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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지방선거의 울산광역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첫 진보교육감 탄생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울산은 전국 최고 부자도시이지만 무상급식 비율이 전국 평균의 절반인 전국 최하위 수준일 정도로 비이상적인 교육정책이 자리잡고 있다. 또한 교육청이 주도하는 성적지상주의 풍토에다 업무과다를 호소하는 교원들의 질타도 높아 학부모는 물론 교육계에서도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이번 울산교육감 선거가 보수 후보 3명과 진보후보 1명이 출마하는 3대 1구도로 점점 굳어져가면서 교육정책의 변화를 바라는 많은 시민과 교육계의 기대를 부풀게 하고 있다.

울산의 첫 진보교육감 탄생 기대, 그 배경은?

 3월 20일 울산교육감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정찬모 울산시의회 교육위원장. 진보후보 단일화가 확실시되고 보수후보 3명이 출마한다는 점에서 울산의 첫 진보교육장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3월 20일 울산교육감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정찬모 울산시의회 교육위원장. 진보후보 단일화가 확실시되고 보수후보 3명이 출마한다는 점에서 울산의 첫 진보교육장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 울산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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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일을 불과 75일 가량 남겨 둔 현재 울산지역에서 첫 진보교육감 탄생의 기대감이 나오는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 그 첫 요인은 이번 선거의 구도다.

재선을 노리는 현직 교육감에다 전직 교육감, 교육의원 등 3명의 보수 교육감 후보와 교사, 교육위원, 교육행정 등 경험을 두루 경험한 진보성향 후보 1명의 대결구도가 점점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보수진영에서는 김복만 교육감이 조만간 공식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또한 학교운영위원들의 선거로 치러지던 울산교육감 선거에서 두 번이나 당선됐지만 두 번 모두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한 김석기 전 교육감이 이달 중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며, 권오영 교육의원은 이미 지난 2월 출마를 선언하고 예비후보로 등록해 활동중이다.

진보진영에선 두 명의 교육위원이 출마 예정이다. 이중 한 명인 정찬모 교육위원장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선언했다. 또 한 명의 진보교육감 후보 출마자로 거론되는 이선철 교육위원은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다.

정찬모 교육위원장과 이선철 교육위원의 진보 후보 단일화가 예상되지만 지역 교육계에선 정찬모 교육위원장이 단일후보로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역의 시민사회는 오래전부터 진보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요구해왔고, 50여 개 진보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울산교육혁신연대가 발족해 진보교육감 탄생을 위한 활동을 진행중이다.

울산에서 교육혁신을 바라는 이유는?

김춘진(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4년도 시도별 초중고 무상급식 학교 현황'에 따르면 무상급식 학교 비율이 2010년 23.7%에서 2014년 72.7 %로 증가했지만 울산은 36.9%로 전국 평균의 절반 수순이며 대구(19.3%)에 이어 두번 째로 저조하다.

하지만 저조한 수치보다 더 우려스러운 건, 울산이 타시도에 비해 예산 사정이 풍부하지만 건설사업이나 축제에 많은 예산이 배정되는 등 지자체장이나 교육감의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특히 울산은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대기업의 정규직 임금이 높아 부자도시로 불리면서 이들 대기업 자녀들은 회사에게 복지차원으로 학교급식비를 지원받지만 무상급식이 시행되면 그 혜택 대상자가 될 서민층과 저소득층 가정은 상대적인 박탈감마저 갖고 있다는 점이다. 관련기사: <부자도시 울산의 '불편한 진실'... 이겁니다>

그나마 울산의 무상급식 비율이 이 정도인 것도 2010년 6.2지방선거와 2011년 4.29 재선거에서 당선된 두 진보구청장이 공약사항으로 추진되면서 다소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또 원전 가까이 있어 지원금이 많은 울주군의 농어촌학교 무상급식 지원에 따른 것이다.

결국 무상급식 예산 편성 및 집행의 주체가 되는 울산시와 울산시교육청은 지자체장의 의지 부족으로 무상급식에 극히 인색한 행정을 펼치면서 전국의 다른 도시와는 물론 지역 내 계층간에도 상대적 박탈감을 초래한 것이다.

여기다 지난 2010년 교육감선거에서 단계적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보수 교육감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도 시민사회가 교육행정 혁신을 바라는 한 요인이다.

정찬모 울산시의회 교육위원장 "무상급식 포함한 교육 혁신 이룰 것"

울산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단일 후보가 유력시 되는 정찬모(61) 울산시의회 교육위원장은 지난 20일 오전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출마기자회견을 갖고 "20여년간 학교 현장 경험과 10여년간 교육위원의 경험을 살려 학부모들이 바라는 교육변화를 위해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현재 학교현장은 교육의 본질에서 벗어난 교육행정과 합리성이 없는 일들이 관행과 교육부의 지침으로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의 동의와는 무관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오로지 학력만을 중시하는 행정과 풍토 등이 우리가 풀어야 할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 문제들은 정부의 정책을 탓하기 전에 지역교육의 수장인 교육감의 교육철학과 개선의지만 있다면 상당 부분 변화될 수 있다"며 "학교를 변화시켜 올바른 교육을 구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24년간 교사로 재직한데다 노옥희 교육위원과 함께 지난 2000년대 초중반 '비리백화점'으로까지 전국언론에 보도된 울산교육 풍토를 개선하는데 앞장선 점을 지역에서는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정 위원장이 지난 2010년 교육의원 선거에서 울산지역 최고 보수지역으로 통하는 울주군에서 보수 후보들을 물리치고 높은 득표율로 당선됐다는 점도 보수교육감 탄생을 기대하게 하는 한 요인이다.

정찬모 교육위원장은 21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울산교육이 변해야 하는 것은 무상급식만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들을 업압하는 강압적 교육풍토와 성적지상주의 풍토"라며 "결국 변화는 교육 수장의 의지가 큰 요인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교육감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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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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