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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하는 김광진 의원 김광진 민주당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관진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 질의하는 김광진 의원 김광진 민주당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관진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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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진 민주당 의원(아래 김 의원) : "정보사령관이 원사를 불러다가 고발한 것에 대해서 '끝까지 파헤쳐서 형사입건 시키고 군 생활을 못하도록 만들겠다', '최대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모든 불이익을 주겠다', '내가 한번 물면 끝까지 파헤쳐서 죽인다' 이렇게 발언을 한 녹취록이 있고 군 검찰이 이 발언을 정보사령관이 했다고 인정했다. 이 발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김관진 국방부 장관(아래 김 장관) : "원사의 고발이 있어서 국방부 차원에서 현지 조사를 다 했다."

김 의원 : "아니, 그러니까 그 발언이 정보사령관으로서 온당한 발언인가?" (김 의원)
김 장관 : "그 발언은, (원사의) '고발내용과는 다르다'고 조사결과를 그렇게 보고받은 걸로 기억이 난다."

14일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는 국방부에 투서를 넣은 당사자로 지목되어 감찰을 받았다가 해임 중징계 처분을 받은 국군정보사령부(아래 정보사) A원사 사건(관련기사 : 국군정보사, 사령관 고소한 부사관 '해임'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김광진 민주당 의원은 김관진 국방장관을 대상으로 A 원사에게 내려진 징계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장관이 허위보고를 받은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다.

앞서 A 원사는 '사령부 내 불륜 관계인 군인이 있는데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투서를 국방부에 보낸 인물로 지목돼 지난 5월 23일 사령부 감찰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았다. 

조사 과정에서 투서를 보낸 혐의를 부인한 A 원사는 정보사령관(소장)으로부터 "지금 투서 문건을 국과수(국방부 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서 지문을 채취해서 끝까지 범인을 잡을 것이다", "국방부 조사본부를 통해 거짓말 탐지기 등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범인을 찾아 형사 입건을 시키고 군복을 벗겨버릴 것이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A원사는 감찰실장(대령)도 "너는 내가 끝까지 파헤쳐서 죽인다"는 등의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사는 음성 분석기를 동원해 A 원사 등을 조사하는 한편 A 원사의 컴퓨터를 압수해 조사하고 CCTV 확인과 지문 감식 등을 벌였지만, 투서를 보낸 사람을 찾아내는 데 실패했다. 

A 원사는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았던 또 다른 B 원사와 함께 지난 5월 정보사령관과 정보사 감찰실장을 협박 및 명예훼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국방부 검찰단에 고소했다. 이 사건을 조사한 국방부 보통검찰부는 지난 8월 2일 정보사령관이 문제의 발언을 한 것은 녹음 파일 등으로 인정되지만 '부대를 지휘하는 지휘관의 업무범위 내에 속하여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감찰실장에 대해서는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두 원사가 낸 고소사건에 대해 군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 이후 정보사는 지난 8월 20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A 원사에게 해임 중징계 처분을 내리고 강제전역 시켰다.

이날 김 의원은 김 장관에게 A 원사 사건에 대해 "항명"으로 보고받았는지를 추궁했고, 김 장관은 "내가 항명이라는 말은 한 적이 없고 처벌하라고 지시한 적도 없다"면서도 "'원사가 뭔가 잘못한 것이 굉장히 많다'라는 조사결과를 (보고) 받았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A 원사에게 잘못이 많다'는 장관의 인식은 사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A 원사가 사령관을 고소한 사건에 대해 군 검찰은 "정보사령관이 문제의 발언을 한 것은 인정이 되지만, 지휘관의 업무범위 내에 속하므로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어서 상관에 대한 무고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또 A 원사는 정보사 징계위에 자신의 징계사유로 적시된 혐의들에 대한 소명자료를 제출했으나, 정보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의원은 "국방부에 대한 종합 질의 때 다시 이 문제를 제기하겠다"면서 "장관도 이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판단해 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누군가 장관에게 허위보고를 했다고 판단된다"며 "가장 우려되는 것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이러한 일들이 산하기관에 만연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임 소장은 또 "국방장관이나 각 군 참모총장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정보를 전달하기 보다 권력을 가진 자들이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를 자의적으로 보고할 수 있기 때문에 대(對)군 불신은 물론 결과적으로 적을 이롭게 하여 국가안보에 구멍이 뚫리는 결과를 가져올까 심히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정보사 원사 사건#국군정보사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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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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