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수정 : 11일 오후 9시 45분]정부가 '추석 연휴 뒤 밀양송전탑 공사 재개' 방침을 밝히며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3호기 상업운전을 내년 3월부터 해야 한다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실현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김제남 정의당 의원은 11일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JS전선의 케이블이 재시험을 통과하더라도 신고리 3호기 준공은 내년 8월로 명시되어 있다"며 "정부가 내세운 이유는 모두 거짓이었다"고 말했다.
당초 신고리 3·4호기 전력·제어·계측케이블에는 JS전선 제품이 쓰일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원전 비리 수사 과정에서 JS전선이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신고리 3·4호기 케이블을 교체하거나 재시험하기로 했다. 한수원은 이 결정에 따라 한국기계연구원에 재시험을 의뢰, 11월말쯤 결과를 받는다.
김제남 의원은 지난 8월 29일 한수원에 만약 JS전선 케이블이 재시험에 합격하거나 불합격할 경우 각각 어떤 과정을 거쳐 원전 가동이 이뤄지는지 질의했다. 한수원은 "신고리 3호기를 기준으로 할 때, 케이블 시험 결과가 합격이라면 2014년 2월 운영허가 취득 및 연료 장전, 4월 50% 출력, 5월 100% 출력을 거쳐 8월 준공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11일 이 자료를 공개하며 "(신고리 3호기 케이블이) 재시험에 불합격한다면, 준공 자체가 2014년에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신고리 3호기 케이블의 기기검증을 받은 기업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기 때문에, 이 검증을 받는 데만 1년 이상 걸린다는 것이었다. 이 경우 신고리 3호기는 2015년 이후에나 가동하게 된다. 김 의원은 "정부가 신고리 3호기 가동이 임박했다고 밀양주민들을 압박해 공사를 강행하려 하지만, 정부가 내세운 이유는 모두 거짓이었음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이계삼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사무국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신고리 3호기 가동을 명분으로 밀양송전탑 공사를 재개한다는 것 자체가 도저히 말이 되지 않는다"며 "정부에서도 이 사실(한수원 자료)을 모르지 않을 텐데, 주민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주민들과 만난 정홍원 국무총리도 '전력난 때문에 공사 재개가 불가피하다, 보상은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며 "(정부와 주민들이) 논의할 시간이 충분히 있는데도 그런 이야기만 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