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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예매 사이트에서 귀성편 예매가 가능하다
 코레일 예매 사이트에서 귀성편 예매가 가능하다
ⓒ 배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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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5시 50분에 알람을 설정해 놨으나 배고프다고 난리치는 둘째 냥이의 앵앵거리는 소리에 결국 5시 27분에 잠에서 깨었다. 일단 무시하고, PC에 자리부터 잡는다.

27일은 오전 6시부터 코레일에서 귀성 차편 예매가 있는 날이다. 미리부터 회원번호를 적어서 확인해 놓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코레일 홈페이지에서 대기를 해본다.

오전 6시에 다시 설정해 놓은 알람이 울리자 마자 예약요청버튼을 누른다. 아무 반응이 없다. 이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다시 예약요청버튼을 누르자 대기 화면이 나온다. 누른 순서대로 대기자 순서에 들어가고 이후에 예약 화면이 나오면 진행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어느 정도 기다리자 예약 화면이 나온다. 사람 수를 선택하고, 날짜와 시간을 선택하고. 전부 다 잘 입력이 되었는지 잠시 검토한 후 예약 요청 버튼을 누른다. 간절히 원하는 날짜에 되기를 바라면서.

하지만 나오는 메시지는 접속이 많으므로 다시 하란다. 기다렸다 다시 예약화면이 나오자 다시 입력을 해본다. 접속이 많다는 메시지가 반복된다. 알고는 있다. 접속이 많을 줄은. 무한 시도 끝에 나온 메시지는 원하는 시각대에 열차가 없단다. 그러고 다시 처음부터 하라고 한다.

이미 시각은 오전 6시 30분을 넘어가고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예약 사이트는 계속 접속이 많아서 다시 해보라는 소리만 나온다. 이건 무슨 로또처럼 운명적인 만남이 있어야 될 듯하다.

마치 이런 느낌이 들었다.

자~ 줄을 서세요. 자 순번이 오셨군요. 기회는 한 번입니다. 몇 시일까요?
으음. 오후 3시쯤?
땡~ 없습니다. 자 뒤쪽으로 가서 처음부터 다시 줄을 서십시오.

적어도 줄을 서서 대기를 하게 되면 순번이 왔을 때 남아있는 차량이 몇 시에 있으며, 좌석은 어느 정도 여유가 있다. 이중에 선택을 하신다면 어떤 것을 할 것인가 정도는 나와줘야 하지 않을까? 원하시는 시간이 없으니 처음부터 다시 선택을 하라니?

결국 출근 시각은 다가오고 마나님께 키보드를 넘긴 후 주섬 주섬 출근 채비를 한다. 하지만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경부선은 오전 7시 다 되어서 모두 마감이 되어버리고 다시 계획을 수정한다.

월요일 밤에 출발하는 비행기편은 조금 남아 있으니 가는 건 마지막 비행기로 가고 오는 걸 찾아보자. 부랴 부랴 비행기 예약을 찾아서 예매를 하고 다시 마나님께 키보드를 맡기고 출근. 전철을 타고 달리는 도중 마나님의 문자가 온다. 예매 성공하셨단다.

해마다 치르는 예약 전쟁인데 어째 시스템은 발전할 기미가 보이질 않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적어도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에 대한 순번은 인정해주어야 할 법한데, 답이 틀렸으니 처음부터 시작하라는 저 시스템은 작금의 현실을 말해주는 건가?

어찌됐던 올해 추석도 무사히 어머니 제사를 모실 수 있는 걸 다행으로 생각한다. 해마다 이런 전쟁을 치러야 하는 게 서민들의 삶인데, 높으신 양반들은 이런 걸 알랑가 몰라~.

덧붙이는 글 | 해마다 되풀이 되는 귀성전쟁에 대해서는 별반 대책도 없고 별로 도움도 없는 현실이 매년 반복되기는 하는게 안타깝습니다.



태그:#귀성, #전쟁, #예약, #교통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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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여쁜 마나님과 4마리의 냥냥이를 보필하면서 사는 한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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