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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진보당 김진석 시당위원장과 이영순 울산시장 후보가 27일 오후 2시 30분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갖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김진석 시당위원장과 이영순 울산시장 후보가 27일 오후 2시 30분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갖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박석철

새누리당이 울산시장 경선 과정에서 내우외환에 직면하면서 지방선거를 70여일 앞두고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이렇다. 그동안 '설'로만 나돌다 박맹우 울산시장이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혹시 7월 30일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있다면 나서기 위해 오는 3월 31일 사임하고자 한다"고 밝힌 것. 이후 '4명의 새누리당 후보 중 어떻게 현역 의원이 공천 받을 줄 알고 모험을 감내하느냐'는 의혹이 야권은 물론 새누리당 후보 사이에서도 불거졌고, 실제로 지난 25일 현역 의원 두 명만 컷오프를 통과하면서 그동안 제기되어온 중앙당과의 연계설,' 특정후보 지지설이 설득력을 얻게 된 것이다.  

그러자 새누리당 후보들은 물론 야권과 시민사회가 일제히 불공정 경선을 문제 삼고 나선 것이다(관련기사: <새누리당 울산시장 컷오프, 현역의원 두 명만 생존>).

컷오프에서 탈락한 김두겸 전 남구청장은 "중대결단을 내릴 것"이라며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암시했고, 컷오프를 통과한 강길부 후보도 "들러리를 서는 것"이라며 경선 불참 의사를 내비췄다.

여기다 야당과 시민단체는 연일 맹공세를 펴고 있다. 통합진보당 울산시당 선거대책본부는 27일 "컷오프 발상자체가 새누리당이 주장해 온 상향식 공천'과는 거리가 멀고 해당후보는 물론이고 울산시민들조차 상식선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라며 "제기된 수많은 의혹들을 투명하게 밝히고, 시민들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이들은 "6·4지방선거를 흔들고 시민들과 약속을 버린 채 자리 바꾸기에만 여념 없는 박맹우 시장은 보궐선거에 앞서 정계은퇴를 선언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또한 울산시민연대는 "이번 일은 정치를 경멸하고 조롱함으로써 시민들이 정치에 기대를 걸지 못하게 하고, 반정치주의 심화를 통해 권력을 유지하려는 것"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울산시장 컷오프 이후 내홍 점점 커져 

새누리당의 울산시장 컷오프 결과가 발표된 후 당내 후보들이 분열 양상을 보이면서 휴유증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김두겸 전 남구청장은 27일 오후 1시 20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에 한발자욱 더 다가갔다. 그는 "중앙선관위로부터 컷오프 탈락자라도 무소속 출마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하며 '여론조사 경선도 무소속 출마 불가'라는 일부 언론보도를 일축하고 무소속 출마를 강하게 내비췄다. 

또한 일부 기자들이 "탈당 후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출마할 생각은 없나"라는 질문에 "위로 차원에서 다양한 말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으로서는 이같은 당내 후보의 무소속 출마, 특히 당원을 많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김 전 청장의 탈당이 자칫 새누리당 지지층의 이탈과 보수 분열을 가져올 수 있어 최악의 시나리오가 된다.

여기다 이번 새누리당 컷오프에 통과한 두 현역 의원 중 한 명인 강길부 의원(울산 울주군)까지 불공정을 지적하고 나섰다. 강 의원은 지난 26일 오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긴급회견을 갖고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공천권을 국민들께 돌려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의 과정을 보면 새누리당 울산시장 경선이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중앙당과 공천관리위원회에 엄중히 요청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상향식 공천이 제대로 실천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그렇지 않으면 이번 경선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저도 경선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며 경선 불참 의사를 내비췄다.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가자 특혜후보 당사자로 지목된 김기현 의원(울산 남구 을)은 26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은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문화 정착을 위해 여론조사 등 종합심사과정을 거쳐 최종 후보를 확정했다"며 "새누리당의 의지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후보는 이번 경선이 중앙당이 개입한 불공정 경선이라 폄하하고, 악의적인 음해성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 야당의 주장과 행태를 똑같이 반복하고 있다"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특히 그는 "도대체 무엇이 불공정한 것인지, 어떻게 해야 공정한 것인지에 대해 밝혀 달라"며 강길부 의원과 김두겸 전 남구청장을 겨냥했다.

이처럼 컷오프 탈락후보는 물론 통과 후보까지 불공정을 거론하며 탈당후 무소속과 경선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새누리당은 곤욕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통합진보당 울산시당 "박맹우 시장 정계은퇴, 김기현 의원 진실 밝혀야"

통합진보당 울산시당은 27일 오후 2시 30분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의 시장 후보와 관련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 박맹우 시장의 정계은퇴를 요구했다.

통합진보당은 "시민들과 약속까지 저버리며 사퇴서를 제출한 박맹우 시장은 중앙당과 사전교감을 나눴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한 사퇴직전 중앙당 고위관계자 면담의 진위여부를 밝히고, 만났다면 그 자리에서 주고받은 내용이 무엇인지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중앙당 연계설이 아니라도 박 시장은 이미 새누리당 울산시장 경선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며 "'7.30 보궐선거를 염두에 둔다'는 이유가 이미 국회의원 후보를 지지한 발언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6.4지방선거를 흔들고, 울산시민들과 약속을 버린 채 자리 바꾸기에만 여념 없는 박맹우 시장은 보궐선거에 앞서 정계은퇴를 선언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통합진보당은 또 의혹의 중심에 선 김기현 후보에 대해서도 "본인 소유건물에서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의혹부터 미등기로 등록세 탈루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며 "온갖 의혹의 중심에 선 김기현 후보도 진실을 낱낱이 밝히라"고 아울러 요구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 2012년 총선에서 시민단체들이 김기현 후보에게 제기한 역세권 투기 의혹을 상기했다.

통합진보당은 "김기현 후보는 1996년 7월부터 1998년 8월까지 울산시 고문변호사를 지내고, 1997년 10월부터 고속철도 울산역 건설 시민연대에서 활동했는데, 울산역 유치 활동을 하던 시절인 1998년 2월에 김 후보자가 역사에서 1.8km 떨어진 구수리 일대에 땅을 사들였다는 의혹"이라며 "김기현 후보는 본인의 부동산과 관련된 수많은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새누리당에게는 "경선후보 컷오프 결과가 시민들을 우롱하고, 이른바 특정후보 내정설 의혹이 일파만파 증폭되고, 탈락하지 않은 후보조차 비판에 동참하고 나섰다"며 "해당후보는 물론이고 울산시민들조차 상식선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를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제기된 수많은 의혹들을 투명하게 밝히고, 특정후보 내정설이 사실이라면 상향식 공천이란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해 울산시민들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시민연대 "시장과 국회의원 자리바꾸기 더욱 가시화"

울산시민연대도 논평을 내고 "결국 두 명 중 누가되던 시장과 국회의원 자리바꾸기는 더욱 가시화된 것"이라며 "유권자에 대한 무시와 정당한 정치명분도 없이 개인들의 권력쟁취 놀음판을 벌여 시민을 욕보이고 울산정치를 전국적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한 "새누리당의 시장-국회의원 간 자리바꾸기가 진행되는 과정은 정치협잡과 정치모리배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한다"며 "명예와 신뢰를 버리고 권력을 탐하는 전직 시장과 각자 3선 국회의원이라는 자리를 시장직으로 갈아타려는 현재의 모습은 유권자에 대한 예의와 정치를 움직이는 힘이라는 명분도 없이 개인의 권력쟁취에만 매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은 '정치를 경멸하고 조롱함으로써 시민들이 정치에 기대를 걸지 못하게 하고, 반정치주의 심화를 통해 권력을 유지하려는 세력이 바로 기득권 정치라는 말을 절감케 한다"며 "이번 시장-국회의원 자리바꾸기는 정치판은 더럽고 추접하다는 정치불신과 정치냉소를 심화시킨다는 점에서 나쁘다"며 맹비난했다.

울산시민연대는 "그간의 민주화 진척에도 우리 정치의 수준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 절망스럽다"며 "하지만 정치가 우리의 삶을 변화시켜 나갈 것이라는 믿음, 시민으로부터 권력이 나오는 민주주의는 결과 못지않게 과정을 통해 성취된다는 점에서 여전히 정치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불신과 냉소를 조장해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려는 그들을 저지하는 힘은 유권자에게서 나올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울산시장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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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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