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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의원이 지난 18일 전주시 덕진예술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이 지난 18일 전주시 덕진예술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 정치의 제일 큰 문제는 정치를 선악 대결로 생각하는 것이다, 상대를 처단해야 할 악으로 규정한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말이다. 지난 28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새누리당 내 친박, 민주당 내 친노'에 대해 "중간층이나 반대층은 설득하지 않고, 소수 열성 지지자 그룹 내지 자기 지지기반만 바라보면서 정치를 양극화시키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특히, 대통령 기록물 열람 사태에 대해 날을 세운 그는 상황이 여기까지 온 데는 친노 진영과 새누리당 친박 진영, 양쪽 모두에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의원은 "정상회담 대화록과 관련한 공방도 문제의 본질은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인데 어느새 노무현 대통령이 (NLL 포기 발언을) 했나 안 했나에 이어 사초 분실로까지 논란이 됐다"며 "국회는 국가 망신, 우리나라 외교에 장기적으로도 치명적 손해인 결정을 아예 동조해서 전체투표로 통과하는 데까지 이르렀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비판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 사태를 맞아 회의록 공개에 앞장 선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정치적 악재를 맞은 반면, 회의록 공개를 반대한 안 의원은 상대적 이익을 얻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시점에 나와 더욱 주목을 끈다.

특히 이번 인터뷰는 지난해 11월, 대선 예비 후보 사퇴 후 8개월 만에 진행된 것이다. 그동안 NLL 대화록 국면에서 거대 양당 구도 속에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안 의원이 '제 3 세력'으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세우고자 직접 메시지 정치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당 만드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 정치 일정에는 적극 대응"

실제, 인터뷰에서 안 의원은 "정말 정치가 해선 안 될 일을 이렇게까지 진전시키는 걸 보고, 국민들이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열망을 왜 갖게 되는지 (알 것 같고), 작년 대선 때 보여준 (정치권의) 그 문제점을 송두리째 보여줬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안철수의 새정치'를 다시 강조한 것이다. 이어 그는 "현재 민주당에서 당권을 갖고 있는 분, 또 다른 진보진영도 제대로 된 그림을 못 만들고 있는 게 우리나라 정치의 모습"이라며 "이를 원래 정치의 모습으로 돌리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신당 창당과 관련해서도 "영남, 호남 모두 일당 독재체제"라며 "한 정당이 장기집권하는 기득권 과보호 구조가 깨져서 건강한 경쟁 관계가 되는 데 미력하나마 공헌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제3세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신당 창당에 대한) 타임 스케줄은 없다"면서도 "분명한 건 (10월 재·보선이나 내년 6월 지방선거 등) 정해져 있는 정치 일정에는 맞춰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못 박았다.

다만 그는 "그렇다고 당장 당을 만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안철수 당'으로 가면 안 된다는 건 한국 정치사가 증명한다, 많은 분들과 논의해 그 분들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같이 그릇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지금 사람을 열심히 만나고 있는데 기회가 되면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즉, 10월 재보궐이나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이름을 내건 무소속 후보를 배출하되, 신당 창당을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그는 지난 대선에서 예비후보 사퇴를 결심한 배경에 대해 "저 쪽(문 의원 측)에서 단일화가 안 되면 3자 대결로 가겠다고, 후보 등록을 하겠다고 나왔다"며 "'후보 등록 전 단일화' 합의를 깨겠다는 걸 보고, (후보직을) 내려놓는 수밖에 없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사퇴) 당일 오전에도 내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의 1대 1 대결에서 이기는 결과가 나왔고, 내부 여론조사 결과도 여전히 (문 후보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며 "정말 피눈물 나는 결단이었다"고 회고했다.

민주당 일각에서 사퇴 후 안 의원이 열심히 돕지 않았다는 불만을 나타낸 데 대해 "세계 어느 대선에서 (제 3자가) 열심히 안 도와서 패배한 후보가 있나"라며 반문했다. 대선 당일 미국행을 택한 데 대해서도 "전국의 수십군데 지원 유세를 하면서도, 아무 조건 없이 도왔던 거"라며 "이길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 (승리의) 일등공신이 옆에 없으면 굉장히 편안한 상태아니었을까"라고 잘라 말했다.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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