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따뜻한 공공의료, 활기찬 진주의료원'

폐업한 진주의료원 건물 안에 붙어 있는 액자의 글귀다. 경상남도는 진주의료원 건물 외벽에 붙어 있던 대형 간판을 떼어내고 표지석을 가려 놓았지만, 건물 안은 이전과 거의 비슷하다.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흔적 지우기를 하고 있지만,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 조합원들은 건물 안에 붙어 있는 액자처럼 '활기찬 의료원'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채권 43건에 11억9000만원 신고 ... 청산 절차 진행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건물 외벽에 있던 대형 간판을 철거하는 등 흔적 지우기를 했는데, 건물 안에는 의료장비 등 대부분 물품이 그대로 있다. 사진은 본관 건물 로비 벽면에 붙어 있는 액자.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건물 외벽에 있던 대형 간판을 철거하는 등 흔적 지우기를 했는데, 건물 안에는 의료장비 등 대부분 물품이 그대로 있다. 사진은 본관 건물 로비 벽면에 붙어 있는 액자.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건물 외벽에 있던 대형 간판을 철거하는 등 흔적 지우기를 했다. 사진은 입구에 출입금지 안내문을 세워 놓은 모습.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건물 외벽에 있던 대형 간판을 철거하는 등 흔적 지우기를 했다. 사진은 입구에 출입금지 안내문을 세워 놓은 모습.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2월 26일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발표했던 경남도는 5월 29일 폐업 발표하고, 7월 1일 해산 조례를 공포했다. 이어 경남도는 7월 15일~9월 15일 사이 '채권 신고'를 받고 있는데, 15일까지 신고된 채권(빚)은 43건에 11억9000만원이다.

경남도청 파견 공무원인 박영주 팀장은 "지금은 채권 신고 접수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며, 조만간 재무재표를 작성해 세무서에 신고할 예정"이라며 "회계결산은 청산결산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보건의료노조 지부는 사무실을 본관 안에 두고 있다가 호스피스병동으로 옮겼고, 조합원과 마찰은 없다"면서 "청산 사무에 대해서는 조합원들이 방해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채권신고'가 마무리 되면 진주의료원 매각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경남도는 진주의료원을 매각할지,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 처리할지 여부에 대해 결정을 하지 않고 있다.

조합원 '정상화 투쟁' 계속 ... 실업 급여 받아 생활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지부(지부장 박석용) 조합원들은 '정상화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경남도가 두 차례 실시했던 명예퇴직 신청을 거부했던 직원은 1/3 가량인 70명 정도였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남아 '정상화 투쟁'을 하고 있다.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건물 외벽에 있던 대형 간판을 철거하는 등 흔적 지우기를 했다. 사진은 14일 민주노총 경남본부 노동자통일선봉대 대원들이 찾아 구호를 외치는 모습.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건물 외벽에 있던 대형 간판을 철거하는 등 흔적 지우기를 했다. 사진은 14일 민주노총 경남본부 노동자통일선봉대 대원들이 찾아 구호를 외치는 모습.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건물 외벽에 있던 대형 간판을 철거하는 등 흔적 지우기를 했다. 사진은 본관 건물 외벽에 붙어 있던 간판을 철거한 뒤 흔적이 남아 있는 모습.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건물 외벽에 있던 대형 간판을 철거하는 등 흔적 지우기를 했다. 사진은 본관 건물 외벽에 붙어 있던 간판을 철거한 뒤 흔적이 남아 있는 모습.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이들은 출퇴근 선전전을 벌이거나 각종 집회에 참석하기도 한다. 14일 진주의료원에는 모처럼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는데, 민주노총 경남본부 소속 '노동자 통일선봉대' 대원 100여 명이 보건의료노조 지부 사무실을 찾고, 이어 진주시내에서 '정상화 선전전'을 벌이기도 했다.

또 조합원들은 '진주의료원 재개원 찬반 투민투표 추진 탄원서'를 받고 있다. 경남도가 주민투표 청구인 대표자 증명서 교부를 불허하자, 경남대책위는 법원에 소송을 내 놓았는데 시민들로부터 탄원서를 받아 제출하기로 한 것이다.

이들은 탄원서를 통해 "홍준표 지사는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진주의료원 재개원 찬반 주민투표 청구인 대표자 증명서 교부를 거부했다"며 "이는 진주의료원 폐업의 부당함을 스스로 인정하여 도민의 심판을 피하기 위한 꼼수이며, 법적으로 보장된 주민의 도정참여 권리를 침해하는 독재행정의 행태"라 주장했다.

경남도는 명예퇴직을 거부했던 진주의료원 직원들에 대해 해고 통보를 했고, 이들은 지난 7월부터 실업급여를 받고 있다. 별도로 보건의료노조는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해놓았다.

투쟁은 계속된다. 홍준표 지사는 오는 26일 진주시를 시작으로 9월까지 18개 시군 순방에 나서는데, 조합원들은 '그림자 투쟁'을 하기로 했다.

박석용 지부장은 "홍 지사는 지난 1~2월 사이 시군 순방을 했는데 또 하는 것은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며 "홍 지사가 순방하는 곳마다 '그림자 투쟁'을 해서 진주의료원 폐업의 부당성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 본회의 통과 촉구

국회를 상대로 한 투쟁도 벌어진다. 국회 공공의료정상화를위한국정조사특위는 지난 7월 13일 '결과 보고서'를 채택했지만, 아직 본회의를 통과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 8월 12일 열린 국회 본회의 때 민주당은 '결과 보고서' 상정을 요구했지만, 새누리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건물 외벽에 있던 대형 간판을 철거하는 등 흔적 지우기를 했다. 사진은 본관 건물 현관문에 붙어 있는 공고문.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건물 외벽에 있던 대형 간판을 철거하는 등 흔적 지우기를 했다. 사진은 본관 건물 현관문에 붙어 있는 공고문.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건물 외벽에 있던 대형 간판을 철거하는 등 흔적 지우기를 했다. 사진은 입구에 있는 표지석을 가려 놓은 모습.
 경남도는 진주의료원 건물 외벽에 있던 대형 간판을 철거하는 등 흔적 지우기를 했다. 사진은 입구에 있는 표지석을 가려 놓은 모습.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국회 국정조사특위의 결과 보고서는 '1개월 이내 진주의료원의 조속한 재개원 방안 마련'과 '박권범 전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과 윤만수 전 관리과장의 업무상 배임혐의 고소고발 조치' '진주의료원 이사회에 대한 감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오는 27일 서울 국회 앞에서 '결의대회'를 연다. 보건의료노조는 "국정조사 기간 동안 국정조사 기관보고도 거부하고 증인출석도 거부하면서 국회를 우롱하고 국민을 무시한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지금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를 전면 무시한 채 진주의료원 청산·매각을 통한 완전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문제의 핵심은 여전히 홍준표 지사이다"며 "더 이상 지금의 현실을 좌시하지 않고,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 조속한 의결'과 '진주의료원 청산·매각 저지' '경남도에 대한 철저한 국정감사'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위한 총력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진주의료원 사회복지사 박진아 조합원은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가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아 속이 상한다"며 "국정조사 과정에서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의 부당성이 밝혀졌음에도 국회는 질질 끌면서 제대로 조치를 하지 않고 있고, 새누리당은 국민한테 보여주기식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외택 보건의료노조 울산경남본부장은 "국회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가 채택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본회의에서 의결하지 못해 표류하고 있다"며 "이달 말부터 국회를 상대로 한 투쟁 수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진주의료원 건물 안에는 의료장비를 비롯한 거의 대부분 물품은 그대로 있다. 단지 환자와 의사, 간호사 등 사람들이 없을 뿐이다.


태그:#진주의료원, #국회 국정조사, #홍준표 지사,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