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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해 형법상 '여적(與敵)죄'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 법조인들은 국정원을 질타하며 "무슨 조자룡의 '헌 칼'처럼 휘두르냐"고 일침을 가했다.

형법 제93조(여적)는 '적국과 합세해 대한민국에 항적한 자는 사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적죄는 내란죄와 함께 형법상 가장 엄하게 처벌하는 외환죄 중 하나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법위원회 부위원장인 이재화 변호사는 트위터에 <공안당국, 이석기 의원에 '여적죄' 적용 추진> 기사를 링크하며 "여적죄는 교전상황에서 적국과 합세하여 항전하는 범죄인데, 지금이 교전상황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 변호사는 그러면서 "국정원이 (이석기 의원의) 죄명을 수시로 바꾼다는 것은 유죄입증의 증거가 없음을 자인하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트위터에 "내란음모죄 하더니 비판받자, 내란선동죄 하더니, 이젠 여적음모죄 적용 추진이라니"라고 지적하며 "녹슬은 (형법) 조문들을 마구 일깨워 되는대로 휘두르자~인가요"라고 꼬집었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8일 트위터에 올린 글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8일 트위터에 올린 글
ⓒ 한인섭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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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30년 넘게 형법에서 잠자며 적용되지 않던 내란음모죄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내란음모죄의 경우 1980년 신군부 세력이 5·18광주민주화운동을 "김대중 일당이 정권을 잡기 위해 민중을 선동해 일으킨 반란"으로 조작, 김대중과 문익환 목사 등 20여 명을 군사재판에 회부한 사건이다. 이들은 이듬해 사형이 선고됐다. 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은 세월이 한참 흘러 재심을 통해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한인섭 교수는 그러면서 "'내란' 운운 조항은 극히 신중하게 해야지, 무슨 조자룡 헌칼처럼 휘둘러선 아니되오"라고 일침을 가했다.

'조자룡의 헌 칼'은, 치졸한 방법으로 위기 극복은 안 된다는 것에 비판적으로 쓰이는 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이석기#여적죄#한인섭#이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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