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밀양 사태를 보면서 전국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송전탑에 대해 정부와 한국전력은 각성해야 한다."
"소리가 들린다, 비통한 울음소리와 통곡소리가 들려온다. 주민들 눈물 위에 무엇을 세우려는가. 무리한 공사강행 즉각 중단하라."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한테 힘을 북돋아 주기 위해 달려온 전국송전탑반대네트워크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외쳤다. 이들은 한국전력공사가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 지 엿새째인 7일 밀양을 찾았다.

전국송전탑반대네트워크 "개인 위해 싸우는 게 아니다"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지 엿새째인 7일 낮 12시경 주민들이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송전선로 공사장비 적치장' 앞에서 농성하면서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지 엿새째인 7일 낮 12시경 주민들이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송전선로 공사장비 적치장' 앞에서 농성하면서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지 엿새째인 7일 낮 12시경 주민들이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송전선로 공사장비 적치장' 앞에서 농성하면서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을 여는 동안 헬기가 계속 오르내렸다.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지 엿새째인 7일 낮 12시경 주민들이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송전선로 공사장비 적치장' 앞에서 농성하면서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을 여는 동안 헬기가 계속 오르내렸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당진, 구미, 청도, 달성 지역 '송전탑 피해' 주민들이 밀양에 달려왔다. 전국송전탑반대네트워크 소속인 이들은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4공구 공사장비 적치장' 쪽에 있는 움막농성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귀환(당진)씨는 "당진에서 초고압 송전탑이 많이 세워져 있는데, 우리는 국책사업이라고 해서 양보해 주었다"며 "밀양이 무너지면 앞으로 더 많은 송전탑이 세워진다, 한국전력의 잘못된 정책을 밀양이 바로 잡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청도 각북면 삼평리)씨는 "우리 지역은 2009년 3월부터 괴물 같은 송전탑을 막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며 "우리는 개인을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밀양시 산외면 보라마을 이종숙 이장은 "우리 지역의 재산권은 송전탑 이야기가 나오면서부터 망가졌다"며 "밀양시는 움막 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에 나섰는데, 밀양에는 많은 불법 시설물이 많기에 철거하려면 순서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응록(보라마을)씨는 "밀양 송전탑 문제가 생기면서 당진 등 다른 초고압 송전선로 지역을 찾아보았는데, 그 쪽에서는 주민들이 떠나고 생활이 말이 아니었다"며 "한국전력은 아무 피해가 없고, 기간이 없다고만 한다. 장비를 실어 나르는 헬기를 보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 원통하다"고 말했다.

전국송전탑반대네트워크는 "정부와 한국전력은 힘 없고 약한 시골 주민들의 재산과 목숨을 담보로 유지되는 전력 시스템을 개혁할 것"과 "산업용 전기요금을 현실화하고 대기업의 요금 부담을 형평성에 맞게 조정할 것"을 요구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 반대 현장 미사'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지 엿새째인 7일 오후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송전선로 공사장비 적치장' 쪽 움막 앞에서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 반대 현장미사"를 올렸다.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지 엿새째인 7일 오후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송전선로 공사장비 적치장' 쪽 움막 앞에서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 반대 현장미사"를 올렸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지 엿새째인 7일 오후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송전선로 공사장비 적치장' 쪽 움막 앞에서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 반대 현장미사"를 올렸다.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지 엿새째인 7일 오후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소재 '송전선로 공사장비 적치장' 쪽 움막 앞에서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 반대 현장미사"를 올렸다.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대표 나승구 신부)는 이날부터 이틀 동안 밀양 곳곳에서 '밀양 765kV 송전탑 건설 반대 현장 미사'를 갖는다. 나승구 신부와 문규현 신부를 포함해 신부와 수녀, 신도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오후 헬기가 계속 운행되면서 미사가 늦어졌다. 미사에 앞서, 이강서 신부(서울)는 정부와 한국전력, 보수언론에서 밝힌 '외부세력'이라는 주장에 반박했다.

"외부세력 운운하며 불순한 세력이라 하고, 밀양 송전탑 문제를 꼬이게 하는 주범처럼 묘사하면서 보도한다. 우리도 외부 세력 없이 자체적으로 해결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정부와 경찰, 주요 언론사도 밀양에서는 모두 외부세력 아니냐. 외부세력의 첫째는 한국전력이다. 한국전력은 밀양에 살아보지도 않은 불순한 세력이다.

그리고 한국전력을 비호하며 공권력이라며 3000명의 경찰이 왔다. 밀양경찰서 소속이 아닌 경찰은 모두 외부세력이다. 밀양 사람이 아니면 모두 외부세력이라고 하는 조·중·동과 주요 언론사도 외부세력이다. 지탄받아야 할 사람들은 외부세력이라고 운운하는 본인들이다. 외부세력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가장 불순한 의도를 가진 외부세력이다. 신부들을 비롯한 우리들은 '자랑스런 외부세력'이다. 힘내자."

나승구 신부는 이날 주례를 통해 "어르신들의 얼굴을 뵙기가 부끄럽다"며 "세상 모든 분들께 요청한다, 제발 사람의 길을 함께 가자, 밀양의 고통이 우리 모두의 고통이다, 우리의 기도가 어르신들이 그동안 아팠던 가슴을 조금이라도 위로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준한 신부는 강론을 통해 한 수녀가 쓴 글을 소개했다. 그 수녀는 지난 2일 오후 밀양시청 공무원들이 움막 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을 시도했을 때 주민들과 함께 막아냈고, 당시 경찰까지 뒤엉켜 혼잡한 상황이 됐다.

"언론 보도에 대해, 경찰은 '당일 찍힌 동영상을 확인한 바 수녀들은 제일 후미에 위치하여 있었고, 그 앞으로 2~3줄의 주민들이 더 있어서 경찰과 명확히 구분되고 있어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그날 이 자리에 왔던 한 수녀가 쓴 글의 일부를 읽어드리겠다. '용역직원들이 움직임이 시작되었고, 그들은 움막을 위해 달려드는 모습을 보고 겁이 났다. 움막 오른쪽이 밀리는 상황에서 경찰들이 합세해서 본격적으로 밀어붙였다. 그 쪽도 각오를 단단히 한 것 같았다. 처음에 우리가 밀리고 있었으니까 서로 소리를 질렀다. 어르신과 수녀들 앞을 경찰이 마구잡이로 밀고 들어왔다. 이러 저리 밀리면서 머리에 쓰고 있던 두건과 허리띠가 풀리고, 누군가 나에게 '수녀님 뒤로 나오세요'라고 하더라. 경찰과 맞선다는 것이 얼마나 두렵던지. 속이 매스꺼웠고 온몸에 통증이 났다."

김준한 신부는 "한국전력이 가구당 400만 원의 지원금을 주겠다고 하니까 주민들은 머뭇거리지 않고 우리가 그 돈을 모아 줄테니 나가라고 하더라"며 "밀양 어르신들을 모독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8일까지 송전탑 갈등 현장인 여수마을, 평밭마을, 바드리마을 주변에서 현장미사를 올린다.


#밀양 송전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