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사립학교의 봐주기 징계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문화위원회 유은혜 의원실(민주당)이 2011~2013.8 전국 교육청의 사립학교의 감사에 의한 징계 요구와 실제 징계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교육청의 징계 요구를 그대로 이행한 비율은 36.5%에 그치고, 징계를 감경해준 비율이 무려 62.8%에 이르러 사학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징계 감경률이 62.8%... 교육청 징계 요구 비웃는 사학들

 교육청의 징계요구에 대한 사학법인의 징계 현황. 징계감경률이 무려 62.3%에 이른다. 교육청이 감사를 통하여 비리를 밝히고 징계를 요구하여도 사학법인들은 국가공권력을 비웃고 있다.
 교육청의 징계요구에 대한 사학법인의 징계 현황. 징계감경률이 무려 62.3%에 이른다. 교육청이 감사를 통하여 비리를 밝히고 징계를 요구하여도 사학법인들은 국가공권력을 비웃고 있다.
ⓒ 유은혜의원실

관련사진보기


유은혜 의원실이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2011년부터 2013년 8월까지 시도교육청 감사 결과에 의하면, 시도교육청이 감사 후에 사립학교에 징계를 요구한 총 건수는 459건인데, 이 중 중징계 요구가 132건(28.8%), 경징계 요구가 327건(71.2%)였다.

그런데, 실제 이루어진 징계(사립학교에서 시행한 징계)는 중징계 68건(15.4%), 경징계 187건(42.4%)이고, 경고나 주의에 그치거나 아예 불문에 부친 건수는 186건(42.2%)으로 나타났다. 중징계 건수와 비율이 교육청 징계요구의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교육청 징계 요구를 사학법인이 그대로 이행한 비율은 36.5%에 그치고, 징계를 감경한 비율은 무려 62.8%에 이르는데, 대전 92.9%, 강원 85.7%, 경남 83.3%, 서울 76.5% 등이 높았고, 부산 16%, 전남 16.7%, 충북 25% 등이 감경률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징계감경률이 높은 것도 문제지만, 그 편차가 전국적으로 무척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학법인들이 교육청의 징계 요구를 무시하고 제식구 감싸기식 솜방망이 징계를 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힘들어 보인다.

교원 4대 중대비리도 봐주고, 솜방망이 징계 만연

 교원의 4대비리에 대한 사학의 제식구 감싸기 현황. 금품수수나 성추행, 성적조작, 체벌 관련 교사들도 62%의 교사들이 감경을 받고 있으며, 절반의 교사들이 아예 징계도 받지 않고 있다.
 교원의 4대비리에 대한 사학의 제식구 감싸기 현황. 금품수수나 성추행, 성적조작, 체벌 관련 교사들도 62%의 교사들이 감경을 받고 있으며, 절반의 교사들이 아예 징계도 받지 않고 있다.
ⓒ 유은혜의원실

관련사진보기


교원의 금품수수, 성폭력(성희롱), 학생체벌, 성적 조작 관련 비리는 4대 중대비리로 분류하여 파면 해임 등 중징계가 원칙이고, 징계 감경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사립법인들은 이런 4대 중대비리 교원에 대해서도 제식구 감싸기식 봐주기가 심각한 상황이었다.

4대 중대비리로 교육청 감사 후 징계요구된 건수는 134건인데, 이 중에서 중징계요구 29건(21.6%), 경징계요구 105건(78.4%)이었다. 그런데, 실제 이루어진 징계는 중징계 14건(파면 1건, 해임 2건, 정직 11건)에 비율 10.5%에 그쳤고, 경징계가 48건(감봉12건, 견책 26건) 35.9%로 나타났으며, 아예 징계를 하지 않은 경우가 66건으로 49.3%에 달하였다. 전체적으로 징계 감경률이 무려 61.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안별로 보면, 금품수수가 26건의 징계요구 중 실제로는 중징계 4건(해임 1, 정직 3)에 그쳤고, 경징계는 20건이나 되어 징계 감경률이 23.1%이었다.

성희롱, 성추행 관련 징계는 대구와 광주에서만 발생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광주의 경우 대부분이 인화학교의 사례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학교가 해산되면서 징계 없이 자체적으로 종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신체 체벌에 의한 징계요구는 경기, 대구, 광주, 전북에서 있었는데 실제 파면, 해임된 사례는 없고, 정직 2건이 있을 뿐 대부분 경징계를 받았으며, 아예 징계를 하지 않는 경우도 7건으로 나타나 전체 징계 감경률이 68.8%로 무척 높았다.

성적 관련 징계(생활기록부 조작 관련 포함)요구는 134건이 있었는데 생활기록부 관련 사안이 많았다. 실제 징계는 파면, 해임은 없고, 정직 5건으로 나타났으며, 경징계인 감봉 2, 견책 20건이며, 경고/주의만 주고 징계 않은 경우가 58건으로 압도적으로 높다. 징계감경률이 무려 76.5%로 나타났는데, 내신성적과 생활기록부에 대한 불신이 초래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금품수수, 성폭행, 성적조작, 학생체벌 등 교원의 4대 중대비리와 관련하여 교육청으로부터 사학법인에 징계요구된 건수가 135건인데 이 중 실제로 파면, 해임을 당한 경우는 겨우 3건에 그쳤고, 대부분이 경징계 또는 아예 징계도 않고 넘어갔다. 이렇게 봐주기가 만연해서는 사립학교의 4대비리를 근절하기 어려우며, 교육에 대한 심각한 불신만 초래될 뿐이다.

사학의 고질병 교원 채용/인사 비리도 대 놓고 봐주기

 사립학교 교원채용 관련 비리자에 대한 징계 감경현황. 교원채용 관련 비리자들의 징계 감경율도 65%나 된다. 파면, 해임된 경우는 한 명도 없다.
 사립학교 교원채용 관련 비리자에 대한 징계 감경현황. 교원채용 관련 비리자들의 징계 감경율도 65%나 된다. 파면, 해임된 경우는 한 명도 없다.
ⓒ 유은혜의원실

관련사진보기


사립학교의 고질적인 비리로 분류되는 교원 채용과 인사관련 비리도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립학교교원 채용 등과 관련된 비리로 징계가 요구된 사례는 중징계 10건, 경징계 16건으로 전체 26건이었다.

그런데, 실제 징계에 있어서는 파면, 해임된 경우는 전혀 없고, 정직 2건으로 중징계율은 7.7%에 그쳤음. 반면, 경징계는 12건(감봉 2, 견책 10)으로 비율이 46.2%로 매우 높고, 경고나 주의만 주고 어떤 징계도 하지 않은 11건으로 42.3%로 나타났다. 교원채용 등과 관련된 징계 감경률은 65.4%에 이른다.

유은혜 의원실은 이래서는 사학비리의 대표적 사례인 교원채용 비리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므로, 교원채용 비리도 교원의 4대 중대비리에 준해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며, 징계를 감경하거나 거부할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학의 제식구 감싸기 근절할 제도적 장치 마련되야

 서울의 충암학원은 교육청 감사 결과 횡령, 교원채용 비리 등으로 징계요구를 받았지만 제대로 징계를 받은 이가 한 명도 없다. 이렇게 제식구 감싸기를 해도 교육청은 아무런 조치를 할 수 없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서울의 충암학원은 교육청 감사 결과 횡령, 교원채용 비리 등으로 징계요구를 받았지만 제대로 징계를 받은 이가 한 명도 없다. 이렇게 제식구 감싸기를 해도 교육청은 아무런 조치를 할 수 없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 유은혜의원실

관련사진보기


서울의 충암학원의 사례를 예로 들어보자. 서울교육청(당시 곽노현 교육감)은 2011년 2월 충암학원에 대한 감사를 통하여 횡령과 공사비리, 교원채용 비리 등 심각한 사학비리를 적발하고 교장 등을 형사고발하고, 충암고 교장과 교감, 행정실장 등에 대해서는 파면과 해임, 중학교 교장은 중징계 등 관련자 10명에 대한 징계를 충암학원에 요구하였다.

그러나 충암학원은 차일피일 시간을 끌더니 법원에서 횡령으로 유죄선고를 받은 교장을 포함하여 모든 징계 대상자들에게 경고와 주의만 주고 한 명도 징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학법인들이 인사권을 고유권한이라며 공권력을 비웃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교육청은 충암학원이 이렇게 징계를 하지도 않으며 서울교육청의 감사권을 비웃고 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최근 입시비리와 금품수수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영훈학원 역시 당사자들의 징계를 감경한 것도 비슷한 경우이다.

현행 법률상 사립학교 교원의 징계에 대한 권한은 전적으로 사학법인에 있다. 시도교육청이 감사 등을 통하여 아무리 심각한 비리를 밝혀내고 징계를 요구하여도 사학법인이 거부하거나 감경해버려도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학법인들은 이를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이 법을 악용하여 금품수수, 성추행, 교원채용 비리 등을 저지른 교원도 제식구 감싸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6년 1월 11일 수원시에서 열린 사학법 개정 반대 한나라당 장외 촛불집회에 참석한 박근혜 의원, 이재오 의원, 나경원 의원.
 지난 2006년 1월 11일 수원시에서 열린 사학법 개정 반대 한나라당 장외 촛불집회에 참석한 박근혜 의원, 이재오 의원, 나경원 의원.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유은혜 의원은 "사학법인이 징계요구를 아예 무시하거나 경감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사학에 대한 관할청의 지도·감독의 기능이 마비될 수밖에 없다. 일부 사학의 부패와 전횡으로 국민들의 불신과 우려가 높은 만큼 특별한 사유가 없는 징계요구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도록 하고, 학교법인이 이를 거부할 경우 징계재의를 요구하거나 학교법인에 불이익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여 조속히 사립학교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과 정몽준 의원 등 새누리당 인사들 중 사학 관련자들이 많고, 2005년 사학법 개정 국면에서 국회를 박차고 장외투쟁을 했던 새누리당이 이런 사학법 개정에 동의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당장은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공교육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사학의 제식구 감싸기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사학 징계#징계감경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