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굴~개굴~개굴~개굴~개굴~개개굴~모내기가 한창인 요즈음 다락방 들창문을 열면 개구리 울음소리가 별빛처럼 쏟아져 들어온다. 어두운 적막을 뚫고 개구리 울음소리는 왜 그렇게 크게 들리는지… 자동차는 물론 인적조차 찾아 볼 수 없는 38선 이북 땅 적막강산에 개구리 울음소리가 더욱 크게 흘러 들어온다.
개굴~개굴~개굴~개굴~개굴~개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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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구리울음소리 모내기철인 요즈음 밤이오면 개구리들의 울음소리가 별빛소나타 되어 흘러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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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오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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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리도 그리워 개구리는 밤새 우는가? 밤새워 불러도 불러도 임은 오지 않는 것일까? 저러다가 목창이 부러지는 것은 아닐까? 목창이 부러져도 돌아오지 않는 당신, 아름다운 별이 되어 좋은 세상에 다시 태어났을까? 새들도 잠든 이 밤, 개구리들은 어찌하여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밤 새 별빛 소나타를 연주할까?
대문을 열고 개구리들이 울고 있는 진원지를 찾아 나섰다. 어둡다. 그러나 눈을 잠시 감고 있다가 천천히 뜨니 어둠이 희미하게 밝아진다. 우리 집에서 개구리들이 울고 있는 논은 1000걸음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어둠 속 길을 홀로 추적추적 걸어간다. 논이 가까워질수록 은하수처럼 아련하게 들려오던 개구리 울음소리가 샛별처럼 점점 더 크게 들려온다. 논두렁에 도착하니 이제 개구리들의 우렁찬 소리가 귀청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크게 들린다.
짝을 부르는 구애의 소리?개구리들의 울음소리도 제각기 다르다. 청개구리, 비단개구리, 참개구리, 금개구리, 두꺼비, 황소개구리… 개구리 소리는 개구리의 종류, 크기에 따라 음이 다르다. 작게, 크게, 소프라노, 바리톤… 서로의 엇박자에 맞추어 멋진 하모니가 되어 어두운 밤하늘에 울려퍼진다.
모내기철에는 특히 개구리들이 더 극성을 부리며 울어댄다. 개구리들은 밤이 되면 왜 이렇게 극성을 부리며 울어댈까?
일설에 의하면 올챙이 시절을 벗어나 청년기에 도달한 개구리들이 밤에 짝짓기를 위해 구애의 소리를 낸다고 한다. 수컷 개구리들이 암컷을 애타게 부르는 구애의 소리라는 것. 컴컴한 밤에 암컷 개구리는 수컷들의 우는 소리를 듣고 자신의 배필을 선택한다고 한다.
암컷 개구리들은 컴컴한 밤중에 울음소리가 큰 수컷을 선택한다고 한다. 덩치가 큰 수컷일수록 암컷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하는데, 암컷들은 수컷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상대방의 덩치를 가늠한다고 한다. 그래서 수컷들은 기를 쓰고 저렇게 큰 소리로 우는 모양이다.
기분이 좋아서 운다?사실 개구리는 날씨가 좋은 낮에도 운다. 개구리는 올챙이 시절에는 아가미로 호흡을 한다. 그러다가 뭍에 오르면 폐로 호흡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개구리들의 폐 기능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다른 뭍짐승들처럼 폐를 부풀려 공기를 흡입시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목을 부풀리기도 하고, 움츠리기도 하며 폐로 공기를 보낸다. 개구리들이 목을 쉬지 않고 움직이는 이유가 바로 불완전한 호흡 때문이다.
개구리들은 폐로만 충분한 공기를 들이마실 수가 없어 피부로 숨을 쉬며 부족한 산소를 보충을 한다. 개구리 피부가 항상 젖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피부가 젖어 있어야 산소를 받아들이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개구리들은 낮보다는 서늘한 밤에, 맑은 날보다는 비 오는 날에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피부에 습기가 많아 숨을 편하게 쉴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개구리들이 밤과 비 오는 날에 울어대는 것은 숨쉬기가 편해서 너무 기분이 좋아 노래를 부르는 것이라는 것.
모내기철에는 논에 물을 가득 담가두니 개구리들은 기가 막힌 서식처를 만난 셈이다. 처녀 총각이 된 개구리들에게는 짝짓기를 하기 위한 환상적인 데이트 코스를 만난 셈이다. 물 온도도 뜨뜻미지근하고, 유속도 거의 없어 벼 포기 사이에 숨어서 산란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하늘엔 별들이 무수히 반짝이고, 뭍에서는 개구리들은 별빛 소나타를 연주한다. 칠흑 같이 어두운 밤, 구애를 하는 개구리들, 기분이 좋아서 노래를 부르는 개구리들의 소리를 듣다보니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개굴~개굴~개굴~개굴~개굴~개개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