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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운찬 전 국무총리.
 정운찬 전 국무총리.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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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박근혜 정부를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박 대통령에게는 "깊은 장막 속에서 잘 보지 않고, 듣고 싶은 말만 듣고 판단하는 거 같다"고 날을 세웠고, 박근혜 정부 경제팀에 대해서는 "무기력하다"고 꼬집었다.

정 전 총리는 9일 오전 PBC 라디오에 출연해 박근혜 대통령이 밝힌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대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생각나서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금 박근혜 정부 경제팀이 대단히 무기력하다는 지적에 동의한다"며 "현 정권의 현실 인식과 접근방법에 커다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동북아 역사 정세가 커다란 변화를 이루고 있고 미국 등 주변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심상치 않은데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생각해보면 한심하다"며 "국민들 눈에는 대통령을 옹호하는 일부 친박 세력과 그들의 말을 듣고 움직이는 일부 관료밖에 보이지 않았다, 대통령은 측근들이 전하는 말만 듣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 전 총리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아웃사이더 소수자의 한에 집착해서 편향했다면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선친 박 대통령의 한에 대한 집착에 사로잡혀 있지 않나 싶다"며 "60~70년대에는 계획을 세워서 하면 모든 국민들이 협조해서 잘 됐지만 지금은 크고 복잡한 사회가 돼서 위에서 알아서 할테니 따라오라는 것은 어렵다"고 짚었다. '나를 따르라'는 식의 통치는 이제 먹히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민영화 만병통치약 아냐, 고정관념에서 탈피해야"

그는 박 대통령이 제시한 경제 혁신 3대 전략 가운데 공공부문 개혁을 두고는 "고정관념으로부터 탈피해야 한다, 민영화를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하지만 반드시 그렇진 않다"며 "철도에 경쟁체제를 도입한다고 해서 자회사를 설립했지만, 규모의 경제(생산규모를 늘리면 단위생산비가 줄어든다는 뜻)에서 철도의 경우 4500km 선로가 규모의 경제가 있다고 하는데 지금 우리나라는 3600km밖에 안 된다, 이걸 둘로 나눈다든지 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른바 474비전 (3년 내 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에 대해서도 "(목표를 이루려면) 2년에 6%씩 성장해야 하는데 한국은 잠재성장률은 4%내외"라며 "좋은 목표를 세우는 게 나쁘진 않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거"라며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정 전 총리는 "정부는 창조경제 슬로건만 외치고 동반성장 측면에서는 일 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했다"며 "단기의 동반성장 문제를 해결하면서 장기적인 창조경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더불어 "경제 활성화 때문에 경제민주화, 동반성장이 밀린 것 같은데 (이렇게 가면 한국 경제가) 굉장히 힘들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자신이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언급되는 데 대해 "서울시장 후보 얘기는 거리가 있는 얘기 같다"면서도 "원래 성격이 계획을 세우기보다 주어진 여건에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성격"이라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정운찬#박근혜#3개년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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