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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시(엄용수 시장)가 '음독자살'한 송전탑 반대 주민 고 유한숙(74) 할아버지의 시민분향소를 철거하기 위한 행정대집행에 나서겠다고 밝혀 충돌이 예상된다.

17일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밀양시청 담당자가 하루 전날인 16일 오후 5시경 공공시설물의 무단적치물 자진철거 요청 공문과 계고장을 분향소 현장 장소에 놓아두고 갔다"고 밝혔다.

당시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 관계자는 공문과 계고서 수령을 거부하자, 밀양시청 담당자는 "행정대집행법 시행령 규정에 의거해 공문서 서류를 현장 장소에 놓아두었으니 그리 아시기 바란다"고 이메일로 알렸다는 것.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하다 음독자살한 고 유한숙 할아버지의 시민분향소가 밀양 영남루 맞은편 밀양교 옆 인도에 차려져 있다. 주민들은 경찰이 제지해 천막과 컨테이너를 설치하지 못하고 비닐을 씌워놓았으며, 밀양시는 불법 시설물이라며 행정대집행을 예고했다.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하다 음독자살한 고 유한숙 할아버지의 시민분향소가 밀양 영남루 맞은편 밀양교 옆 인도에 차려져 있다. 주민들은 경찰이 제지해 천막과 컨테이너를 설치하지 못하고 비닐을 씌워놓았으며, 밀양시는 불법 시설물이라며 행정대집행을 예고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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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시는 시민분향소를 17일 오후 2시까지 자진 철거하도록 요청했다. 밀양시는 "삼문동 253-6번지의 하천부지는 시민들이 체육공원을 이용하는 주요통로로 현재 이용객들에게 큰 불편을 주고, 주변지역 상가의 상행위에도 많은 지장을 주고, 영남루를 방문하는 외부 관광객들에게도 불편을 끼치고 있어 하천부지 일시점용 허가를 불가함을 통보한다"고 밝혔다.

행정대집행 계고서를 통해, 밀양시는 "하천관리에 지장을 주고 있어 이를 방치하면 현저히 공익을 해칠 것으로 인정되므로, 17일 오후 2시까지 철거될 수 있도록 계고한다"며 "기한까지 이행하지 않을 경우 대집행하겠다"고 밝혔다.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는 주민과 유족과 함께 지난 8일부터 영남루 맞은편 밀양교 옆 인도에 고 유한숙 할아버지의 분향소를 설치했다. 유족들은 "밀양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장례를 연기했다.

이날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밀양시청, 한국전력공사 밀양지사, 밀양역, 밀양관아 앞 등 주요 지점에 분향소를 설치하려고 했지만 밀양시와 한전이 시설보호 요청을 하고 경찰이 막으면서 충돌이 벌어졌다.

시민 분향소에는 유족과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철야로 지키고 있다. 밀양경찰서와 밀양시는 이곳에 천막과 컨테이너 설치를 못하게 해 주민들은 비닐을 씌워 놓고 있다.

유족들은 "지난해 1월 밀양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며 분신자살했던 주민은 밀양시청 앞에 컨테이너 분향소를 설치했는데, 이번에는 왜 못하게 하느냐. 형평성이 맞지 않다"고 밝혔다.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는 "밀양시청 앞 등 주요 지점에 분향소를 설치하지 못하도록 해 갈 곳이 없어 이곳에 둔 것"이라고 밝혔다.

돼지를 키우던 유한숙 할아버지는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 농성에 참여했다가 지난 2일 밤 밀양 상동면 고정리 집에서 농약을 마시고 음독 자살을 시도한 뒤 병원 치료중 "송전탑 때문에 농약을 마셨다"고 밝혔으며, 6일 새벽 숨을 거두었다.

한편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 이계삼(41) 사무국장은 17일 오후 서울 장충동 스테이지팩토리홀에서 열리는 환경보건시민센터의 '제3회 환경피해시민대회'에서 환경시민상을 받는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서울대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연구실은 환경피해 사건의 피해자들이 올해 벌인 활동에 대해 사회적 관심과 지원을 호소하기 위해 환경피해시민대회를 여는데, 수상자한테는 환경단체들이 모금한 상금을 전달한다.


태그:#밀양 송전탑, #밀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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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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