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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BC <마녀사냥>을 진행하는 신동엽·성시경·허지웅·샘 해밍턴
 JTBC <마녀사냥>을 진행하는 신동엽·성시경·허지웅·샘 해밍턴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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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여름 첫 방영을 시작한 jTBC <마녀사냥>은 벌써 서른 번째 밤을 앞두고 있다. MBC <무한도전>이 25회를 맞았을 때 그 때까지 정규편성에 남아있었음을 자축하는 25회 축하 특집 방송을 했던 과거에 비춰보면 종편 채널의 이 프로는 정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허지웅씨가 직접 말했듯이 엠씨들조차 서른 밤을 채울지 몰랐던 마녀사냥의 인기는 과연 무엇일까? 그 이유를 '19금 속의 건전함'과 '시청자'에서 찾아보려고 한다.

'그린라이트' 2013년 신조어로... 노련한 수위 조절 빛났다

<마녀사냥>은 기본적으로 '남자들의 여자 이야기'라는 부제 아래서, 연애를 시작하는, 그리고 연애를 진행 중인 남녀의 사연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파헤치는 토크버라이어티이다. <마녀사냥>은 8월 2일 방송 시작 당시에는 '15세 이상 시청가'였지만 10월 18일 12회 방송분부터 '19세 이상 시청가'로 조정 되었으며 방송은 크게 2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의 '너의 곡소리가 들려' 코너에서는 허지웅, 성시경, 신동엽, 샘 해밍턴 4명의 MC가 시청자들이 보내준 남녀 관계에서 비롯한 억울한 사연을, '그린라이트를 켜줘'에서는 상대방의 아리송한 호감표현에 대한 사연을 놓고 네 명의 엠씨들의 생각을 정리하고 시청자들과의 이원생중계를 통해서 시청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2부 '그린라이트를 꺼줘'에서는 곽정은, 한혜진, 홍석천 3명의 패널이 게스트 한 명과 함께 시청자 사연을 들으며 연애를 계속해야 할지 멈춰야 할지에 대한 토크를 나눈다.

수많은 프로들 사이에서 <마녀사냥>은 종편채널에다가 19금 미만 시청불가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독보적인 길을 걷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마녀사냥>의 최고 시청률은 3%를 웃도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고, 김난도 교수가 발표한 '트렌드코리아 2014'에서도 '그린라이트'를 2013년의 신조어로 평가했을 정도이니, 시청자들의 관심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녀사냥>의 특징은 여타 예능프로들과 달리 시청자들의 사연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이다. 네 명의 엠씨의 재치 넘치는 입담도 인기에 한 몫을 하지만, 프로그램 속 모든 코너들이 시청자들이 보내준 사연을 바탕으로 하니 시청자들의 활발한 참여가 프로그램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고 말해도 과장이 아니다.

토크의 주제는 풋풋한 연애의 시작에서부터 잠자리까지, 친한 친구 사이에도 쉽게 터놓을 수 없는 주제로 이루어져있지만, 시청자들의 성원은 뜨겁다. <마녀사냥> 홈페이지의 '너의 곡소리가 들려' 사연신청란에는 하루에도 80여 개가 넘는 사연이 들어온다.

뿐만 아니라, 길거리에서 이원생중계를 할 때는 참가자들이 자신의 얼굴과 실명이 다 공개되는 것을 아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이 갖고 있는 연애 고민들을 큰 거리낌 없이 공개한다. 이렇게 시청자들의 열렬한 호응이 있는 이유는 19금 이상 시청가임에도 불구하고 <마녀사냥>이라는 프로그램이 가진 건전성 때문이다.

<마녀사냥>의 MC 들과 제작진이 강조하는 부분도 바로 이 점이다. '부모와 자식이 함께 시청하는 19금 예능.' MC 허지웅은 방송에서 직접 "마녀사냥은 20대 시청률과 50대 시청률이 함께 오르는 예능"이라고 말했으며, <마녀사냥> 방송 2부에서 모녀 혹은 부녀 방청객이 출연하면, 패널들이 어김없이 소개를 하며 어떤 이유로 방청을 오실 생각을 하셨냐고 물어본다.

그럴 때 마다 부모들은 성인인 자식들과 함께 <마녀사냥>을 보며 연애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고 말 한다. 즉, <마녀사냥>을 보며 부모와 자녀 모두 부끄러워하지 않는 다는 말이다. '애들은 자라'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던 과거와는 아주 다른 양상이다.

이런 변화는 사회가 좀 더 개방적으로 바뀐 까닭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마녀사냥>이 노련하게 수위를 잘 맞춘 공로가 좀 더 크다. <마녀사냥> 방영분은 섹시하지만 노골적이지 않으며 과감하지만 지나치지 않다. 이것이 여타 19금 방송들과의 차별화점이다.

이런 건전함은 마녀사냥 제작진과 패널들의 적절한 수위조절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그 결과 시청자들은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고, 그들의 열렬한 참여는 프로그램의 엄청난 인기로 귀결된다.

더 이상 공중파에서 <마녀사냥>을 볼 수 없는 날은, 매일 백여 개가 넘는 사연이 올라오던 마녀사냥 홈페이지에 시청자들의 인적이 드물어질 때 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마녀사냥>이 치명적인 섹시함 속에 건전함을 갖추고 있다면, <마녀사냥>의 고공비행은 쉽게 멈추지 않을 것이라 본다.



#마녀사냥#시청자#건전함#섹시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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