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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들이 번호표가 붙은 모자를 쓰고 매트 위에 앉아 보드판에 정답을 적어가며 퀴즈를 푸는 프로그램인 <도전! 골든벨>. 정답이 적힌 보드판을 들고 흔들며 기쁨의 함성을 지르는 고등학생들의 모습,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이다.

이번엔 고등학생이 아닌 아이를 키우는 아빠들이 골든벨에 도전했다. 고양시보육정보센터(센터장 김효정)가 9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고양국민체육센터 다목적체육관에서 진행한 '제5회 모여라! 아빠육아골든벨' 대회에 모두 46명의 아빠가 참가했다.

아빠들이 육아상식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퀴즈를 풀어 점검하면서 육아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뜻 깊은 자리였다. 골든벨을 울리기 위한 아빠들의 적극적인 모습에서 아이를 잘 키우겠다는 굳은 의지와 믿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선서! 골든벨에 참여한 아빠들은 무조건 열심히 한다! 옆 사람의 반칙에도 따라하지 않는다. 우리 아이들이 보고 있다! 행복한 가족을 위해 이 한 몸 바친다!"

아빠 대표인 강계완씨가 오른손을 들고 선서문을 낭독하자 나머지 아빠들도 일제히 큰 목소리로 따라했다. 퀴즈를 풀기에 앞서 정정당당하게 대회에 임하겠다며 아이들 앞에서 각오를 다진 것.

각자의 번호가 달린 노란 모자를 쓰고 각 번호별로 매트에 앉은 아빠들은 긴장한 표정이었다. 아빠들 앞에 놓인 매직과 하얀 보드판. 정답을 적는 각자의 보드판에는 '열정적으로 항상 즐겨라! 채원 짱!', '조채윤, 조예원 Good Luck!', '아름아, 주영아, 시영아 사랑해!' 등 다양한 각오들이 적혀 있었다.

보드판에 '하윤♡지연, 미끄럼틀!'이라며 딸과 아이의 이름을 적은 46번 참가자 오승(38) 씨는 꼭 골든벨을 울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오 씨는 "어제 혼자 육아정책이나 육아상식을 공부하고 나왔다. 열심히 해서 하윤이에게 줄 미끄럼틀 상품을 꼭 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9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고양국민체육센터 다목적체육관에서 고양시보육정보센터가 주최한 아빠육아골든벨대회가 열리고 있다.
 9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고양국민체육센터 다목적체육관에서 고양시보육정보센터가 주최한 아빠육아골든벨대회가 열리고 있다.
ⓒ 이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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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엄마를 만나 처음 뽀뽀했던 장소를 쓰세요!"

아빠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워밍업 퀴즈에 대회장은 웃음꽃이 피었다. 차, 택시 안, 고깃집, 사우나, 공원, 집 앞 등 자신만의 정답을 적은 아빠들은 힘차게 보드 판을 들었다. 46명 전원이 통과했다는 사회자의 말에 아빠들은 보드판을 흔들며 기뻐했다.

본격적인 문제가 나오면서 대회장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아빠들은 문제에 집중하고 심혈을 기울여 정답을 적기 시작했다. 첫 탈락자는 결핵을 예방하는 필수예방접종을 묻는 문제에서 나왔다.

각종 육아상식과 시사상식을 묻는 질문에 아빠들이 깊은 고민에 빠지자, 응원석에서는 "아빠 화이팅!", "아빠 짱!"을 외치는 응원의 목소리들이 터져 나왔다. 남편을 향해 박수를 보내는 엄마들, 아빠의 곁으로 다가가 응원하는 아이들 모두 대회의 재미에 쏙 빠져들었다.

떨어진 아빠들을 위한 패자부활전 코너로 OX퀴즈, 중간 중간 아빠를 살리기 위한 엄마 참여 코너도 흥미진진하게 진행됐다. 3번의 패자부활전 끝에 최종적으로 살아남은 아빠는 19명. 모유수유와 관련한 영양소를 묻는 23번 문제에 16명의 아빠가 떨어지면서 3번, 40번, 28번 아빠만이 생존했다. 다시 시작된 퀴즈에서 세 아빠 모두가 정답을 적지 못하자 응원석에서는 최후의 찬스 기회로 정답이 적힌 종이비행기가 아빠들 앞에 날아오기도 했다.

'골든벨 최후의 1인 확정 순간' 9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고양국민체육센터 다목적체육관에서 고양시보육정보센터가 주최한 아빠육아골든벨대회에서 생후 7개월 은율의 아빠 최민석(32) 씨가 골든벨 최후의 1인으로 확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골든벨 최후의 1인 확정 순간' 9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고양국민체육센터 다목적체육관에서 고양시보육정보센터가 주최한 아빠육아골든벨대회에서 생후 7개월 은율의 아빠 최민석(32) 씨가 골든벨 최후의 1인으로 확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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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1인을 가리게 한 문제는 26번이었다. 그림책 '감기 걸린 날'에 관한 문제에 당당하게 정답을 적은 28번 최민석(32) 씨가 1등이 됐다. 이어서 마지막 골든벨 문제까지 거뜬히 풀어내며 '아빠골든벨'의 영예를 얻었다.

7개월 은율이 아빠인 최 씨는 "패자부활전으로 살아남았는데 운이 좋았다. 동화책이나 고양시 관련 내용들까지 보면서 예상문제를 뽑아보며 평일에도 꾸준히 공부했다"며 "아내가 없었다면 이런 대회에 나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차려준 밥상에 정말 숟가락만 올렸을 뿐"이라며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며 환하게 웃었다.

최 씨는 "아이 육아를 위해 우유먹이기, 빨래 널기 등 육체적인 일들을 하고 있지만, 엄마의 모성애가 더 강한 것 같다. 더 잘 하겠다"며 "은율이가 지식보단 지혜를 쌓는,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자라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아빠골든벨을 울린 아빠는 단 1명이었지만, 이번 대회를 위해 육아공부를 하고 더 좋은 아빠가 되겠다고 다짐을 하고, 아내의 마음을 더욱 이해하게 된 46명의 아빠 모두가 골든벨의 주인공이었다.

김효정 고양시보육정보센터장은 "가정에서 일과 양육이 함께할 수 있게끔 아빠들의 양육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적극적으로 양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아빠육아골든벨을 열었다. 오늘 대회가 부모님들과 아이들이 화합할 수 있는 시간이 되고, 아이 키우는 일이 즐거운 일이라는 마음을 다지는 소중한 시간이었길 바란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에서 제공한 기사입니다.



태그:#아빠육아, #아빠육아골든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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