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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볼고그라드 철도 역사에서 발생한 테러를 보도하는 영국 BBC뉴스 갈무리.
 러시아 볼고그라드 철도 역사에서 발생한 테러를 보도하는 영국 BBC뉴스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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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있는 러시아가 '테러 공포'에 떨고 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각) 러시아 남부 도시 볼고그라드의 철도 역사에서 자폭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 사고가 발생해 최소 16명이 사망하고 34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날 낮 12시 45분경 볼고그라드 철도역 1층 출입구 근처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용의자가 폭발물 탐지를 위해 역사에 설치된 금속 탐지기로 접근하던 중 폭발이 일어나면서 불길이 치솟았다.

역사에 있던 승객과 금속 탐지기를 관리하던 경찰관 1명을 비롯해 최소 16명이 폭발로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부상자 일부의 상태가 위독해 사망자가 늘어날 우려도 있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블라디미르 마르킨 대변인은 "폭발물의 위력이 TNT 10kg의 폭발력과 맞먹을 정도로 강력했다"며 "금속 탐지기가 없었다면 인명 피해가 훨씬 컸을 것"이라고 밝혔다.

'검은 과부' 소행 추정... 올림픽 앞두고 '보안 비상'

이날 폭발 사고를 테러로 규정하고 수사에 착수한 연방수사위원회는 자폭 테러범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시신 잔해를 발견해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 내무부는 전국의 모든 역사와 공항의 경계 강화를 지시했다.

러시아 수사 당국은 이번 테러가 '검은 과부(black widow)'의 소행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 연방 정부가 반군을 소탕하는 과정에서 남편이나 가족을 잃고 복수를 위해 자폭 테러를 감행하는 이슬람 여성을 뜻한다.

볼고그라드에서는 지난 10월에도 승객이 타고 있던 버스 안에서 이슬람 테러 조직 드리트리 소콜로프의 내연녀로 알려진 나이다 아시얄로바가 몸에 두르고 있던 폭탄을 터뜨려 7명이 사망하고 40여 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11월에는 볼고그라드 인근의 러시아 남부 도시 스타프로폴에서 역시 폭탄을 두르고 있던 여성이 경찰 검문에서 체포되는 등 최근 10년간 러시아에서 여성의 테러 공격이 무려 20차례 이상 벌어졌다.

체첸, 다게스탄 등의 이슬람 반군은 러시아 연방 정부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요구하며 끊임없는 테러 공격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내년 2월 개막하는 소치 동계올림픽을 방해하기 위해 테러를 공언한 바 있다.

특히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흑해 연안 도시 소치는 이슬람 반군의 테러가 자주 발생하는 캅카스 지역과 멀지 않은 거리에 있어 올림픽 개막까지 불과 6주밖에 남지 않은 러시아를 더욱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성명을 통해 "야만적인 테러는 어떠한 이유라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나토와 러시아는 대중교통을 겨낭한 테러를 막기 위해 함께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소치 동계올림픽#자살 테러#검은 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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