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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위에서 작업하는 선관위 직원들 여수 문수동 투표지 바구니 앞에서 작업하는 두 선관위 직원
▲ 단상 위에서 작업하는 선관위 직원들 여수 문수동 투표지 바구니 앞에서 작업하는 두 선관위 직원
ⓒ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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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두 직원의 작업을 지켜보는 위원장 두 선관위 직원의 작업을 지켜조는 여수시선관위 위원장. 왼쪽 탁자에 앉은 이는 선관위 사무국장.
▲ 선관위 두 직원의 작업을 지켜보는 위원장 두 선관위 직원의 작업을 지켜조는 여수시선관위 위원장. 왼쪽 탁자에 앉은 이는 선관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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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선거관리위원회(이하 여수선관위)가 6. 4 지방선거 개표 과정에서 개표관리매뉴얼에 없는 '개표 절차'를 진행했다가 참관인의 이의제기로 중단하는 일이 발생했다.

개표가 한창이던 5일 새벽 3시께, 여수시선관위 직원 두 명이 흥국체육관 단상에 마련된 위원장과 사무국장석 뒤쪽에서 무언가 열심히 작업하는 장면이 한 관람인에게 포착됐다. 이 관람인의 제보를 받고 참관인인 내가 단상에 올라 직접 확인하려 하자 선관위 위원장이 "올라오지 말라"고 제지하였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개표참관인이 "개표상황을 언제든지 순회․감시 또는 촬영할 수 있다"(공직선거법 181조 8항)고 규정한다.

참관인의 참관활동을 막는 위원장의 제지 발언을 듣자 선관위 직원들이 단상 뒤에서 무엇을 하는지 더욱 궁금해져 올라가봤다. 두 명의 선관위 직원이 투표지 바구니를 놓고 앉아 투표지를 한 장씩 넘기며 검열하고 있었다. 무슨 작업인지 묻자 해당 선관위 직원 중 한명이  "투표관리관의 도장이 없는 게 있어 그것을 찾고 있다"고 하였다. 이에 나는 개표의 정확성을 위한 작업이라 여겨 이의제기 없이 물러났다.

그런데 선관위 직원들의 이런 작업이 30여분 이상 계속되었다. 선관위 위원장도 이 작업에 관여하고 있어 아무래도 뭔가 이상해 보였다. 두 번째 확인하러 단상에 올라갈 때는 선관위 사무국장이 "여기는 지휘부다. 올라오면 안 된다"며 제지하였다. 나는 물러서지 않고 "무슨 소리냐. 참관인은 참관할 수 있다"며 확인하고자 하였으나 사무국장은 허락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중앙선관위 선거1과 김종국 사무관에게 연락해 상황을 설명하였다. 선관위가 공직선거법과 개표관리매뉴얼에도 없는 이 같은 개표절차를 진행해도 되는지도 문의했다. 

김 사무관은 "참관인의 이의제기는 정당하다"며 사무국장에게 "왜 그 같은 작업을 하는지 상황 설명을 요구하라"고 말했다. 그제야 사무국장은 "교부수보다 투표수가 더 나오는 +1 현상이 있어 원인 규명을 하려는 작업"이라 해명하였다. 하지만 나는 "(작업하는) 이 직원들의 앞서 설명과 다르다. 아까는 투표관리관 도장을 찾는다고 하였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에 해당 직원은 "그게 그거"라며 "관리관 도장 없이 투표수가 늘어난 원인을 찾는 거 맞다"고 하였다.

나는 "아무튼 개표관리매뉴얼에도 없는 이런 개표절차를 진행하는 건 문제가 있다. 참관인으로서 이의제기한다. 당장 중단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사무국장은 이를 받아들여 선관위 직원들이 단상 뒤쪽에 앉아서하던 작업을 중단하였다. 투표지가 교부수와 투표수에서 차이가 나서 그 원인을 찾는 작업을 해야 한다면 '심사집계부'로 넘기면 된다.

심사집계부는 투표지분류기가 1차 분류한 유무효 및 후보자별로 구분된 투표지를 아홉 명이서 반복 확인하는 절차다. 이어지는 검열위원 열한 명의 투표지 검열도 비슷한 작업에 속한다. 투표지의 +1 현상의 원인을 밝혀내려면 이 같은 절차에 맡겨야 하는 게 정상이다. 투표지에 참관인들의 접근을 차단하면서 굳이 선관위 직원들이 단상 뒤에 앉아 작업해야할 이유가 없다.

선관위가 해명대로 "개표의 정확성을 기하고자" 이런 작업을 했다 하더라도, 개표절차에 없는 일을 하다가 오해의 소지를 남긴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여수시선관위#투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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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솔샘교회(solsam.zio.to) 목사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 함께 꿈꾸며 이루어 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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