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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 신장용 민주당 의원이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사진은 텔레비전 화면을 촬영한 장면.
 15일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 신장용 민주당 의원이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사진은 텔레비전 화면을 촬영한 장면.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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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에 대해 진심으로 안타깝고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용산에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과 유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임명된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이 용산 유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밝혔다. 4년만의 유감 표명이었지만 태도는 여전히 애매했다.

김 사장은 15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국토위는 이날 김 사장의 인사 적절성 문제와 철도 민영화 등 국토부 교통분야 현안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유족에 애도 표한 김석기... 진정성은 '글쎄'

김석기 사장은 지난 7일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임명됐지만 아직 공사 건물로는 출근을 못 하고 있는 상태다. 용산 참사 유가족들과 공항공사 노조 측이 출근을 저지하고 있기 때문. 김 사장은 서울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09년 용산 남일당 건물을 점거한 세입자들을 무리하게 진압하는 과정에서 경찰관 포함 6명이 숨지자 그 책임을 지고 사퇴한 바 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김 전 청장을 불러 이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공항공사 사장으로서의 전문성 여부를 떠나 용산 참사에 대한 상당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이 어떻게 공공기관장이 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미경 민주당 의원은 "7일에 임명장을 받고도 취임을 못하는 것은 직원들 역시 그런 김 사장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항에 대한 전문성도 없지 않느냐"고 질타했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해 "당시 제가 맡은 집무상 불가피하게 수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낮은 자세를 보였다. 그는 "희생자가 발생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면서 "유명을 달리한 분들에게 충심으로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날 여러 의원들의 질의에 반복해서 비슷한 표현을 사용하며 용산참사 유가족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그러나 전후 답변을 연결해보면 진정성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는 주승용 국토위원장이 "용산 참사 유가족들이 지금도 시위하고 있느냐"고 묻자 "모르고 있다"고 대답해 주 위원장에게 핀잔을 듣기도 했다.

항공 관련 전문성이 전무하다는 지적에는 "(전문) 지식은 별로 없지만 열심히 조직을 이끌어나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공항은 안전이 가장 중요한데 제가 경찰 시절 주로 외사 분야에 근무했기 때문에 (잘 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색적인 답변을 하기도 했다. 외사란 외국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일을 말한다.

여야 "철도 민영화 관련 사회적 의견 충분히 수렴해야"

서승환 장관에게는 철도 민영화 관련 질의가 쏟아졌다. 서 장관은 "국토부의 철도산업 발전방안이 결국 철도 민영화 아니냐"는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저희들은 민영화 의지가 없다"고 답했다.

박수현 민주당 의원은 정부 용역자료를 지목하며 '국토부가 민간사업자를 위해 철도운임 상한제를 폐지하는 등 KTX 운임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수서발 KTX 출자회사 설립도 민영화 추진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지난 정부에서도 4대강 정비한다고 했는데 만들어놓고 보니 운하가 됐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거듭 민영화 안 한다고 하지만 이미 적지않은 국민들에게 신뢰를 상실한 상태라는 얘기다.

윤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민영화 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약속을 했으니 그대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국회 내에 철도산업 경쟁력 강화 특위를 만들어 의견을 모아보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서승환 장관은 이에 대해 "수서발 KTX 일정 문제로 어렵다"고 답했다.

여당 의원들도 철도 민영화 관련 '속도조절'을 주문했다.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은 "철도 민영화는 충분한 의견 수렴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한편 이날 서승환 장관은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대답하면서 "검토해 보겠다"는 대답을 남발해 여·야 의원들로부터 '검토하겠다는 답변이 너무 많다'는 핀잔을 들었다.


태그:#서승환, #국토위, #국정감사, #국감, #김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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