객석을 가지고 있다. 아직은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아, 많은 관객이 오진 않는다. 하지만 반응이 좋고, 좋은 작품을 꾸준히 상영하면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극장 관계자는 "영화를 좋아하는 많은 몇몇 분들이 꾸준히 찾아주신다"며 "극장에 신청이 들어오는 영화는 최대한 상영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 독립영화 말고도 국내외 고전영화나 예술영화도 상영하니 독립영화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충분히 기호에 따라 영화를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형 배급사와 복합상영관들에 의존하는 트렌드 영화에 지쳤다면, 소위 잘 나가는 작품이 석 달이 다 되도록 걸려있는 모습에 눈살을 찌푸렸다면, 시선을 살짝 돌려보자.
지금도 <코스모 폴리스>, <애브리데이>, <힘내세요 병헌씨> 등 다양한 독립영화들이 신영극장에서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강원도 강릉에서만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이 이곳에 있다.
덧붙이는 글 | 강원도 강릉의 신영극장이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