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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 사장이 25일 갤럭시 노트 3와 갤럭시 기어를 출시하며 두 기기를 착용해 보이고 있다.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 사장이 25일 갤럭시 노트 3와 갤럭시 기어를 출시하며 두 기기를 착용해 보이고 있다. ⓒ 김지혜

'겉보기엔 크게 달라진 게 없었지만 S펜을 꺼내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삼성전자가 25일 출시한 갤럭시 노트3를 체험하면서 든 생각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 시리즈 세 번째 제품인 갤럭시 노트3와 스마트 워치 갤럭시 기어를 선보였다. 갤럭시 노트2 사용자로서 신제품으로 갈아타느냐의 기로에서 두 기기를 신중하게 사용해 봤다.

우선 노트3는 1년 전 출시된 노트2와 겉모습에 큰 차이가 없었다. 노트3 화면 크기는 5.7인치(144.3mm)로 노트2가 5.5인치(141mm)인 것에 비해 커졌다. 그러나 눈으로 보기엔 큰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갤럭시 노트3, 갤럭시 노트2와 뭐가 달라졌나

 25일 새로 출시된 갤럭시 노트3가 5.7인치로 노트2보다 화면이 더 크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그러나 육안으로는 두 기기의 차이가 크지 않아 보인다. 왼쪽은 갤럭시 노트2, 오른쪽은 갤럭시 노트3
25일 새로 출시된 갤럭시 노트3가 5.7인치로 노트2보다 화면이 더 크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그러나 육안으로는 두 기기의 차이가 크지 않아 보인다. 왼쪽은 갤럭시 노트2, 오른쪽은 갤럭시 노트3 ⓒ 김지혜

좌우 베젤이 줄어든 것 외에 전면 디자인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나 뒷면에는 작은 변화가 있었다. 노트3에 가죽 느낌이 나는 후면 커버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서 김창준 삼성전자 한국마케팅팀 과장은 "한땀 한땀 바느질 모양을 해 가죽다이어리를 연상하게 했다"며 "아날로그 감성을 담아낸 의도"라고 커버에 변화를 준 이유를 밝혔다. 플라스틱 소재인 만큼 촉감까지 가죽 느낌은 아니지만 기존 케이스와 달리 따뜻한 느낌을 준다.

 새롭게 출시된 갤럭시 노트 3의 백 커버. 가죽 재질 느낌의 플라스틱 소재 후면 커버를 채택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새롭게 출시된 갤럭시 노트 3의 백 커버. 가죽 재질 느낌의 플라스틱 소재 후면 커버를 채택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 김지혜

노트2에선 찬밥인 S펜, 노트3에선 빠지면...

 김창준 삼성전자 한국총괄 마케팅팀 차장은 25일 열린 갤럭시 노트 3와 갤럭시 기어 출시 행사에서 "S펜은 갤럭시 노트 3 의 아이덴티티이자 혁신의 상징"이라며 S펜의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김창준 삼성전자 한국총괄 마케팅팀 차장은 25일 열린 갤럭시 노트 3와 갤럭시 기어 출시 행사에서 "S펜은 갤럭시 노트 3 의 아이덴티티이자 혁신의 상징"이라며 S펜의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 김지혜

가장 큰 변화는 S펜이었다. 사실 갤럭시 노트2의 S펜은 정말 '노트'에 글씨를 적는 '펜' 역할에 지나지 않았다. 노트2는 출시 당시 S펜의 '이지 클립' 기능과 '손글씨'를 내세웠다.

그러나 이메일도 손글씨로 적으라는 홍보 문구와 달리 현실에서 이메일을 S펜으로 작성하긴 힘들다. 심지어 급할 땐 S펜을 뽑기도 전에 손톱으로 화면에 직접 써도 별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물론 S펜의 버튼을 활용해 이미지를 자를 수 있지만 이마저도 다양한 사진 편집 앱이 등장하며 민망한 기능이 되어버렸다.

반면 노트3의 S펜은 확실히 스마트해졌다. 갤럭시노트3 화면에 S펜을 살짝 댄 상태에서 펜 버튼을 누르면 다섯 개의 메뉴가 자동문처럼 부채꼴 모양으로 활짝 펼쳐진다. 일명 '에어 커맨드' 기능이다.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 사장이 갤럭시노트3에 S펜을 대고 펜 버튼을 누르면 다섯 개의 메뉴가 펼쳐지는 일명 '에어커맨드'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이 에어커맨드에는 '액션 메모', '스크랩북', 'S파인더', '캡처 후 쓰기', '펜 윈도'의 5가지 기능이 있다.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 사장이 갤럭시노트3에 S펜을 대고 펜 버튼을 누르면 다섯 개의 메뉴가 펼쳐지는 일명 '에어커맨드'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이 에어커맨드에는 '액션 메모', '스크랩북', 'S파인더', '캡처 후 쓰기', '펜 윈도'의 5가지 기능이 있다. ⓒ 김지혜

이 에어 커맨드에는 '액션 메모', '스크랩북', 'S파인더', '캡처 후 쓰기', '펜 윈도' 등 5가지 기능이 있다. 이중 가장 매력적인 기능은 '액션 메모'와 '펜 윈도'였다.

액션 메모 기능. 말 그대로 메모가 스스로 액션을 하는 것이다. 기존에 S펜으로 주소나 전화번호를 쓰면 단지 메모로만 남았다. 전화번호는 자판으로 입력해 저장하거나 주소는 지도 검색을 따로 해야 했다. 하지만 노트3에서는 S펜으로 전화번호를 쓰고 펜 버튼을 눌러 전화를 바로 걸거나 연락처에 저장할 수 있다. 타이핑을 별도로 할 필요 없이 S펜으로 쓴 주소를 자동으로 인식해 지도에서 해당 위치를 볼 수 있다.

펜 윈도우 기능도 멀티태스킹을 구현했다는 평이 아깝지 않았다. 노트3를 사용하는 중 S펜으로 네모 모양을 그리면 그 크기에 맞춰 새로운 창이 열려 두 개의 창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숙박정보를 찾아보다가 경비가 궁금할 때 보고 있던 화면을 끄지 않고 S펜으로 네모를 그려 계산기 화면을 동시에 띄우고 사용할 수 있다.

갤럭시 노트3 없으면 '끈 떨어진 뒤웅박'

 갤럭시 노트 3와 스마트워치인 갤럭시기어의 모습.
갤럭시 노트 3와 스마트워치인 갤럭시기어의 모습. ⓒ 김지혜

그러나 스마트 워치인 갤럭시 기어는 갤럭시 노트3가 없으면 할 줄 아는 게 없는 '끈 떨어진 뒤웅박'처럼 보였다.

우선 갤럭시 기어는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동돼 다양한 작업이 가능하다. 주요한 기능은 'S보이스'를 통해 전화를 걸거나 받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굳이 가방에서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아도 전화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메시지와 메일 등이 수신되면 알림을 받을 수 있다. 기본 내장한 앱은 전화, S보이스, 음성 메모, 카메라, 내 디바이스 찾기, 미디어 콘트롤러 등이다.

그러나 스마트 기기라면 특정 작업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도 있어야 하는데 갤럭시 기어는 그렇지 못했다. 갤럭시 기어는 노트3가 없으면 평범한 전자시계에 가깝다. 사용 언어 변경 같은 주요 설정조차 갤럭시 기어에서 바로 처리할 수 없다.

앱을 사용하려 해도 먼저 노트3에 앱을 다운로드한 뒤 다시 갤럭시기어로 옮겨야 한다. 갤럭시기어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만보계(운동량 측정기), 시간 확인, 사진 및 동영상 촬영 뿐이다. 그마저도 사진 기능은 사용해보니 화질이 좋지 않았다. 노트3의 후면 카메라는 1300만 화소이지만 갤럭시기어는 190만 화소다. 몸에 착용하는 소형 웨어러블 기기임을 감안해도 아쉬운 수준이다.

전화 직접 해보니... 통화 음질 떨어지고 주변 소음에 약해 

 갤럭시기어를 착용하고 갤럭시 노트3를 들고 있는 모습. 갤럭시 기어는 블루투스를 통해 갤럭시 노트3와 연동돼야만 작업이 가능하다.
갤럭시기어를 착용하고 갤럭시 노트3를 들고 있는 모습. 갤럭시 기어는 블루투스를 통해 갤럭시 노트3와 연동돼야만 작업이 가능하다. ⓒ 김지혜

갤럭시 기어의 핵심인 전화 기능. 20명 남짓한 사람이 있는 제품 전시장에서 홍보 직원과 갤럭시 기어를 사용해 통화를 시도했다. 손목에 갤럭시 기어를 차고 전화를 받아봤다. 음량은 1단계에서 7단계까지 조절할 수 있다.

가장 큰 7단계로 설정하고 스피커에 귀를 갖다 댔지만 웅얼거리는 소리처럼 들렸다. 스마트폰으로 직접 받을 때와 달리 통화 품질이 좋지 않았을 뿐 아니라 스피커폰이기 때문에 소리가 퍼져 나가는 느낌이었다. 그만큼 귀를 밀착해야만 했다. 홍보 직원마저 "실내에서만 사용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한 마이크는 본체 측면에 있고 스피커는 스트랩 끝 부분에 달려있다. 스피커폰이기 때문에 들을 땐 귀를 가까이 대야 하는데 상대방 말소리를 들으며 동시에 말하기 곤란한 구조다. 물론 손목을 귀와 입에 가까이 올리는 것도 익숙한 자세는 아니었다.

하루에 한번은 충전해야... 카카오톡 연동은 아직

 카메라기능이 켜진 갤럭시 기어. 동영상 기능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카메라기능이 켜진 갤럭시 기어. 동영상 기능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 김지혜

배터리 사용시간도 아쉬운 부분이다. 갤럭시 기어의 배터리 사용 시간은 최대 25시간이다. 일반 전자 손목시계처럼 1년 이상 가는 걸 기대할 순 없지만 하루에 한 번씩 충전하는 건 번거로울 수밖에 없다.

이외에 카카오톡 연동이 안된다는 점도 요즘 세대에겐 약점으로 작용한다. 삼성전자 홍보팀 관계자는 "아직 협상 단계로 11월쯤 가능하지 않을까 예상하지만 아직은 미정"이라고 귀띔했다.

무엇보다 무게와 디자인의 투박함이 구매를 망설이게 한다. 이날 행사에서 이돈주 사장은 "갤럭시 기어가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하며 갤럭시 기어의 디자인에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손목이 가는 여성이 착용하기엔 조금 크고 무거웠다. 특히 옷과 잘 안 어울린다. 또 시계 본체와 손목 사이가 들떠 손목에 착 감기는 느낌도 덜했다.

물론 갤럭시 기어는 현대인에게 양손의 자유를 허락한 스마트 워치임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단지 만보계와 시간 알림, 화질 떨어지는 카메라이고 가장 중요한 전화통화 품질은 아쉽다. 갤럭시 기어는 39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가격을 감수하고라도 선뜻 구매하기엔 망설이게 되는 값비싼 액세서리였다.


#갤럭시 노트 3#갤럭시 노트2#갤럭시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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