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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고 밝은 보름달을 보며 한해 소원을 빌어야지."

하룻밤, 이틀밤…눈썹 모양이었던 달은 하루하루 점차 차오른다. 오는 14일이 바로 '정월 대보름'이다. 정월은 한 해를 처음 시작하는 달로 일 년 운세를 점치는 달이다. '대보름'의 달빛은 어둠, 질병 등을 밀어내는 밝음의 상징이기도 하다. 정월 대보름날은 달을 보며 소원을 빌고 오곡밥을 먹었다. '부럼깨기'도 유명한데 정월 대보름날 이른 아침에 한 해 동안의 각종 부스럼을 예방하고 이(齒)를 튼튼하게 하려는 뜻으로 날밤·호두·은행·잣 등 견과류를 어금니로 깨무는 풍속이 전한다.

설이나 추석이 가족과 함께 보내는 명절인데 비해 정월대보름은 마을의 명절로 통한다. 그래서 예부터 동네 사람들이 한데 모여 줄다리기, 고싸움, 쥐불놀이 등을 즐겼다. 특히 마을의 수호신에게 온 마을 사람들을 질병이나 재앙으로부터 지켜내고자 기원하기도 했다.

 삼척정월대보름제 프로그램 중 하나인 ‘전국 기줄다리기 대회’는 2007년 처음 시작된 가운데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할 수 있다.
삼척정월대보름제 프로그램 중 하나인 ‘전국 기줄다리기 대회’는 2007년 처음 시작된 가운데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할 수 있다. ⓒ 삼척정월대보름제위원회

이런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정월대보름과 관련된 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 중 삼척에서 열리는 축제가 뜨겁기로 유명하다. 삼척정월대보름제는 정월대보름에 실시했던 삼척 특유의 기줄다리기를 주축으로 천신, 지신, 해신에게 풍년, 풍어를 기원하는 제례행사와 전통 민속놀이를 포함한 축제로 지난 1973년 음력 정월보름에 처음으로 막을 올렸다.

1976년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2호로 지정된 삼척 기줄다리기는 전국 유일의 민속이다. 1978년(6회)에 접어들면서 전국민이 참여하는 최대의 정월대보름축제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03년부터 2006년까지 태풍 루사, 매미 등으로 축제가 잠시 중단된 이후 정월대보름제, 죽서문화제 등으로 부르다가 2007년부터 명칭을 '삼척정월대보름제'로 바꿔 삼척정월대보름제위원회 주최, 삼척문화원 주관으로 매년 열리고 있다. 2007년 처음 진행된 전국 기줄다리기 대회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할 수 있어 그 열기 또한 해를 거듭할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살대세우기
살대세우기 ⓒ 삼척정월대보름제위원회

올해도 '삼척정월대보름제'가 오는 14일(금·음력 1월 15일)부터 16일(일)까지 강원도 삼척시 삼척엑스포광장 일대에서 열린다. 정월대보름을 맞아 기줄다리기를 비롯한 다양한 제례행사, 민속행사 등이 열린다.

특히 전국 기줄다리기대회는 올해로 7회째를 맞는데 관내팀은 행사 첫날인 14일(금) 오후, 외지팀은 둘째 날인 15일(토) 오후 각각 예선 경기를 갖는다. 결선은 행사 마지막 날인 16일(일) 오후 1시 30분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달집태우기
달집태우기 ⓒ 삼척정월대보름제위원회

축제 기간 동안 별신굿판, 신주빚기, 부럼깨기, 귀밝이술 마시기, 오곡밥 먹기, 달집태우기, 망월놀이, 살대세우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와 함께 전국남근조각경영대회, 다듬이질경연대회를 비롯한 각종 체험 행사가 펼쳐진다.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에 따르면 축제 기간 최저기온은 -2℃ 정도, 최고기온은 2~5℃의 분포가 예상돼 큰 추위는 없을 전망이다. 행사 첫날인 14일에는 흐리고 눈이 오겠으나 15일에는 차차 갤 것으로 보인다. 행사 마지막 낳인 16일에는 대체로 구름 많은 날씨가 예상된다.

 축제기간 예상날씨 <자료=케이웨더>
축제기간 예상날씨 <자료=케이웨더> ⓒ 정연화기자

'줄쌈'이라고도 불리는 '기줄'로 힘겨루기

대회가 절정에 달할 무렵 '기줄'이 등장한다. 기둥이 되는 큰 줄에 작은 줄이 매달려 마치 게의 발처럼 보인다. '줄쌈'이라고도 부르는 기줄이 자리를 잡고 나면 두 편으로 나뉘어 북, 꽹과리 등을 두드리며 기줄다리기를 시작한다.

어린이들은 하는 기줄다리기는 속닥기줄다리기, 청소년들은 중기줄다리기, 어른들은 큰기줄다리기라고 각각 부른다. 규모도 점점 커졌다. 해안의 부내면과 산간의 말곡면으로 각각 편을 나눴다. 옛날에는 진 편이 삼척읍성이나 제방을 수리하는 등 노역을 해야 했기 때문에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 이러한 '패널티' 덕분인지 삼척기줄다리기는 격렬하기로 유명하다.

삼척정월대보름제는 음력 정월대보름에 기줄다리기를 비롯해 우리 고유의 세시풍속을 중심으로 재앙을 막고 풍년을 기원하는 민간신앙의 의미를 되새기며 단결과 협동을 도모하는 지역축제가 됐다.

 망월놀이
망월놀이 ⓒ 삼척정월대보름제위원회

한편 축제장 인근에 있는 대금굴, 환선굴 등 신비로운 자연경관과 죽서루, 척주동해비 등의 문화유산 등 강원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둘러 볼 수도 있다. 여기에 동해안 대게, 곰치국 등 삼척 지역의 특산품을 맛본다면 이번 축제 즐기기에 화룡점정을 찍게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정연화(lotusflower@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기상기사 자격증과 기상예보사 면허증을 취득하는 등 기상학을 전공한 기상전문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삼척정월대보름제#정월대보름#기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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