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해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 및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광재 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지난 해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 및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광재 철도시설공단 이사장. ⓒ 장재완
이번달 초 사의를 표명했던 한국철도시설공단 김광재 이사장이 면직됐다. 김 이사장은 직원들의 반대로 퇴임식 없이 공단을 떠났다.

안전행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에 따라 28일자로 김 이사장에게 면직을 통보했다. MB 정권 시절이던 2011년 8월에 취임한 김 이사장은 임기가 7개월 정도 남아 있었다.

김 이사장이 면직 처분된 데는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벌인 '2012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평가에서 시설공단이 B등급을 맞은 반면 김 이사장은 기관장 평가에서 C등급을 받았다.

인사전횡 논란도 면직처분을 부른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지난해 6월 감사원은 김 이사장의 잦은 직권면직과 직원 징계를 두고 '이사장은 감사가 징계를 요구할 경우 그 사유를 명시하도록 하는 등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며 주의를 요구했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감사원이 신이냐'며 반발하고 이후에도 직원 부당해임 의혹을 사는 등 직원들과 갈등을 빚었다.

최근에는 법원이 한국철도시설공단이 해임한 A씨에 대해 판결 확정 때까지 해임처분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매월 한국철도협회로부터 받은 업무추진비와 처남이 시설공단 턴키 심의위원으로 선정된 것도 면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김 이사장은 임기동안 노조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전 직원들에게 보낸 '경영혁신레터'를 통해 '대체 노조는 누구를 위한 노조인가요, 노조집행부가 잘못된 행동으로 공단을 위태롭게 하는데...'라고 언급해 노조활동을 근거 없이 비난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2012년에는 "노조전임자는 열심히 일하는 개미 옆에서 계속 놀기만 하다 얼어 죽는 배짱이"라고 비하해 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노동행위 판결을 받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직원들의 불신으로 이날 퇴임식조차 갖지 못했다. 시설공단 측은 안전행정부로부터 면직 발령이 전달되자 퇴임식을 마련하려했지만 노조 측 반대에 직면했다. 결국 김 이사장은 이날 회사에 나오지 않았다.

공단 관계자는 "퇴임식을 하려고 했지만 27일 오후 늦게 오늘 자로 면직공문이 내려왔다"며 "이사장께서 어제 자로 업무를 마감하고 오늘은 나오지 않았다"고 28일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 측이 이사장 퇴임식을 개최하려고 해 반대했다"고 말했다. 이어 "재임기간동안 직원 징계를 남발하고 비민주적인 조직문화를 양산하는 등 공단발전을 저해했다"며 "아무리 생각해도 퇴임식을 할 만한 명예로운 행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지난 2일에는 노조 측의 저지로 새해 시무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철도시설의 건설 및 관리업무를 주로 하고 있는 시설공단에서 2004년 출범이후 퇴임식 없이 공단을 떠난 경우는 김 이사장(4대)이 유일하다.


#철도시설공단#김광재#면직#퇴임식#철도시설공단 노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