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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원전. 사진은 고리1호기(오른쪽)와 고리2호기 모습.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원전. 사진은 고리1호기(오른쪽)와 고리2호기 모습.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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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비리 등과 맞물리며 5개월여 동안 가동을 멈췄던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1호기가 재가동 수순에 들어갔다. 30일 시험가동을 시작한 고리1호기는 10월 5일께부터 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국내 최장수 노후 원전인 고리 1호기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고리 1호기의 폐로를 요구하며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꾸렸던 원전 주변 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고리 1호기의 안전을 걱정한다. 안성원 장안읍주민자치위원장은 "그동안 무슨일이 있더라도 한국수력원자력(아래 한수원)은 숨겨왔는데 이제부터는 무조건 공개하고 안전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신뢰를 쌓아야 한다"며 "특히 주민들은 이번 재가동이 4년 후에 있을 수명 재연장 수순이 아닌지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재연장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하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고리 1호기가 전국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는 만큼 안전에 대해서 최대한 주민들도 걱정을 하며 지켜볼 것이고, 위험성이 발견되면 계속해서 폐로를 요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4일 한수원 측은 고리1호기 정비 결과에 대한 1차 주민설명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주민들이 재가동 수순 밟기식에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설명회가 무산되기도 했다.

반핵단체도 고리1호기가 계획예방정비 기간 중에도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던 만큼 즉각 폐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최수영 반핵부산시민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은 "심지어 계획예방 정비 기간 중에도 비상 디젤 발전기 가동중단 사고가 일어났다, 만약 이것이 정상 가동중일 때 발생했다면 큰 재앙이 될 수도 있었다"며 "계획 예방 정비를 통해 안전이 담보됐다는 것은 한수원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위조가 적발된 시험성적서뿐 아니라 고리1호기의 시험성적서에 대한 전수조사를 우선 발표해야 한다"며 "향후 있을 국정감사 대응과 더불어 고리 1호기 폐쇄 여론을 모으기 위한 활동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명 만료 4년 앞두고 대규모 설비 교체... 원전, 5년간 한 달에 한 번 꼴 멈춰

부산광역시 기장군 장안읍에 위치한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고리1호기). 1978년 4월 29일 상업운전을 시작한 고리1호기는 2007년 6월 수명이 만료되어 가동이 중단될 예정이었지만 정부가 2008년 1월에 10년 재가동을 승인하면서 수명 연장에 들어갔다. 하지만 2012년 2월부터 완전 정전사고와 비상발전기 가동 중단, 사고은폐, 불량부품 비리 등이 연달아 터지며 폐기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산광역시 기장군 장안읍에 위치한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고리1호기). 1978년 4월 29일 상업운전을 시작한 고리1호기는 2007년 6월 수명이 만료되어 가동이 중단될 예정이었지만 정부가 2008년 1월에 10년 재가동을 승인하면서 수명 연장에 들어갔다. 하지만 2012년 2월부터 완전 정전사고와 비상발전기 가동 중단, 사고은폐, 불량부품 비리 등이 연달아 터지며 폐기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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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원전 운영사인 한수원과 감독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아래 원안위)는 고리1호기의 안전을 자신한다. 한수원은 계획예방정비를 통해 "2007년 계속운전 인·허가 당시 약속됐던 안전성 증진사항 등 발전소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설비 개선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한수원 측은 이번 정비 기간 고리1호기의 원자로헤드 및 비상디젤발전기 교체, 주제어실 설비 개선 등 주요 설비에 대한 대규모 교체 작업을 실시했다.

문제가 됐던 원전 부품 시험성적서와 관련해서 원안위는 "위조된 시험성적서는 39건(49개 품목)이고, 진위여부 확인이 불가능한 시험성적서는 38건(39개 품목)으로 이중에서 현장에 설치된 품목에 대해서는 교체하거나 시험성적서를 재발행했다"며 시험성적서 위조 문제에 대한 조사결과도 발표했다.

한편, 30일 원안위가 최민희 의원(민주당·미래창조방송통신위원회)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0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원자력발전소 사고 및 고장으로 원전이 정지된 경우가 60회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고장의 원인은 계측 제어 결함이 20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기 결함 18건, 인적 실수 11건, 기계 결함 9건, 외부 영향 2건 등이었다. 이중 국내 최대 원전 단지인 고리원전(신고리 포함)은 25건의 사고와 고장이 발생해 한빛(영광) 15건과 월성 11건, 한울(울진) 9건 등 다른 원전에 비해 월등히 많은 사고 건수를 기록했다.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고리원전 1호기는 2007년 설계수명이 만료됐지만, 수명 연장을 통해 2008년 다시 10년간의 재가동에 들어가 35년째 가동 중이다.


태그:#고리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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