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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노조 4개 현장조직이 9일 현장에 유인물을 배포하고 "과장급 이상 60세 정년연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꼼수를 부린 해프닝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현대차노조 4개 현장조직이 9일 현장에 유인물을 배포하고 "과장급 이상 60세 정년연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꼼수를 부린 해프닝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 박석철

현대자동차가 현행 단체협약(아래 단협)상 직원들의 정년이 만 60세로 돼 있음에도 최근 만 58세 및 59세 과장급 이상 간부사원 수십 명에게 정년퇴직 통보를 한 것을 두고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관련기사: <"정년 안 됐는데 퇴직통보"... 현대차에선 무슨 일이?>

현대차 회사 측은 지난 11월 26일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일반직지회(아래 간부노조) 소속 1954년생(만 59세)·1955년생(만 58세) 직원들에게 올해 말로 정년퇴직 통보를 했다. 이외에도 간부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과장급 이상에게도 정년 퇴직을 통보해 당사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처럼 실제로 당사자들이 정년퇴직 통보를 받았는데도 금속노조 현대차지부(현대차노조)는 지난 12월 3일 소식지를 내고 "60세 정년, 과장급 이상 비조합원(간부사원)까지 최초확대 실시"라고 홍보하면서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이에 간부노조는 물론 현대차노조 현장 조직들이 "간부사원들이 해고 통보를 받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며 반발했다. 현대차노조 4개 현장조직은 9일 현장에 유인물을 배포하고 "과장급 이상 60세 정년연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꼼수를 부린 해프닝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만 58세 정년퇴직 통보 받았는데도 '비조합원에게도 최초 확대 실시?'

현행 현대차 단협 정년 조항에는 "본인이 희망할 시 건강상 결격사유가 없는 경우에 한해 만 59세가 되는 해의 년말일까지 연장할 수 있고, 추가로 1년 계약직으로 채용"이라고 명시해 정년을 만 60세로 규정했다.

또한 현행 고용노동부의 표준 취업규칙에는 "그 적용범위를 회사의 사업장에 근무하는 사원에게 적용한다" "사원의 복무 및 근로조건에 관하여  법령, 단협, 그 밖에 회사규정에 별도로 정함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라고, 근로기준법에는 "취업규칙은 단협에 어긋나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회사 측은 "그 밖에 회사규정에 별도로 정함이 있는 경우"를 들어 2004년부터 시행된 간부사원 취업규칙을 적용, 과장급 이상 사원들은 현대차노조 조합원들의 60세 정년과는 별도로 일부 간부 사원들에게 정년 통보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과장급 이상 사원들은 정년의 적용 범위는 단협에 근거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간부사원 취업규칙'에 대해 검찰 고발 및 소송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노조가 12월 3일 낸 소식지에 60세 정년이 과장급 이상 비조합원까지 최초 확대실시한다고 적혀 있다
현대차노조가 12월 3일 낸 소식지에 60세 정년이 과장급 이상 비조합원까지 최초 확대실시한다고 적혀 있다 ⓒ 박석철

이런 가운데 현대차노조는 지난 3일자 소식지를 내고 "지난 11월 26일 (회사측과의) 실무협의를 통해 협의 대상은 아니지만 간부사원(비조합원)에 대해서도 정년을 연장하여 일을 할 수 있도록 요구해 성과를 거뒀다"고 홍보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간부노조는 물론 현대차노조 현장 조직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

현대차 간부노조는 "사측 입맛에 맞는 사람만 정년을 연장시키면서 입맛에 들지 않는 사람들은 정년 해고 통보를 받았다"며 "이는 현대차노조 집행부가 임원 선거 전 서명한 내용과 판이하게 틀리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치르진 현대차노조 5대 지부장에 출마해 당선된 현 집행부측은 선거 전 간부노조의 현대차 편입을 약속한 바 있다. 당시 이경훈 지부장측은 간부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당선 즉시 일반직지회 조합원의 명단을 접수 받아 조직실 차원에서 관리하면서, 지부편제가 마무리될 때까지 어떠한 불이익도 발생하지 않도록 직접 챙길 것"이라며 "지난 대의원대회와 운영위원회 등을 통해 이미 확인한 바대로 조직편제 문제가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담당부서를 배치해 빈틈없이 준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현대차지부와 금속노조, 일반직지회(간부노조) 3주체간 협의를 통해 각종 법률지원 및 언론지원 대책을 논의하고 지원할 것"이라며 "노조는 자주적 판단을 존중하고 스스로 권익을 지키고자 하는 노동자를 당연히 보호하고 도와야 하기 때문"이라며 지부 편제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서명까지 하고 약속한 '어떠한 불이익도 발생하지 않도록 직접 챙길 것'이라는 약속과 달리 만 60세가 되기 전 정년 퇴직되는 것은 물론 여기다 더해 "간부사원(비조합원)에 대해서도 정년을 연장하여 일을 할 수 있도록 요구해 성과를 거뒀다"고 다르게 홍보하면서 간부노조의 분노를 사고 있는 것. 현대차 간부노조는 "간부노조가 이미 지부에 편입되어 있다는 현대차지부규정 조항 8조 3항과, 11월 2일 서명으로 약속한 내용에 반하는 소식지를 낸 것은 의리를 저버리는 일이다"고 밝혔다.

현대차노조 현장조직들 "집행부 꼼수 부리고 있다"

9일 현대차노조내 현장조직인 '민투위' '금속연대' 들불' '민주현장' 등 조직들은 공동 명의로 유인물을 내고 현대차노조 집행부의 이같은 행보를 비난했다.

현장조직들은 "이경훈 집행부가 12월 3일 낸 노조소식지 '60세 정년, 과장급 이상 비조합원까지 최초 확대 실시'를 보면 현실과 너무 다른 내용"이라며 "11월 26일 노사실무협의를 통해 과장급 이상 '간부사원(비조합원)에 대해서도 정년을 연장해 일을 할 수 있도록 요구하여 성과를 거뒀다'고 했으나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의 윤여철 부회장과 윤갑한 사장은 지난 7월부터 과장급 이상 교육에서 54년생의 58+1+1을 해주겠다고 약속해왔지만, 단 전원이 아닌 선별적용 의지를 보였다"며 "이는 11월 26일 노사실무협상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이미 11월 26일 이전에 개인별로 정년퇴직과 연장을 통보받은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년퇴직을 회사가 일방 시행해놓고 실무협의 형태로 뒷수습한 것을 마치 현대차노조 집행부의 큰 성과 인양 부풀리는 것은 대표,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공정성을 잃은 과대 포장이자 꼼수를 부린 해프님에 지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현대차노조 현장조직들은 그러면서 "과장급 이상 일반직(연구직 포함)들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제35조 일반적 구속력 '동종의 근로자로서 단체협약을 적용받아야' 할 뿐 아니라, 2008년 대의원대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지부규정 제8조 3항에 의해 '조합원으로서도 단체협약을 적용'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최근 집행부는 과장급 이상 사원들에 대한 조합원 신분을 인정해 불이익이 없애겠다는 서명까지 했다"며 "하지만 일반직 조합원들은 단체협약의 정년조합을 적용받지 못하고 해고위기에 처해 있다. 집행부는 신속하게 확실한 대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노조 집행부는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는 입장이다.

노조측은 "지난 집행부에서 비조합원 정년연장에 대해 정리를 못한 부분이 있어 이번에 비조합원 간부사원도 59+1 정연연장을 할 수 있는 물꼬를 튼 것"이라며 "이는 실업률이 높아지고 고령화 되는 현실에서 비조합원도 정연 연장을 적용하도록 하자는 집행부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간부사원 당사자들이 정년퇴직 통보를 받고 있는 부분에 대해 "지부 조합원도 100% 안 되는 것이 현실이며 모두 다 적용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물론 정년퇴직 통보를 받은 분도 계시지만 정연이 연장된 사람도 많다"고 밝혔다.


#현대차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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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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