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장미공원에 장미가 만발했다. 오십천 둔치 7만여㎡에 달하는 공간에, 총 218종 13만 그루의 장미나무가 일제히 꽃을 피워, 평소 보기 드문 장관을 보여주고 있다. 이곳에 피는 장미 송이가 무려 1천만 송이다. 말이 1천만 송이지, 그 규모가 머릿속으로는 쉽게 짐작이 가지 않을 정도다. 삼척시에 따르면, 한 공간에 피는 장미송이 수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장미꽃 종류가 무척이나 다양하다. 평소 보지 못했던 품종들이 대부분이다. 아베마리아, 핑크퍼퓸 등 처음 보는 이름들이 부지기수다. 꽃 이름은 낯설지만 그 아름다움은 결코 낯설지 않다. 형형색색의 장미들이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밤에 보는 야경도 환상적이다. 장미꽃이 조명 빛과 어우러져, 한낮에 보는 것과는 다른 독특한 풍경을 보여준다.
장미공원에는 장미꽃밭 말고도 바닥분수, 이벤트가든, 인라인스케이트장, 맨발공원, 산책로, 자전거도로 등의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다. 시민들에게 안락한 휴식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여러 모로 공을 들인 걸 알 수 있다. 장미공원은 또 삼척시를 대표하는 산책로인 '오랍드리 산소길'로도 연결돼 있다. 꽃과 길, 산책에 필요한 조건은 다 갖춘 셈이다.
장미공원을 한 바퀴 돌아보는 데 발이 다 아플 정도다. 공원 한쪽에서 유모차를 비롯해, 인라인스케이트와 자전거를 대여해 준다. 걷기가 불편할 땐, 인라인스케이트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공원 둔치에는 그늘이 많지 않다. 따가운 태양 빛을 피하려면 둑 위로 올라가는 것이 좋다. 둑 위에 서 있는 나무들 아래로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1천만 송이 장미가 한꺼번에 피는 광경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 동해안을 따라서 삼척을 여행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꼭 다녀갈 만한 여행지라는 생각이다. 삼척장미공원은 지난해 6월에 개장했다. 아직은 널리 알려지지 않은 까닭은 찾아오는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런데도 알음알음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고 있다.
삼척장미공원은 삼척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삼척고속버스터미널과 시외버스종합터미널에서 찾아갈 경우, 거리는 더 가깝다. 불과 5분 거리에 떨어져 있다. 주변에 또 다른 관광지로 '엑스포타운'과 '죽서루' 등이 있다. 5월에 찾아간 장미공원에서는 유독 노란색 장미들이 더 자주 눈에 들어온다. 마음 한 구석, 처연한 느낌을 떨쳐 버릴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