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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열린 국토교통위 인천국제공항-한국공항공사 국감에서 여야간 계속된 '김석기 사장 증인 채택 공방'에 자신이 써 놓은 메모를 보며 생각에 잠겨있다.
▲ 김석기 여야 공방에 난감 17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열린 국토교통위 인천국제공항-한국공항공사 국감에서 여야간 계속된 '김석기 사장 증인 채택 공방'에 자신이 써 놓은 메모를 보며 생각에 잠겨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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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사리 국감장에 출석한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투명인간' 대접을 받았다. 17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 출석한 김석기 사장이 국감이 종료한 때인 오후 7시까지 받은 질문은 단 다섯 건. 모두 새누리당 의원들로부터 받은 간단한 질문에 불과했다.

나란히 앉은 정창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여야 의원들의 쉴새없이 질의에 답한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김석기 사장은 긴 침묵의 시간을 보냈다.

이날 국감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이 김석기 사장의 국감장 퇴장을 요구하며 한때 파행을 겪었기 때문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각자 앞에 놓인 노트북에 '용산참사 책임자, 김석기 사퇴'라는 A4용지를 써 붙이며 김 사장의 국감장 퇴장을 강하게 요구했다. 결국 이날 민주당이 김 사장에 대한 증인선서만 받고, 질의는 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극적으로 국감이 속개될 수 있었다.

야당은 공항공사에 대한 모든 질의는 김석기 사장 대신 장성호 부사장을 상대로 했다. 사장은 침묵하고 부사장이 모든 보고를 하는 어색한 장면이었다. 게다가 민주당 의원들은 주질의 때 용산참사를 언급하며 김 사장을 질타했다.

17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열린 국토교통위 국감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오른쪽)과 정창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증인석에서 각각 어색한 모습과 피곤한 모습이 역력하다.
▲ 정창수 사장 '피곤', 김석기 사장 '어색' 17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열린 국토교통위 국감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오른쪽)과 정창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증인석에서 각각 어색한 모습과 피곤한 모습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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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용산참사 당시 현장을 담은 영상을 국감장에서 틀었다. 용산참사 유족들의 절규가 담긴 영상이 국감장 내에 울려퍼지자  김석기 사장은 먼 곳을 응시하며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윤 의원은 "김석기 전 청장은 당시 무리한 진압을 지시한 용산참사의 책임자"라며 "죄는 절대 돌이킬 수 없고, 용서받을 수 있을 뿐"이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어 같은 당 이미경 의원은 "오늘 이 자리에서 국감을 하는 마음이 무겁다"며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임명되어 앉아있는 김석기씨 때문"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 의원은 "영상을 보니 아직도 가슴이 떨리고 아프다"며 울먹였다. 그는 "용산참사 당시 무전기를 끄고 있어서 몰랐다고 발뺌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다시 주요 공직을 맡기냐"며 김 사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한편 김석기 사장은 긴 침묵을 지키다 여당의 용산사태에 대한 질문에는 단호하게 대답을 하기도 했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이 "용산사태는 적법시위냐 불법시위냐"라고 묻자 김 사장은 잠시 망설인 뒤 "불법시위"라고 답했다. 이어 심 의원이 "공권력은 화염병, LPG가스 등 불법시위를 진압해야 하는 건가 아닌가?"라고 묻자 이내 김 사장은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같은 당 함진규 의원도 "늘 민생을 외치는 민주당이 본질을 벗어나 정작 민생감사를 외면하고 있다"며 "이 자리에 법조인도 많은데 김 사장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점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김 사장을 변호했다.

한편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소속 유가족들은 이날 아침 김석기 사장이 국감장에 출석한다는 소식을 듣고 국감이 열린 인천국제공항공사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였다. 조희주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대표는 "김석기의 공항공사 사장 취임을 인정할 수 없다"며 "퇴진할 때까지 어디든 따라다니며 퇴진 투쟁을 할 것"이라고 밝혀 김석기 사장을 둘러싼 진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태그:#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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