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국정조사가 파행된 지 16일 만에 재가동됐지만, 새누리당 국정원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간사인 권성동 의원이 "국정조사는 정치 쇼"라고 발언해 논란이 예상된다.
권 간사는 17일 오후 민주당 소속 특위 간사 정청래 의원과 회의하던 도중 기자들과 만나 "국조는 수사 권한이 없다, 검찰처럼 '죄가 된다, 안 된다' 결론 내릴 수 없는 구조"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강제 조사권, 압수 수색권, 체포 권한, 구속 권한을 갖고 있는 검찰이 조사를 해도 지지부진하다"며 "의원 18명이 몇 마디 물어본다고 진상이 나오겠느냐"고 말했다. 권 간사는 "국정조사는 굉장히 비효율적인 제도다, 국조에서 진상규명이 이뤄지겠냐"며 "결국은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새누리당은 새누리당대로 주장해 거기서 공통된 의견이 나오겠냐"고 반문했다. 국정원 국정조사를 이끌어야 할 직접 당사자인 새누리당 국조 특위 간사가 '국조 무용론'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국조 특위 재가동 되자마자... 권성동 "국조로 진상규명 되겠냐"이 같은 권 간사의 발언은 그동안 새누리당의 국정조사 실행 의지에 의문을 제기해 온 민주당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보인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새누리당 특위위원 9명 중 6명이 국조 의결에 반대·불참·기권했다, 이 정도면 당의 기조가 (국조) 반대 아니냐"고 말한 바 있다.
더군다나 권 간사의 이 같은 발언은 16일 동안 파행을 빚은 국정조사가 재가동하기 직전 나온 것이어서 파장이 남다르다. 지난 2일 국조 특위는 첫 회의를 열었지만 새누리당이 '국정원 여직원 감금 사건'을 이유로 김현·진선미 의원의 특위 위원직 사퇴를 요구해 16일 동안 열리지 못했다.
그러다가 이날 두 위원이 전격 사퇴를 표명해 여야 간 대화가 재개됐고, 두 간사 간 회동은 국조 특위의 물꼬를 틔우는 자리였던 것. 그럼에도 새누리당 측 특위 간사가 국조를 '면피용'으로 보는 시각을 여과 없이 드러냄에 따라 "새누리당은 국정조사를 할 마음이 없는 것"이라는 민주당의 반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현 국조특위 민주당 측 대변인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하다 보니 본색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국정원의 국기문란 헌정질서 파괴로 인해 상처 받은 국민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결례되는 표현은 삼가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권 간사는 기관보고 대상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지난 정권 사람이 하나도 안 남아 있는데도 대통령 비서실 사람을 다 부르자는 건데 말이 되느냐"며 "그런 (비서실) 사람을 두고 기관 보고를 하면 '모릅니다, 관여하지 않아서 답변 드릴 수가 없다'고만 할 것이다, (민주당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 설득하느라 입이 아팠다"고 일갈했다.
더불어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정조사 증인 채택과 관련해 "민주당의 정치 공세"라며 평가 절하하기도 했다.
권 간사는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원 대선 개입에) 관여했다는 실핏줄 같은 단서라도 있느냐"며 "그런데도 무조건 증인 신청을 하겠다는 건 망신주겠다는 것밖에 더 되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런 무리한 주장을 하면 국정조사를 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본인들이 사안의 진상을 밝히겠다는 의사가 없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처럼 증인 채택을 둘러싸고 여야 입장차가 매우 커 이를 둘러싼 갈등이 국정조사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