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회장 후보 최종 선출을 앞두고 벌써부터 '낙하산' 논란이 불거졌다. 민주당과 시민사회단체는 KT 회장 후보 최종 면접을 앞둔 1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4명으로 압축된 최종 후보에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KT CEO추천위원회는 전날(15일)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 권오철 SK하이닉스 고문, 임주환 고려대 교수, 김동수 전 정보통신부 차관 등 4명을 최종 후보로 선정하고 이날 오후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황창규-권오철은 통신 몰라... 임주환-김동수는 친박 인사"황창규 전 사장과 권오철 고문은 각각 삼성과 하이닉스에서 반도체 신화를 이뤘지만 통신 분야는 문외한이다. 반도체 메모리 집적도가 매년 2배씩 늘어난다는 '황의 법칙'으로 잘 알려진 황창규 전 사장은 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을 거쳐 이명박 정부에서 지식경제R&D전략기획단 단장을 맡았다. 권오철 고문은 하이닉스반도체 시절부터 재무, 마케팅 등 주요 요직을 거쳤고 지난 2010년 SK하이닉스 대표를 거쳐 올해 초부터 고문을 맡고 있다.
임주환 교수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출신으로 지난 대선에서 ICT대연합 활동을 계기로 박근혜 선거 캠프에 참여했고, 현재 청와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미래분과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동수 전 정보통신부 차관도 지난 대선 당시 전직 장·차관들과 함께 박근혜 후보 지지 선언에 동참했다.
이해관 KT 새노조위원장은 이날 "최종 후보 4명 가운데 2명은 통신 전문가가 아닌 제조업과 반도체 분야 출신이고 나머지 2명은 박근혜 캠프 출신"이라면서 "MB 낙하산 이석채가 KT를 망쳤을 때 새 회장은 통신 전문가여야 하고 정치권에 줄 댄 사람은 안 된다고 했는데 4명 모두 이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규찬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 역시 "KBS와 MBC에도 낙하산이 들어와 공공성을 상실하고 공영방송 기틀을 잃게 됐는데 투명성과 합리적 과정을 거치지 않은 4명도 다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서 "KT에 또 다른 낙하산을 원치 않고, 교육, 의료, 철도, 방송과 함께 공공성 핵심인 통신이 사유화되는 걸 원치 않는다"고 경고했다.
유승희 민주당 의원은 "이석채 전 회장 측면이 CEO 추천위를 꾸렸고 절차 투명성이 보장 안돼 회장 추천 절차를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청와대 낙점설이 무성한데 박근혜 대통령이 KT 인사에서 손 떼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도 "창조경제 핵심 역할을 KT에서 하는데 종박, 친박 인사가 오면 창조경제를 망치는 행위"라면서 "친박 인사를 KT 낙하산으로 내보낼 경우 노조와 시민사회, 국회는 물론 전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경고했다.
KT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사옥에서 최종 면접을 마친 뒤 빠르면 이날 최종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선정된 후보는 내년 1월 중 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에 임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