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요시다 아키이사 한국도요타사장이 더뉴씨티200에이치(THE NEW CH200h)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요시다 아키이사 한국도요타사장이 더뉴씨티200에이치(THE NEW CH200h)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종철

26일 낮 서울 강남구 렉서스 전시장 3층 회견장. 수십여 명의 기자들 사이에서 조그마한 탄성이 흘러 나왔다. 이날 렉서스가 내놓은 하이브리드 자동차 더뉴 씨티200에이치(THE NEW CT200h)의 가격이 공개됐을때 였다. 이 차의 표준모델인 수프림(Supreme)의 값은 3980만원이다. 지난 2011년 국내에 처음 선보였을때 보다 오히려 값을 210만 원 내렸다.

물론 지난 모델보다 각종 안전, 편의장치가 대폭 보강됐다. 요시다 아키히사 한국도요타사장은 "이전 모델에 비해 7인치 디스플레이 모니터를 비롯해 차량내 스피커 10개 등 200만원어치가 넘는 옵션이 추가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가격을 200만 원 넘게 내렸다는 것이다, 수프림 모델과 함께 선보인 에프 스포트(F SPORT) 모델의 경우는 가격 인하폭이 무려 410만 원에 달한다.

이병진 한국도요타자동차 이사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제공되는 세제 혜택 등을 감안하면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찻값은 이보다 더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수프림 모델의 경우 3800만원대의 값으로 구입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일본 고급차의 상징으로 불리는 '렉서스' 입장에선 일종의 '가격 파괴'인 셈이다. 무엇 때문일까. 이날 기자들은 렉서스 경영진에게 이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일본 고급차의 상징 '렉서스'... 가격 파괴로 독일차에 맞불

요시다 사장은 "친환경적이고 진보적인 하이브리드차와 렉서스 브랜드를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경험할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가격을 낮췄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기존 40-50대 고객에서 30대 젊은 층으로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몇년 새 세계 주요 고급자동차 회사들의 전략도 비슷하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나 베엠베(BMW) 등이 소형 프리미엄 자동차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젊은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 실제 이번에 공개된 CT200h의 경쟁차종도 벤츠의 에이클래스(A CLASS)나 BMW의 1 시리즈 등이다.

 요시다 아키이사 한국도요타사장.
요시다 아키이사 한국도요타사장. ⓒ 김종철

이병진 이사는 "이번에 내놓은 CT200h의 경우 일본에서 모두 생산해서 국내로 들여온다"면서 "연비도 리터당 18킬로미터를 넘는 등 연료효율이나 안전성, 편의사양, 가격 등 독일 소형차보다 모든 면에서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수입 자동차 시장에서 독일차들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수입차 협회자료를 보면 작년말 벤츠와 BMW, 폴크스바겐 등 독일차의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70%를 넘었다. 지난 2월까지 이들 독일차의 올해 점유율은 74.4%로 더 확대되고있다.

반면에 일본차들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시장점유율이 매년 줄어 작년에 13.7%까지 떨어졌다. 올 2월까지 점유율은 10.6%로 작년말보다 오히려 3.1%포인트 더 떨어졌다. 일본차 입장에선 심각한 위기의식을 가질만 했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들어 국내 시장에서 가장많이 팔린 수입차 10위 안에 일본차는 단 한대도 없다"면서 "독일차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차가 내세울 수 있는 것은 가격뿐"이라고 말했다. 실제 일본 고급브랜드인 인피니티 역시 지난 2월 큐50을 내놓으면서 가격을 대폭 내렸다. 이는 실제 판매 증대로 이어졌다. 1월 80대에 불과했던 판매량이 2월에만 무려 264대를 기록했다. 1월에 비해 무려 230%나 증가한 수치다.

이번 렉서스의 가격파괴 역시 인피니티로부터 영향을 받았을까. 요시다 사장은 "인피니티의 신차 가격이 매우 합리적이었다는 이야기를 알고 있다"면서 "렉서스의 이번 가격은 한국시장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판매목표 등을 묻는 질문에 "CT200h의 경우 매달 50대 이상 판매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안 서울에 렉서스 브랜드 체험관 세울것

그는 또 하이브리드의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비전 2020'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올해 안에 서울에 렉서스 브랜드 체험관을 열고, 오는 2020년까지 누적고객 10만 명을 확보할 것이라는 계획도 내놨다. 렉서스의 현재 누적 고객수는 6만 명 정도다.

이병진 이사는 "렉서스 브랜드 체험관은 현재 일본과 두바이에만 있다"면서 "올 하반기에 소비자들에게 렉서스의 진보된 하이브리드 기술 뿐 아니라 새로운 자동차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렉서스는 브랜드 체험관 오픈에 이어 젊은 고객층을 위한 다양한 자동차도 들여오겠다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전용 해치백 모델인 CT200h을 시작으로 10월 중 렉서스 최초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하이브리드인 엔엑스(NX)를 들여온다.

또 11월께 스포츠 모델 2종(RC F, RC 240 F)을 추가로 들여올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렉서스는 소형 해치백, 중대형 세단, SUV에 이르기까지 모든 라인업에서 총 6개 하이브리드 모델을 갖게 된다. 스포츠 모델도 6개로 늘어난다.

CT200h의 공식 판매는 다음달 2일부터다. 일본 고급차의 상징인 렉서스의 가격파괴 실험은 과연 성공할까. 소비자들의 선택이 자뭇 궁금하다.

 THE NEW CT200h의 내부 모습.
THE NEW CT200h의 내부 모습. ⓒ 김종철



#렉서스#요시다 사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