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수정: 23일 오후 7시 6분]경찰이 지난 22일 민주노총 침탈 규탄 집회와 거리행진에 참가한 정의당 울산시당 한 당원을 경찰차를 파손한 현행범으로 연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의 민주노총 침탈에 항의하며 울산에서도 노동계와 야당이 긴급 집회를 가진 후 거리 행진을 하던 중 경찰차 사이드 미러를 각목으로 파손했다는 혐의다. 하지만 해당 당원은 이 시간 '박근혜 OUT'이라 적힌 현수막을 같은 당원 한 명과 들고 걸어가던 중이었던 것으로 나타나 엉뚱한 사람을 현행범으로 연행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의당 당원은 저녁 6시 45분 쯤 경찰에 연행된 뒤 23일, 오전 11시까지 경찰에 구금돼 있다. 이 때문에 정의당이 강하게 항의하고 나섰다.
정의당 울산시당 "그 시간 현수막 들고 있었다" vs. 경찰 "알 수 없는 일"울산의 정의당을 포함한 민주당, 통합진보당, 노동당 등 야 4당과 민주노총, 시민사회는 지난 21일 오후 3시부터 철도 민영화를 반대하고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와 시가지 거리행진을 벌인 후 서울에서 경찰이 민주노총 사무실을 침탈하자 긴급 집회와 거리행진을 다시 벌였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서울에서 민주노총 본부 침탈이 있은 후인 오후 노동계와 야당, 시민사회에 긴급 공지를 한 후 오후 5시부터 남구 삼산동 롯데호텔 앞에서 '박근혜 정권 민주노총 폭력침탈 규탄집회'를 열은 후 울산시청 앞까지 4km 가량 거리행진을 벌였다.
하지만 한 형사가 "정의당 울산시당 김아무개 당원이 경찰차 사이드 미러를 각목으로 파손시키는 걸 보았다"며 거리행진을 마친 후 저녁 6시 45분경 시청 앞 울산상공회의소 근처 식당에서 당원들과 저녁을 먹으려던 김아무개 당원을 현행범으로 연행했다.
이에 곧바로 김진영 울산정의당 창당준비위원장, 조승수 전 국회의원이 당원들과 함께 남부경찰서를 방문해 이의를 제기했으나 끝내 풀려나지 못하고 5시간 조사 후 다시 중부경찰서로 이송됐다.
하지만 각목으로 차량 백미러를 파손한 사람은 김아무개 당원이 아니라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정의당 울산시당 권병규 사무처장은 "행진할 때 해당 차량이 누군가에 의해 이미 파손돼 있는 것을 봤다"며 "하지만 그때 김 당원은 차량에 이르기 전의 지점에서 현수막을 들고 행진 중이었다"고 말했다.
정의당 울산시당은 성명을 내고 "믿을 만한 정황 설명도 없이 형사 한 명의 지목에 의해 행범으로 체포한 사실에 대해 김진영 울산시당위원장과 조승수 전 국회의원 등이 항의했지만 경찰은 풀어주지 않았다"며 "(어제 민주노총 침탈 사태에서 보듯) 경찰의 무능력을 죄 없는 시민을 대상으로 분풀이 하는 것인가"며 성토했다.
정의당 울산시당은 향후 변호인 접견과 기자회견 등 공식적으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에 대해 경찰측은 "(김아무개 당원이 아니라는 증언이 있다고 하지만) 파손 행위 여부는 알 수 없는 것"이라며 "연행을 할 때는 증거가 있었던 것 아니겠나"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